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0629142810545

[현장에서]국민의당 '文정부 도덕성 비판' 공허한 이유
임현영 입력 2017.06.29. 14:28 

29일 원내정책회의에서 文정부 정책 비판 집중
정작 '거짓 제보' 연루로 도덕성 치명타..설득력없어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도덕성에 있어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보다 못하다. 이런 사람을 두고 인사청문회하는 것 자체가 국회를 모독하는 일이다.”

29일 오전 9시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김동철 원내대표는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 월 3000만원에 이르는 활동비 등을 언급하며 ‘도덕성에 흠결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 이외에도 9명 의원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비판을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평소 회의와 비슷한 분위기다.
물론 근거없는 우려는 아니었다. 김상곤·송영무 등 장관 후보자들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노인 일자리에 대한 질적 고민’(최도자 의원)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계획의 한계’(이용호 의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의 부작용’(채이배 의원) 등이 언급됐다. 일견 수긍이 가는 지적들이다.

문제는 국민의당이 처한 상황이다. 대선 나흘 전 문준용씨 파슨스 디자인 스쿨 동료의 녹음파일을 제보받아 ‘문준용 취업특혜’ 의혹을 터뜨렸지만 뒤늦게 녹음파일이 거짓으로 판명났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당원 이유미씨가 남동생과 연기하며 만든 녹음파일이었다. 국민의당은 이 제보를 근거로 30번 가까이 논평·브리핑을 내며 ‘문재인 죽이기’에 화력을 집중한 바 있다. 조작을 몰랐다지만 어찌됐든 ‘가짜 뉴스’로 국민을 속인 셈이다.

사태 직후 국민의당의 대응도 실망을 자아낸다. 취업특혜 의혹을 주요 대선전략으로 활용한 측면에서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지만 당은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 이유미 씨의 ‘개인적 일탈’로 몰아가는 모습에 ‘꼬리자르기’라는 비난이 거세다. 박지원 전 당 대표 등 지도부는 ‘몰랐다’고 해명했으며 대선 당시 공명선거추진위원장을 맡았던 이용주 의원도 “이유미 씨의 단독범행”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대선 전략의 최종 책임자인 안철수 전 후보는 묵묵부답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민의당은 아침 회의에서 자중하기보다 문재인 정부 비판에 집중했다. 그러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국민의당의 목소리는 더이상 설득력을 갖지 못했다.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만 거짓 제보사태에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럽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이날 정부를 향해 퍼부어댄 비판이 공허했던 이유다.

국민의당의 쓴소리가 다시 설득력을 얻으려면 도덕성을 회복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이쯤에서 이솝우화 ‘양치기 소년’의 주인공 소년이 겹친다. 거짓말로 신뢰를 잃은 소년의 외침에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임현영 (ssi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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