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31925
"20년째 현충일에 시위", 대전현충원의 '불편한 진실'
[현장] 현충일에 벌어진 김창룡 '파묘 퍼포먼스'... "반민주세력 못 오게 국립묘지법 개정해야"
17.06.06 14:49 l 최종 업데이트 17.06.06 14:49 l 글·사진: 심규상(djsim) 편집: 최유진(youjin0213)
▲ 6일 대전민족연구소 등 대전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대전국립현충원에 있는 김창룡 묘역에서 파묘시위를 벌이고 있다. ⓒ 심규상
"20년 가까이 외쳤다. 언제까지 현충일마다 시위를 벌여야 하나?"
현충일인 6일, 대전현충원 정문 앞.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와 평화재향군인회 등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1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손에 손에 팻말을 들었다.
"김구 선생, 암살 배후 김창룡은 국립묘지를 떠나라!"
"민족반역자 김창룡 묘 이장하라!"
김창룡은 대전국립현충원 장군묘역 제2열 69호에 안장돼 있다. 하지만 그는 대표적인 민족반역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일제강점기 관동군 헌병대 정보원으로 일했다. 항일조직을 무너뜨리고 독립군을 체포하고 고문했다. 그가 해방 전 적발한 항일조직은 50여 개에 달한다. 이 일로 해방 후 친일죄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탈출했다. 이후 육사 3기생으로 입교했다. 그는 육군특무대를 만들어 사건 조작을 통해 이승만 정적을 제거했다. 한국전쟁 때는 대전 산내골령골 민간인 학살 등 전국의 민간인 학살을 지시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지난 1992년에는 안두희는 김구 선생 암살 당시 '실질적 지령'을 내린 인물로 '김창룡'을 지목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방첩 분야에서의 혁혁한 공로 세우고 △순직했다는 이유로 국립묘지를 차지하고 있다. 국립묘지 안장 자격 중 하나인 '순직·전사자', '기타 국가에 공이 현저한 사람'에 해당한다 게 이유다.
김창룡 묘 인근 애국지사 묘역에는 김구 선생의 어머니 곽낙원씨(1858~1939)와 장남 김인 씨(1918~45)가 묻혀 있다.
독립군 때려잡던 '간도특설대' 부대원도 대전국립묘지에
▲ 현충일인 6일, 대전현충원 정문 앞.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평화재향군인회 등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들이 국립묘지법 개정과 반민족,반민주행위자 묘 이장을 촉구하고 있다. ⓒ 심규상
김창룡이 있는 인근에는 유학성 전 의원(1927-1997, 육군 대장)이 안장돼 있다. 유 전 의원은 12.12 당시 수경사 30경비단 모임에 참석한 12.12 핵심인물로 이 사건과 관련, 군 형법상 반란 중요 임무 종사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병세가 악화돼 구속집행정지로 석방돼 있던 상태에서 숨졌다. '형 확정 전 무죄 추정'과 '피고인 사망 시 공소기각'이라는 법리 탓에 그의 국립묘지 안장은 허용됐다.
일제가 만든 '간도특설대'는 항일 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괴뢰정부 만주국 산하에 만든 특수부대다. '조선인 독립군은 조선인으로 잡아야 한다'는 이이제이 전략에 따라 만들었다. 부대원들은 인간도 아니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철저하고 잔혹한 토벌 작전을 벌여 일제로부터 많은 훈포장을 받았다.
'간도특설대' 출신들도 장군 묘역을 차지하고 있다. 육군 소장 이용(장군2묘역 61호), 해병대 중장 김석범(장군1묘역 71호), 육군소장 송석하(장군 제1묘역-93), 해병대 중장 김대식(장군 제1 묘역 92호) 등이 그들이다. 이들 중 일부는 대전현충원 공훈록에 만주 군관학교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경력에 올리고 있는 이들도 있다.
지난 1997년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안현태 전두환 전 대통령 당시 경호실장의 묘지도 대전현충원에 있다. 당시 국립묘지안장심의위원회는 그가 받은 뇌물 5000만 원은 떡값 수준이고, 군인으로 복무했던 공적, 사면복권 된 점 등을 이유로 안장을 허용했다.
최사묵 상임공동대표 "차라리 친일파 묘역 따로 만들어라"
▲ 최사묵 평화재향군인회 상임공동대표 ⓒ 심규상
최사묵 평화재향군인회 상임공동대표는 "할아버지가 당진에서 활동한 항일의병장(최구현)"이라며 "대전현충원 안장 자격이 주어졌지만 가족들이 '친일파와 함께 묻힐 수 없다'며 국립묘지에 모시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친일파를 국립묘지에 꼭 안장 하고 싶으면 친일파 묘역을 따로 만들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부적격자들의 묘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은 국립묘지에 대한 모독이며 순군선열과 애국지사를 능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반민족, 민주행위자로 지목된 유가족들에게 묘 이장을 요구했다. 국회에는 국립묘지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내란·외환죄를 범하거나 친일·반민족 행위를 한 사람은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고 이미 안장된 경우 강제 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친일파, 반민주세력 얼씬도 못하게 국립묘지법 개정해라"
▲ 대전국립현충원 ⓒ 심규상
이들은 시위 직후 김창룡 묘역으로 자리를 옮겨 '파묘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대전시민단체는 이날 오후 대전지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충원에 있으면 안 되는 그들을 찾아라'는 제목으로 '제 1회 대전현충원 적폐청산 리그'를 진행한다.
주최 측은 청산 국립묘지를 떠나야 할 대상으로 대전현충원에서만 60여 명을 지목했다. 대상에는 친일파외에도 서북청년단 관계자, 4·3 제주학살과 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관계자, 5·18쿠데타 및 12·12쿠데타 주역 등 헌법 질서를 파괴한 대상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20년째 현충일에 시위", 대전현충원의 '불편한 진실'
[현장] 현충일에 벌어진 김창룡 '파묘 퍼포먼스'... "반민주세력 못 오게 국립묘지법 개정해야"
17.06.06 14:49 l 최종 업데이트 17.06.06 14:49 l 글·사진: 심규상(djsim) 편집: 최유진(youjin0213)
▲ 6일 대전민족연구소 등 대전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대전국립현충원에 있는 김창룡 묘역에서 파묘시위를 벌이고 있다. ⓒ 심규상
"20년 가까이 외쳤다. 언제까지 현충일마다 시위를 벌여야 하나?"
현충일인 6일, 대전현충원 정문 앞.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와 평화재향군인회 등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1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손에 손에 팻말을 들었다.
"김구 선생, 암살 배후 김창룡은 국립묘지를 떠나라!"
"민족반역자 김창룡 묘 이장하라!"
김창룡은 대전국립현충원 장군묘역 제2열 69호에 안장돼 있다. 하지만 그는 대표적인 민족반역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일제강점기 관동군 헌병대 정보원으로 일했다. 항일조직을 무너뜨리고 독립군을 체포하고 고문했다. 그가 해방 전 적발한 항일조직은 50여 개에 달한다. 이 일로 해방 후 친일죄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탈출했다. 이후 육사 3기생으로 입교했다. 그는 육군특무대를 만들어 사건 조작을 통해 이승만 정적을 제거했다. 한국전쟁 때는 대전 산내골령골 민간인 학살 등 전국의 민간인 학살을 지시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지난 1992년에는 안두희는 김구 선생 암살 당시 '실질적 지령'을 내린 인물로 '김창룡'을 지목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방첩 분야에서의 혁혁한 공로 세우고 △순직했다는 이유로 국립묘지를 차지하고 있다. 국립묘지 안장 자격 중 하나인 '순직·전사자', '기타 국가에 공이 현저한 사람'에 해당한다 게 이유다.
김창룡 묘 인근 애국지사 묘역에는 김구 선생의 어머니 곽낙원씨(1858~1939)와 장남 김인 씨(1918~45)가 묻혀 있다.
독립군 때려잡던 '간도특설대' 부대원도 대전국립묘지에
▲ 현충일인 6일, 대전현충원 정문 앞.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평화재향군인회 등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들이 국립묘지법 개정과 반민족,반민주행위자 묘 이장을 촉구하고 있다. ⓒ 심규상
김창룡이 있는 인근에는 유학성 전 의원(1927-1997, 육군 대장)이 안장돼 있다. 유 전 의원은 12.12 당시 수경사 30경비단 모임에 참석한 12.12 핵심인물로 이 사건과 관련, 군 형법상 반란 중요 임무 종사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병세가 악화돼 구속집행정지로 석방돼 있던 상태에서 숨졌다. '형 확정 전 무죄 추정'과 '피고인 사망 시 공소기각'이라는 법리 탓에 그의 국립묘지 안장은 허용됐다.
일제가 만든 '간도특설대'는 항일 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괴뢰정부 만주국 산하에 만든 특수부대다. '조선인 독립군은 조선인으로 잡아야 한다'는 이이제이 전략에 따라 만들었다. 부대원들은 인간도 아니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철저하고 잔혹한 토벌 작전을 벌여 일제로부터 많은 훈포장을 받았다.
'간도특설대' 출신들도 장군 묘역을 차지하고 있다. 육군 소장 이용(장군2묘역 61호), 해병대 중장 김석범(장군1묘역 71호), 육군소장 송석하(장군 제1묘역-93), 해병대 중장 김대식(장군 제1 묘역 92호) 등이 그들이다. 이들 중 일부는 대전현충원 공훈록에 만주 군관학교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경력에 올리고 있는 이들도 있다.
지난 1997년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안현태 전두환 전 대통령 당시 경호실장의 묘지도 대전현충원에 있다. 당시 국립묘지안장심의위원회는 그가 받은 뇌물 5000만 원은 떡값 수준이고, 군인으로 복무했던 공적, 사면복권 된 점 등을 이유로 안장을 허용했다.
최사묵 상임공동대표 "차라리 친일파 묘역 따로 만들어라"
▲ 최사묵 평화재향군인회 상임공동대표 ⓒ 심규상
최사묵 평화재향군인회 상임공동대표는 "할아버지가 당진에서 활동한 항일의병장(최구현)"이라며 "대전현충원 안장 자격이 주어졌지만 가족들이 '친일파와 함께 묻힐 수 없다'며 국립묘지에 모시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친일파를 국립묘지에 꼭 안장 하고 싶으면 친일파 묘역을 따로 만들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부적격자들의 묘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은 국립묘지에 대한 모독이며 순군선열과 애국지사를 능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반민족, 민주행위자로 지목된 유가족들에게 묘 이장을 요구했다. 국회에는 국립묘지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내란·외환죄를 범하거나 친일·반민족 행위를 한 사람은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고 이미 안장된 경우 강제 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친일파, 반민주세력 얼씬도 못하게 국립묘지법 개정해라"
▲ 대전국립현충원 ⓒ 심규상
이들은 시위 직후 김창룡 묘역으로 자리를 옮겨 '파묘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대전시민단체는 이날 오후 대전지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충원에 있으면 안 되는 그들을 찾아라'는 제목으로 '제 1회 대전현충원 적폐청산 리그'를 진행한다.
주최 측은 청산 국립묘지를 떠나야 할 대상으로 대전현충원에서만 60여 명을 지목했다. 대상에는 친일파외에도 서북청년단 관계자, 4·3 제주학살과 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관계자, 5·18쿠데타 및 12·12쿠데타 주역 등 헌법 질서를 파괴한 대상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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