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nocutnews.co.kr/news/481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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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깜짝 놀랐다… 국정원 대선 개입 새로운 국면"
2017-07-10 21:39 CBS 시사자키 제작팀
"국정원 SNS 보고서, '파워 아바타' 육성까지…광범위하게 준비된 문서"
- 단순한 SNS 보고서가 아니라 구체적인 대책까지 제시
- 2012년 이후 이 보고서에 근거해 여권의 SNS 대응 이뤄진 듯
- 원세훈 재판, 새로운 각도에서 진행될 것
- 사건의 본질은 "국가기관이 국민의 생각을 조작하려 했던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7월 10일 (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주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 정관용> 국정원의 댓글조작 대선개입 사건. 이제는 뭐 기억도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래된 일인데요. 하지만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요. 또 새로운 자료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오늘 보도된 바에 따르면 국정원이 지난 2011년에 2012년 총선, 대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SNS를 장악해야 한다, 이런 보고서를 작성해서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지금 밝혀지고 있는 상태죠.
그런 오늘 원세훈 전 국정원장, 원래는 마지막 결심공판이 있을 예정이었는데 결심공판은 좀 미뤄졌답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자세히 좀 정리하기 위해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연결합니다. 박 의원, 안녕하세요?
◆ 박주민>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제가 좀 시작하면서 말이 좀 길었던 게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이 이게 재판이 아직도 되나, 이거 좀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어떻게 된 거죠, 이게?
◆ 박주민> 아시다시피 2012년 대선 때 국정원이 선거와 정치에 개입했다는 의미로 재판이 시작됐다가 이게 대법원까지 간 거예요.
대법원에서는 핵심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는 ‘425 지논’이라는 파일하고 ‘시큐리티’라는 파일, 이것은 증거능력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거 아니냐는 의미로 다시 고등법원으로 내려보냈습니다.
고등법원에 내려보낸 지가 2년이 된 거죠. 재판이 대법원까지 한 번 갔다가 다시 고등법원 갔다가 고등법원에서 끝날 때가 돼서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2012년 대선 직전에 어디 오피스텔에 국정원 여직원 감금도 했다, 아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고, 그렇죠?
◆ 박주민>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러고 나서 수사가 되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선거법 위반, 국정원법 위반 다 해서 기소가 됐었죠?
◆ 박주민>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때 1심, 2심에서는 어떤 판결이 내려졌었죠?
◆ 박주민> 1심에서는 유죄는 나왔는데요. 선거 관여 부분에 대해서는 판단이 좀 달랐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국정원법만 유죄고 선거법은 무죄?
◆ 박주민> 그렇습니다. 선거법은 무죄가 나왔는데 2심에서는 국정원법뿐만 아니라 선거법도 유죄죠. 그런데 이제 대법원에서는 2심 판단을 그냥 받아들인 게 아니라 2심 판단이 선거법 위반의 핵심 증거로 삼았던 아까 말씀드렸던 ‘425지논’이라는 파일, ‘시큐리티’ 파일, 이것이 국정원 직원의 이메일에서 발견된 파일이에요.
그런데 이 파일이 내용이 뭐냐하면 '425지논' 파일이라는 것은 주로 국정원 직원들이 인터넷상에서 활동했었던 때 퍼뜨렸던 어떤 담론, 논지를 담고 있는 파일이고요. 그리고 ‘시큐리티’ 파일은 국정원 직원들이 썼던 아이디라든지 이런 것들이 기록돼 있는 파일입니다.
그래서 검찰에서는 특히 시큐리티 파일에 기록돼 있는 아이디를 기초로 해서 더 추가적인 트위터 계정도 찾아낸 겁니다. 그런데 이제 대법원 입장에서는 이 두 가지 파일이 누가 작성했는지 불분명한 거 아니냐. 국정원 직원이 만들었다고 볼 수 있겠느냐라는 이유로 다시 한 번 판단해 봐라 라고 고등법원에 보낸 겁니다.
◇ 정관용> 그랬는데 지금 2년이나 재판이 또 끌고 있는 거예요?
◆ 박주민> 그렇죠. 고등법원에 가서는 재판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당황할 정도로 재판부가 마치 국정원의 편을 드는 것처럼 보여지는 그런 양상들이 계속 벌어지면서 2년 동안 지지부진한 진행 경과를 보여오다가 이번에 다시 재판부가 바뀌고 재판부가 속도를 내면서 사실은 오늘 원래대로라면 끝내자, 라고 하다가 말씀하신 대로 7월 24일로 연기된 것입니다.
◇ 정관용> 7월 24일로 결심공판이 연기된 겁니까? 다시 증거를 더 추가해서 재판을 속개한다, 그건 아니고요?
◆ 박주민> 지금 7월 24일로 결심공판이 연기가 돼 있기 때문에 그 기간 사이에 검찰이 추가적으로 수사나 조사를 해서 새로운 증거를 발견하면 제출할 수가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특히 아까 보니까 보도에 ‘청와대에 보고했다’, “SNS 장악에 대해서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문건이 보도됐지 않습니까?
◇ 정관용> 오늘 아침 세계일보 보도입니다.
◆ 박주민> 맞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추가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자료가 제출될 수 있게 되는 것이고요.
◇ 정관용> 그 세계일보가 보도한 2011년에 작성된 국정원 보고서. 미처 접하지 못한 분들이 계실 수 있으니까 잠깐 좀 내용을 요약해 주세요. 어떤 내용이었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10일 오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박주민> 저도 사실은 오늘 이 문건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지금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은 되고 있는 상황인데 구체적인 내용은 선거를 앞두고, 즉 2012년에 총선과 대선이 있었는데 이 두 선거를 앞두고 SNS 지형에서 여당이 극히 불리하다, 그래서 이런 불리한 어떤 지형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조목조목 분석해놓은 파일이에요.
그런데 이 문서의 내용이 단순히 SNS 활동을 잘하자,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면 “유명인을 파워 아바타로 육성하자” 이런 얘기도 나와 있고요. 그다음에 젊은층이 좋아하는 아프리카TV라는 그런 매체가 있는데 그런 매체 같은 보수진영의 매체를 적극적으로 만들자, 이런 제안까지 들어가 있어요.
그런데 이게 단순하게 SNS를 잘해야 된다, 이런 내용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을 포섭하고 자원을 투자하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런 것까지 다 충고하고 보고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굉장히 좀 광범위하게 준비되거나 조직된 그런 문서가 아닐까, 이렇게 지금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실제로 2012년에 댓글 조작 전담 팀 같은 것들이 만들어지고 하는 걸 보면 사실 이 보고서에 근거해서 착착 시행에 옮겼다고도 추정해 볼 수 있는 거네요?
◆ 박주민> 맞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문건은 2011년도 말에 만들어진 건데요. 그다음 해인 2012년 2월에 인터넷 여론조작을 담당하는 국정원 심리전단이 4개 팀 70여 명으로 확대됐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박주민> 그러니까 사실상 이 문건대로 국정원이 움직였다고 볼 수도 있는 그런 대목인 것이죠.
◇ 정관용> 세계일보가 보도한 이 보고서를 추가로 증거로 채택해 달라고 오늘 재판에서 검찰 측이 요구했다는데 재판부는 그건 안 받아들였다면서요. 그건 어떻게 된 사정입니까?
◆ 박주민> 지금 이 문서가 제출됐을 때 당연히 재판부로서는 이 문서가 진짜 국정원의 문서냐 아니냐 이런 것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겠죠. 그래서 당장 채택은 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보여지고요.
◇ 정관용> 일단 언론 보도뿐이니까.
◆ 박주민>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기일을 뒤로 늦춘 거죠. 그 사이 시간 동안 검찰이 이 문건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조사해서 이 문건이 사실이다. 국정원이 만든 것이다, 이런 것들을 밝혀낸다면 증거로 채택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요.
◇ 정관용> 그걸 열어둔 거네요, 재판부가.
◆ 박주민> 열어둔 거고요. 그럴 만한 시간을 준 거죠, 검찰에게.
또 하나는 아시다시피 지금 진상규명 TF라는 것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이라고 불리는 그 사건에 대해서 진상규명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나오는 증거도 볼 수 있는 그런 어떤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24일이라고 해 봐야 지금부터 딱 2주 후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2주 사이에 검찰이나 또 국정원에 있는 진상 규명 태스크포스 팀이 뭔가 의미 있는 활동 결과를 내놓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것 아닐까요?
◆ 박주민>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일 수는 있는데요. 제가 아는 바에 따르면 국정원 그 진상규명팀에도 검사들이 파견돼 있습니다. 그리고 검사 중에는 아마도 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잘 알고 있는 검사들도 있을 것이고요.
특히 아마 포렌식 관련해서 전문가들도 있을 것입니다. 포렌식 전문가가 만약에 있다면 국정원의 서버나 이런 것들을 볼 수 있을 테고요. 그렇다면 방금 말씀드렸던 이 세계일보가 보도한 문건에 대한 부분도 확인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좀 짧더라도 전에 없이 지금 수사에 가능성이 크게 넓혀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충분히 좀 가능하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또 하나가 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그동안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최근에 한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여러 곳으로부터 분명히 외압을 받았다”, 이런 또 증언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 박주민>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것도 영향을 미치는 거 아닐까요.
◆ 박주민> 사실은 그 부분도 조사가 되어야겠죠. 아시다시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이 있었지 않습니까? 검찰이 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서 수사 결과를 발표했던 게 2015년 6월 14일인데요. 그날 바로 국정원 직원이 강남구청 직원의 도움을 받아서 채동욱 검찰총장의 가족관계부를 열람합니다.
사실상 그래서 국정원의 이 대선 개입 사건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은 연결돼 있다고 보는 것이 맞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그 부분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정관용> 이러면 여러 가지 면에서 상황 변화가 생긴 건데 재판을 그냥 빨리 마무리 짓는다, 이건 좀 정서상 납득하기 어려운 것 아닙니까?
박주민 의원(사진=페이스북)
◆ 박주민>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 저도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좀 더 시간을 많이 확보를 하고 검찰이 추가적인 증거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은 듭니다. 그리고 그런 의견은 개인적으로 밝히거나 이런 것도 좀 할 예정이기는 한데 재판부 입장에서는 방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 사건 자체가 굉장히 오래된 사건이 돼 버린 것이죠.
◇ 정관용> 그것도 그러네요.
◆ 박주민>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을 또다시 굉장히 길게 끌고 간다는 것은 법원 입장에서도 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닐 겁니다. 그리고 부담도 있을 것이고요. 그래서 최대한 좀 신속하게 판단할 건데 검찰이 사실상 이 사건을 오래 들여다봤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 공소유지 검사도 1명에서 3명으로 늘었거든요.
◇ 정관용> 그래요?
◆ 박주민> 그래서 그리고 또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진상규명 TF에도.
◇ 정관용> 검사가 가 있고.
◆ 박주민> 그렇게 짧은 시간이다라고 보기만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2주 사이에라도 뭔가 유의미한 추가 증거 같은 것들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분명히 열려 있다.
◆ 박주민> 네.
◇ 정관용> 조금 아까 박주민 의원이 아주 상세하게 친절하게 잘 설명해 줬습니다마는 2심에서는 선거법 위반까지 유죄로 인정이 됐는데 그때 유죄 인정의 근거가 됐던 파일에 대해서 대법원에서는 이게 누가 작성했는지 불분명하다 이래서 증거 능력이 없다, 이렇게 설명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만약에 세계일보가 보도한 그 내용이 국정원이 작성해서 청와대에 보도한 게 확인만 되면 이건 그야말로 빼도 박도 못하게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근거가 되는 거 아닐까요.
◆ 박주민> 사실 그렇습니다. 이게 청와대에 보고할 때 단순하게 현재 상황만 분석해서 보고한 건 아니고요. 이렇게 해야 된다, 저렇게 해야 된다는 내용까지 담겨 있는 보고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실제로 국정원이 작성한 것이 맞고 청와대에 보고된 것이 맞다고 본다면 그 이후에 있었던 국정원 심리전단의 활동의 의미와 취지에 대해서 해석해 주고 설명해 주는 문건이 되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방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기존의 증거에 대해서 새로운 각도에서 아마 평가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정관용> 박주민 의원은 사실 오래전부터 이 사건을 두고서 명백한 국정농단, 국기문란, 민주주의 훼손, 이런 평가를 내놓은 바 있지 않습니까? 다시 한 번 좀 성격 규정해 주시면요.
◆ 박주민> 국가기관 그리고 공무원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입장입니다. 그것은 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국민에게는 종이라고 볼 수 있는 존재이죠.
그런데 이 종이 주인의 어떤 사고나 생각 또는 느낌, 취향을 조작해서 자기 마음대로, 종의 마음대로 움직이도록 그렇게 하려고 했던 것이 바로 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민주주의라는 것을 훼손한 것이고 국기를 문란한 것이고 국정을 농단한 것이죠. 그래서 이 부분은 철저히 좀 밝혀져서 책임자들이 처벌받고 그래서 다시 한 번 이런 일이 없도록 제도적인 어떤 보완까지 가야 되는 그런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국정원이 ‘선거에 정부 여당이 SNS상에서 불리합니다’, 이런 보고서 자체를 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 박주민> 그것도 하면 안 되는데 아까 말씀드렸듯이 단순한 현안만 분석한 것이 아니라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무슨 대책까지.
◆ 박주민> 대책까지 다 내놓는데 그 대책 자체가 그냥 보기에도 좀 뭐라 그럴까요. 지나친 부분이 있는 거예요. 유명인을 파워아바타로 육성하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 광범위한 어떤 개입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이 사건 마무리뿐 아니라 국정원 내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팀 활동 다 끝내고 국정원 개혁으로까지 이어져야 하는 거겠죠?
◆ 박주민>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 과정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이 또 놓여 있다. 알겠습니다. 앞으로 2주, 검찰과 국정원 그 팀의 활동을 기대하면서 지켜보도록 하죠. 오늘 설명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주민> 감사합니다.
◇ 정관용>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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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깜짝 놀랐다… 국정원 대선 개입 새로운 국면"
2017-07-10 21:39 CBS 시사자키 제작팀
"국정원 SNS 보고서, '파워 아바타' 육성까지…광범위하게 준비된 문서"
- 단순한 SNS 보고서가 아니라 구체적인 대책까지 제시
- 2012년 이후 이 보고서에 근거해 여권의 SNS 대응 이뤄진 듯
- 원세훈 재판, 새로운 각도에서 진행될 것
- 사건의 본질은 "국가기관이 국민의 생각을 조작하려 했던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7월 10일 (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주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 정관용> 국정원의 댓글조작 대선개입 사건. 이제는 뭐 기억도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래된 일인데요. 하지만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요. 또 새로운 자료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오늘 보도된 바에 따르면 국정원이 지난 2011년에 2012년 총선, 대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SNS를 장악해야 한다, 이런 보고서를 작성해서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지금 밝혀지고 있는 상태죠.
그런 오늘 원세훈 전 국정원장, 원래는 마지막 결심공판이 있을 예정이었는데 결심공판은 좀 미뤄졌답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자세히 좀 정리하기 위해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연결합니다. 박 의원, 안녕하세요?
◆ 박주민>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제가 좀 시작하면서 말이 좀 길었던 게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이 이게 재판이 아직도 되나, 이거 좀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어떻게 된 거죠, 이게?
◆ 박주민> 아시다시피 2012년 대선 때 국정원이 선거와 정치에 개입했다는 의미로 재판이 시작됐다가 이게 대법원까지 간 거예요.
대법원에서는 핵심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는 ‘425 지논’이라는 파일하고 ‘시큐리티’라는 파일, 이것은 증거능력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거 아니냐는 의미로 다시 고등법원으로 내려보냈습니다.
고등법원에 내려보낸 지가 2년이 된 거죠. 재판이 대법원까지 한 번 갔다가 다시 고등법원 갔다가 고등법원에서 끝날 때가 돼서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2012년 대선 직전에 어디 오피스텔에 국정원 여직원 감금도 했다, 아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고, 그렇죠?
◆ 박주민>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러고 나서 수사가 되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선거법 위반, 국정원법 위반 다 해서 기소가 됐었죠?
◆ 박주민>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때 1심, 2심에서는 어떤 판결이 내려졌었죠?
◆ 박주민> 1심에서는 유죄는 나왔는데요. 선거 관여 부분에 대해서는 판단이 좀 달랐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국정원법만 유죄고 선거법은 무죄?
◆ 박주민> 그렇습니다. 선거법은 무죄가 나왔는데 2심에서는 국정원법뿐만 아니라 선거법도 유죄죠. 그런데 이제 대법원에서는 2심 판단을 그냥 받아들인 게 아니라 2심 판단이 선거법 위반의 핵심 증거로 삼았던 아까 말씀드렸던 ‘425지논’이라는 파일, ‘시큐리티’ 파일, 이것이 국정원 직원의 이메일에서 발견된 파일이에요.
그런데 이 파일이 내용이 뭐냐하면 '425지논' 파일이라는 것은 주로 국정원 직원들이 인터넷상에서 활동했었던 때 퍼뜨렸던 어떤 담론, 논지를 담고 있는 파일이고요. 그리고 ‘시큐리티’ 파일은 국정원 직원들이 썼던 아이디라든지 이런 것들이 기록돼 있는 파일입니다.
그래서 검찰에서는 특히 시큐리티 파일에 기록돼 있는 아이디를 기초로 해서 더 추가적인 트위터 계정도 찾아낸 겁니다. 그런데 이제 대법원 입장에서는 이 두 가지 파일이 누가 작성했는지 불분명한 거 아니냐. 국정원 직원이 만들었다고 볼 수 있겠느냐라는 이유로 다시 한 번 판단해 봐라 라고 고등법원에 보낸 겁니다.
◇ 정관용> 그랬는데 지금 2년이나 재판이 또 끌고 있는 거예요?
◆ 박주민> 그렇죠. 고등법원에 가서는 재판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당황할 정도로 재판부가 마치 국정원의 편을 드는 것처럼 보여지는 그런 양상들이 계속 벌어지면서 2년 동안 지지부진한 진행 경과를 보여오다가 이번에 다시 재판부가 바뀌고 재판부가 속도를 내면서 사실은 오늘 원래대로라면 끝내자, 라고 하다가 말씀하신 대로 7월 24일로 연기된 것입니다.
◇ 정관용> 7월 24일로 결심공판이 연기된 겁니까? 다시 증거를 더 추가해서 재판을 속개한다, 그건 아니고요?
◆ 박주민> 지금 7월 24일로 결심공판이 연기가 돼 있기 때문에 그 기간 사이에 검찰이 추가적으로 수사나 조사를 해서 새로운 증거를 발견하면 제출할 수가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특히 아까 보니까 보도에 ‘청와대에 보고했다’, “SNS 장악에 대해서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문건이 보도됐지 않습니까?
◇ 정관용> 오늘 아침 세계일보 보도입니다.
◆ 박주민> 맞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추가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자료가 제출될 수 있게 되는 것이고요.
◇ 정관용> 그 세계일보가 보도한 2011년에 작성된 국정원 보고서. 미처 접하지 못한 분들이 계실 수 있으니까 잠깐 좀 내용을 요약해 주세요. 어떤 내용이었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10일 오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박주민> 저도 사실은 오늘 이 문건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지금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은 되고 있는 상황인데 구체적인 내용은 선거를 앞두고, 즉 2012년에 총선과 대선이 있었는데 이 두 선거를 앞두고 SNS 지형에서 여당이 극히 불리하다, 그래서 이런 불리한 어떤 지형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조목조목 분석해놓은 파일이에요.
그런데 이 문서의 내용이 단순히 SNS 활동을 잘하자,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면 “유명인을 파워 아바타로 육성하자” 이런 얘기도 나와 있고요. 그다음에 젊은층이 좋아하는 아프리카TV라는 그런 매체가 있는데 그런 매체 같은 보수진영의 매체를 적극적으로 만들자, 이런 제안까지 들어가 있어요.
그런데 이게 단순하게 SNS를 잘해야 된다, 이런 내용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을 포섭하고 자원을 투자하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런 것까지 다 충고하고 보고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굉장히 좀 광범위하게 준비되거나 조직된 그런 문서가 아닐까, 이렇게 지금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실제로 2012년에 댓글 조작 전담 팀 같은 것들이 만들어지고 하는 걸 보면 사실 이 보고서에 근거해서 착착 시행에 옮겼다고도 추정해 볼 수 있는 거네요?
◆ 박주민> 맞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문건은 2011년도 말에 만들어진 건데요. 그다음 해인 2012년 2월에 인터넷 여론조작을 담당하는 국정원 심리전단이 4개 팀 70여 명으로 확대됐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박주민> 그러니까 사실상 이 문건대로 국정원이 움직였다고 볼 수도 있는 그런 대목인 것이죠.
◇ 정관용> 세계일보가 보도한 이 보고서를 추가로 증거로 채택해 달라고 오늘 재판에서 검찰 측이 요구했다는데 재판부는 그건 안 받아들였다면서요. 그건 어떻게 된 사정입니까?
◆ 박주민> 지금 이 문서가 제출됐을 때 당연히 재판부로서는 이 문서가 진짜 국정원의 문서냐 아니냐 이런 것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겠죠. 그래서 당장 채택은 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보여지고요.
◇ 정관용> 일단 언론 보도뿐이니까.
◆ 박주민>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기일을 뒤로 늦춘 거죠. 그 사이 시간 동안 검찰이 이 문건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조사해서 이 문건이 사실이다. 국정원이 만든 것이다, 이런 것들을 밝혀낸다면 증거로 채택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요.
◇ 정관용> 그걸 열어둔 거네요, 재판부가.
◆ 박주민> 열어둔 거고요. 그럴 만한 시간을 준 거죠, 검찰에게.
또 하나는 아시다시피 지금 진상규명 TF라는 것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이라고 불리는 그 사건에 대해서 진상규명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나오는 증거도 볼 수 있는 그런 어떤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24일이라고 해 봐야 지금부터 딱 2주 후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2주 사이에 검찰이나 또 국정원에 있는 진상 규명 태스크포스 팀이 뭔가 의미 있는 활동 결과를 내놓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것 아닐까요?
◆ 박주민>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일 수는 있는데요. 제가 아는 바에 따르면 국정원 그 진상규명팀에도 검사들이 파견돼 있습니다. 그리고 검사 중에는 아마도 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잘 알고 있는 검사들도 있을 것이고요.
특히 아마 포렌식 관련해서 전문가들도 있을 것입니다. 포렌식 전문가가 만약에 있다면 국정원의 서버나 이런 것들을 볼 수 있을 테고요. 그렇다면 방금 말씀드렸던 이 세계일보가 보도한 문건에 대한 부분도 확인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좀 짧더라도 전에 없이 지금 수사에 가능성이 크게 넓혀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충분히 좀 가능하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또 하나가 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그동안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최근에 한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여러 곳으로부터 분명히 외압을 받았다”, 이런 또 증언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 박주민>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것도 영향을 미치는 거 아닐까요.
◆ 박주민> 사실은 그 부분도 조사가 되어야겠죠. 아시다시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이 있었지 않습니까? 검찰이 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서 수사 결과를 발표했던 게 2015년 6월 14일인데요. 그날 바로 국정원 직원이 강남구청 직원의 도움을 받아서 채동욱 검찰총장의 가족관계부를 열람합니다.
사실상 그래서 국정원의 이 대선 개입 사건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은 연결돼 있다고 보는 것이 맞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그 부분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정관용> 이러면 여러 가지 면에서 상황 변화가 생긴 건데 재판을 그냥 빨리 마무리 짓는다, 이건 좀 정서상 납득하기 어려운 것 아닙니까?
박주민 의원(사진=페이스북)
◆ 박주민>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 저도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좀 더 시간을 많이 확보를 하고 검찰이 추가적인 증거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은 듭니다. 그리고 그런 의견은 개인적으로 밝히거나 이런 것도 좀 할 예정이기는 한데 재판부 입장에서는 방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 사건 자체가 굉장히 오래된 사건이 돼 버린 것이죠.
◇ 정관용> 그것도 그러네요.
◆ 박주민>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을 또다시 굉장히 길게 끌고 간다는 것은 법원 입장에서도 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닐 겁니다. 그리고 부담도 있을 것이고요. 그래서 최대한 좀 신속하게 판단할 건데 검찰이 사실상 이 사건을 오래 들여다봤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 공소유지 검사도 1명에서 3명으로 늘었거든요.
◇ 정관용> 그래요?
◆ 박주민> 그래서 그리고 또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진상규명 TF에도.
◇ 정관용> 검사가 가 있고.
◆ 박주민> 그렇게 짧은 시간이다라고 보기만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2주 사이에라도 뭔가 유의미한 추가 증거 같은 것들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분명히 열려 있다.
◆ 박주민> 네.
◇ 정관용> 조금 아까 박주민 의원이 아주 상세하게 친절하게 잘 설명해 줬습니다마는 2심에서는 선거법 위반까지 유죄로 인정이 됐는데 그때 유죄 인정의 근거가 됐던 파일에 대해서 대법원에서는 이게 누가 작성했는지 불분명하다 이래서 증거 능력이 없다, 이렇게 설명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만약에 세계일보가 보도한 그 내용이 국정원이 작성해서 청와대에 보도한 게 확인만 되면 이건 그야말로 빼도 박도 못하게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근거가 되는 거 아닐까요.
◆ 박주민> 사실 그렇습니다. 이게 청와대에 보고할 때 단순하게 현재 상황만 분석해서 보고한 건 아니고요. 이렇게 해야 된다, 저렇게 해야 된다는 내용까지 담겨 있는 보고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실제로 국정원이 작성한 것이 맞고 청와대에 보고된 것이 맞다고 본다면 그 이후에 있었던 국정원 심리전단의 활동의 의미와 취지에 대해서 해석해 주고 설명해 주는 문건이 되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방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기존의 증거에 대해서 새로운 각도에서 아마 평가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정관용> 박주민 의원은 사실 오래전부터 이 사건을 두고서 명백한 국정농단, 국기문란, 민주주의 훼손, 이런 평가를 내놓은 바 있지 않습니까? 다시 한 번 좀 성격 규정해 주시면요.
◆ 박주민> 국가기관 그리고 공무원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입장입니다. 그것은 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국민에게는 종이라고 볼 수 있는 존재이죠.
그런데 이 종이 주인의 어떤 사고나 생각 또는 느낌, 취향을 조작해서 자기 마음대로, 종의 마음대로 움직이도록 그렇게 하려고 했던 것이 바로 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민주주의라는 것을 훼손한 것이고 국기를 문란한 것이고 국정을 농단한 것이죠. 그래서 이 부분은 철저히 좀 밝혀져서 책임자들이 처벌받고 그래서 다시 한 번 이런 일이 없도록 제도적인 어떤 보완까지 가야 되는 그런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국정원이 ‘선거에 정부 여당이 SNS상에서 불리합니다’, 이런 보고서 자체를 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 박주민> 그것도 하면 안 되는데 아까 말씀드렸듯이 단순한 현안만 분석한 것이 아니라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무슨 대책까지.
◆ 박주민> 대책까지 다 내놓는데 그 대책 자체가 그냥 보기에도 좀 뭐라 그럴까요. 지나친 부분이 있는 거예요. 유명인을 파워아바타로 육성하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 광범위한 어떤 개입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이 사건 마무리뿐 아니라 국정원 내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팀 활동 다 끝내고 국정원 개혁으로까지 이어져야 하는 거겠죠?
◆ 박주민>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 과정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이 또 놓여 있다. 알겠습니다. 앞으로 2주, 검찰과 국정원 그 팀의 활동을 기대하면서 지켜보도록 하죠. 오늘 설명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주민> 감사합니다.
◇ 정관용>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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