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은 4대강 사업 후 어떻게 변했나..총인 15배↑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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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은 4대강 사업 후 어떻게 변했나..총인 15배↑
전원 기자 입력 2017.05.23. 14:09 수정 2017.05.23. 15:49 
 
퇴적토서 중금속 수치 큰 폭 증가..매년 녹조 발생
광주환경운동연합 지난해 10월 발표


17일 오후 전남 나주시 영강동 영산강물에 녹조가 짙게 끼어 있다. 투명한 컵에 담긴 영산강 물이 녹조로 녹색을 보이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1일부터 영산강에 녹조가 발생해 조류주의보 '관심' 경보를 발령했다. 2016.8.17/뉴스1 © News1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녹조 우려가 심각한 4대강 일부 보를 상시 개방하라고 지시하면서 4대강 사업이 영산강 수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광주 환경운동연합과 광주·전남 시민단체, 대한하천학회는 공동으로 영산강 승촌보, 죽산보 상류지점에서 퇴적토, 수질, 용존산소 조사 결과를 지난해 10월 발표했다.

7월 말 조사를 거쳐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NICEM)에 의뢰·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4대강 사업 이전(2009년 4대강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자료 내, 현재의 보 근접 지역 측정치)보다 훨씬 악화됐다.

4대강 사업 이전 영산강 승촌보와 죽산교 인근 퇴적토에서는 카트뮴과 구리, 납, 비소, 아연, 총인 등이 기준치 이하이거나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4대강 사업 이후인 지난해 퇴적토에서는 유해 중금속의 수치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촌보 구간에서는 구리가 0.127㎎/㎏에서 44.7㎎/㎏으로 342배, 납은 4㎎/㎏에서 37.3㎎/㎏으로 9.1배 가까이 증가했다. 죽산보 구간에도 카드뮴이 0.063㎎/㎏에서 0.33㎎/㎏으로 5.2배, 납은 1.0㎎/㎏에서 30.6㎎/㎏으로 29.6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소의 경우 4대강 사업 이전에는 검출이 안됐지만 지난해 조사에서는 '심한 오염' 수준에 달하는 수치가 확인됐다.

이와함께 퇴적토의 총인(T-P) 수치도 4대강 사업 이전 조사 자료와 비교해본 결과 174㎎/㎏에서 2592.7㎎/㎏으로 14.9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준설해야 할 오니토 최고 기준치인 1000㎎/㎏의 2배를 넘어서는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바닥의 용존산소도 승촌보와 죽산보 상류에서 수심별로 측정한 결과 성층화 현상(호수 깊이에 따른 수온변화에 의한 밀도 차이로 여러 층이 분리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승촌보, 죽산보 상류지점의 표층 수치는 9㎎/ℓ인 반면 수심 4~5m 구간에서부터는 1㎎/ℓ도 되지 않은 '무산소층'을 형성하면서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공간으로 변했다고 환경운동연합은 주장했다.

보로 인해 정체돼 있는 영산강 표층에서는 해마다 심각한 녹조가 발생하고 강바닥은 썩고 있다고 경고하며 흐르는 강으로 회복시키지 않는다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29일 오후 광주 남구 승촌보 일원 영산강 본류에서 박창근 4대강조사위원회 위원장이 채취한 영산강 토양을 검사를위해 채취봉투에 담고 있다. 2016.7.29/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최근 살펴본 영산강 승촌보에 남조류 세포 수가 증가하고 있고, 지류 합류부에서는 녹조띠가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승촌보가 개방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영산강은 지속적으로 녹조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면서 "특히 영산강은 녹조만이 아니라 성층현상, 하천바닥 오염 및 빈산소층 형성 등으로 폐해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부에서는 4대강 사업 폐해를 인지하고 제대로 된 검증과 검토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이와 함께 승촌보와 죽산보 해체, 하구둑 해수 유통을 통해 장기적 영산강 복원 플랜을 수립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jun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