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4182222015

용산 미군기지서 벤젠 기준치 162배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입력 : 2017.04.18 22:22:01 수정 : 2017.04.18 22:23:04

ㆍ대법 판결로 환경부 ‘1차 관측정 조사 결과’ 뒤늦게 공개
ㆍ4곳은 기준치 20배 넘어…“미군에 정화책임부터 물어야”

용산 미군기지 내 지하수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기준치를 162배 초과해 검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환경부는 그동안 2015년 5월 진행한 용산기지 내 지하수 1차 조사 결과에 대해 ‘비공개’ 입장을 고수해 오다가 대법원 판결로 뒤늦게 자료를 공개했다. 

환경부가 18일 공개한 ‘녹사평역 인근 용산기지 내부 1차 지하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4개 관측정(땅을 파 지하수를 채취한 지점) 가운데 한 곳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허용기준치(0.015㎎/ℓ)의 162배를 초과해 검출됐다. 벤젠이 기준치보다 20배 이상 검출된 관측정은 모두 4곳이었다.

지난해 녹색연합·민변·주민모임은 한·미 합의로 진행된 지하수 조사 1차 결과 공개를 청구했지만 환경부는 “최종 조사 결과 보고서가 마련되지 않았다”며 거부했다.

이어진 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은 “용산기지 토지오염 같은 사안이 공론의 장에서 논의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시민단체의 손을 들어줬다. 고등법원에서도 패소한 환경부는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지난 13일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판결 이후 환경부는 지난 17일 결국 시민단체에 1차 조사 결과를 제공했다. 그러나 늑장으로 제공한 자료조차 기본 단위, 위치정보 등이 빠져 부실한 데다 일부 조사 결과를 누락해 원본을 헐겁게 가공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녹색연합·민변·주민모임은 이날 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수 시료 분석 결과표에 기본 단위조차 빠져 있는 등 허술하기 짝이 없는 자료를 공개해 판결 취지를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재판 과정에서 환경부가 기지 내 18곳 관측정의 지하수를 분석한 것이 확인됐으나 이번 자료엔 4곳의 결과가 누락돼 있고 조사 지점의 위치정보도 생략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환경부는 17일 오후 뒤늦게 보도자료를 내고 단위를 명시한 결과자료를 공개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 누락 주장에 대해 “애초 분석을 18곳 계획했으나 실제로는 14곳에 대해서만 이뤄졌다”면서 “위치정보는 아직 공여 중인 미군기지 내부라서 정확한 점을 찍지 않고 반경만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녹색연합·민변·주민모임은 미국의 정보자유법(FOIA)을 통해 ‘용산기지 기름오염 사고 기록’을 입수한 바 있다. 이 기록에 따르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기름오염 사고가 77건 더 있었다. 정부가 이제까지 미군에서 통보받은 기름오염 사고 건수(5건)과 차이가 크다. 환경부는 미군에 확인 요청을 했으나 지금까지도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녹색연합·민변·주민모임은 “1차뿐 아니라 지난해의 2·3차 조사 결과 전체 원본을 요구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오염된 땅(용산기지) 위에 생태공원을 조성하려는 계획을 중단하고 미군에 정화책임을 묻는 작업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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