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08474.html
1시간에 7명…40억짜리 썰렁한 ‘MB마을’ 10억 또 투자하겠다고?
등록 :2017-08-27 17:28 수정 :2017-08-27 22:11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어릴 적 살았던 포항 덕성리 덕실마을
관광객 2008년 48만명→2009년 18만명→2013년 8만명 뚝
포항시, 전시관 콘텐츠 설치 계획 발표… 사업 타당성 논란
시 관계자 "대통령 살았던 곳…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27일 오후 1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리 덕실마을 덕실관 안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아내 김윤옥 여사의 모형이 세워져 있다.
오랜 비 끝에 모처럼 화창한 27일 오후 1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리 덕실마을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승용차 53대와 버스 4대를 댈 수 있는 주차장에는 승용차 한 대뿐이었다. 주차장 건너편에 덕실생태공원이 보였다. 덕실생태공원으로 들어가자 북쪽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향집, 서쪽에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을 홍보하는 덕실관이 있었다. 포항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40억원을 들여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어릴적 잠시 살았던 이 마을에 덕실생태공원(1만1308㎡)을 꾸미고, 그 안에 2층 짜리 덕실관(411㎡)과 특산물전시판매장(223㎡)을 만들었다. 이 전 대통령의 고향집은 경주 이씨 문중에서 2011년 10월 복원해 포항시에 기증했다.
27일 오후 1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리 덕실마을에 있는 이 전 대통령 고향집 마당이 텅 비어 있다.
하지만 초가로 된 이 전 대통령의 고향집은 실제 이 전 대통령이 살았던 곳은 아니다. 덕실생태공원에서 나와 서쪽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 걷자 실제 이 전 대통령이 어릴 적 살았던 곳이 나왔다. 2005년 지어진 양옥집 입구에 ‘이명박 대통령 고향집터’라는 안내 글씨가 적혀 있다. 1941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이 전 대통령은 해방(1945년) 이후 한국에 와 이곳에서 잠깐 살았다. 경주 이씨 문중은 이 집을 매입하지 못해 이 전 대통령의 고향집을 근처 다른 곳에 복원했다.
덕실관 1층으로 들어가자 이 전 대통령과 아내 김윤옥씨의 모형이 세워져 있다. 벽에는 <신화는 없다>,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 <대통령의 시간> 등 이 전 대통령이 쓴 책들이 전시돼 있었다. 또 ‘2004년 7월 서울 대중교통 체계 전면 개편’, ‘2003년 7월 청계천 복원사업’ 등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이 적혀 있다. 한쪽에 설치된 대형 텔레비전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홍보 영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덕실관 2층에는 이 전 대통령의 홍보 영상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작은 영화관(42석)처럼 꾸며져 있었다. 날 맑은 휴일, 덕실생태공원에서 눈에 띈 사람은 한 시간 동안 단 7명에 불과했다.
27일 오후 1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리 덕실마을 덕실관 2층이 텅 비어있다.
그런데 포항시가 최근 10억원을 들여 덕실마을 전시관 콘텐츠 설치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덕실관 안을 새롭게 꾸미고 또다른 전시물을 새롭게 설치하는 한편 덕실생태공원에 조형물 등 야외전시물을 설치하는 등이 주요 내용이다. 관광객을 위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누리집을 만드는 계획도 들어 있다. 지난 5월 업체를 선정한 포항시는 올해 안에 모든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덕실마을엔 관광객이 별로 없어 사업 타당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포항시의 집계 자료를 보면, 덕실마을에는 2008년만 해도 48만여명이 찾았다. 하지만 2009년 방문객은 18만여명으로 뚝 떨어졌고, 2013년에는 8만여명까지 줄었다. 지난해에는 14만여명이 방문하기는 했지만 방문객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는 상황이다. 방문객 증가 추세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경남 봉하마을 생가는 지난해 방문객이 79만여명이었고, 감소 추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경북 구미 생가는 지난해 방문객이 38만여명이었다.
27일 오후 1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리 덕실마을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포항에 사는 박창호 정의당 경북도당 위원장은 “이제는 포항 사람들도 이 전 대통령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관광객이 오지도 않는데 계속 이 전 대통령 생가에 이런 돈을 들여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최근 국정원 댓글 사건 등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문제가 끊임없이 터져나오는데 이런 시기에 이런 사업을 벌이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에 유적지가 많은 것도 아니고 공업도시 이미지도 강해 요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둘레길도 만드는 등 애쓰고 있다. 이 전 대통령 고향집도 그 중 하나로, 어쨌든 역대 대통령이 살았던 곳인데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니겠냐. 방문객도 최근 조금씩 늘고 있고 한해 유지관리비도 6000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최대한 검소하게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포항/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1시간에 7명…40억짜리 썰렁한 ‘MB마을’ 10억 또 투자하겠다고?
등록 :2017-08-27 17:28 수정 :2017-08-27 22:11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어릴 적 살았던 포항 덕성리 덕실마을
관광객 2008년 48만명→2009년 18만명→2013년 8만명 뚝
포항시, 전시관 콘텐츠 설치 계획 발표… 사업 타당성 논란
시 관계자 "대통령 살았던 곳…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27일 오후 1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리 덕실마을 덕실관 안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아내 김윤옥 여사의 모형이 세워져 있다.
오랜 비 끝에 모처럼 화창한 27일 오후 1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리 덕실마을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승용차 53대와 버스 4대를 댈 수 있는 주차장에는 승용차 한 대뿐이었다. 주차장 건너편에 덕실생태공원이 보였다. 덕실생태공원으로 들어가자 북쪽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향집, 서쪽에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을 홍보하는 덕실관이 있었다. 포항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40억원을 들여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어릴적 잠시 살았던 이 마을에 덕실생태공원(1만1308㎡)을 꾸미고, 그 안에 2층 짜리 덕실관(411㎡)과 특산물전시판매장(223㎡)을 만들었다. 이 전 대통령의 고향집은 경주 이씨 문중에서 2011년 10월 복원해 포항시에 기증했다.
27일 오후 1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리 덕실마을에 있는 이 전 대통령 고향집 마당이 텅 비어 있다.
하지만 초가로 된 이 전 대통령의 고향집은 실제 이 전 대통령이 살았던 곳은 아니다. 덕실생태공원에서 나와 서쪽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 걷자 실제 이 전 대통령이 어릴 적 살았던 곳이 나왔다. 2005년 지어진 양옥집 입구에 ‘이명박 대통령 고향집터’라는 안내 글씨가 적혀 있다. 1941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이 전 대통령은 해방(1945년) 이후 한국에 와 이곳에서 잠깐 살았다. 경주 이씨 문중은 이 집을 매입하지 못해 이 전 대통령의 고향집을 근처 다른 곳에 복원했다.
덕실관 1층으로 들어가자 이 전 대통령과 아내 김윤옥씨의 모형이 세워져 있다. 벽에는 <신화는 없다>,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 <대통령의 시간> 등 이 전 대통령이 쓴 책들이 전시돼 있었다. 또 ‘2004년 7월 서울 대중교통 체계 전면 개편’, ‘2003년 7월 청계천 복원사업’ 등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이 적혀 있다. 한쪽에 설치된 대형 텔레비전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홍보 영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덕실관 2층에는 이 전 대통령의 홍보 영상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작은 영화관(42석)처럼 꾸며져 있었다. 날 맑은 휴일, 덕실생태공원에서 눈에 띈 사람은 한 시간 동안 단 7명에 불과했다.
27일 오후 1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리 덕실마을 덕실관 2층이 텅 비어있다.
그런데 포항시가 최근 10억원을 들여 덕실마을 전시관 콘텐츠 설치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덕실관 안을 새롭게 꾸미고 또다른 전시물을 새롭게 설치하는 한편 덕실생태공원에 조형물 등 야외전시물을 설치하는 등이 주요 내용이다. 관광객을 위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누리집을 만드는 계획도 들어 있다. 지난 5월 업체를 선정한 포항시는 올해 안에 모든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덕실마을엔 관광객이 별로 없어 사업 타당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포항시의 집계 자료를 보면, 덕실마을에는 2008년만 해도 48만여명이 찾았다. 하지만 2009년 방문객은 18만여명으로 뚝 떨어졌고, 2013년에는 8만여명까지 줄었다. 지난해에는 14만여명이 방문하기는 했지만 방문객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는 상황이다. 방문객 증가 추세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경남 봉하마을 생가는 지난해 방문객이 79만여명이었고, 감소 추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경북 구미 생가는 지난해 방문객이 38만여명이었다.
27일 오후 1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리 덕실마을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포항에 사는 박창호 정의당 경북도당 위원장은 “이제는 포항 사람들도 이 전 대통령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관광객이 오지도 않는데 계속 이 전 대통령 생가에 이런 돈을 들여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최근 국정원 댓글 사건 등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문제가 끊임없이 터져나오는데 이런 시기에 이런 사업을 벌이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에 유적지가 많은 것도 아니고 공업도시 이미지도 강해 요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둘레길도 만드는 등 애쓰고 있다. 이 전 대통령 고향집도 그 중 하나로, 어쨌든 역대 대통령이 살았던 곳인데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니겠냐. 방문객도 최근 조금씩 늘고 있고 한해 유지관리비도 6000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최대한 검소하게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포항/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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