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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가을 고구려답사 9월30일 안내 (1) : 석대자산성
2017년 7월 30일 김용만
2017년 가을 고구려-발해 유적 답사 예비 기행문
지난 5월말 ~6월 초에 카페와 밴드에 올렸던 글들을 수정 보완해서 글을 올립니다.
일자별, 유적지별로 연재해서 올리겠습니다.
여행 첫날은 언제나 긴장이 됩니다. 다른 것을 몰라도 여권은 꼭 확인해야겠지요. 8시 5분 인천공항을 이륙하여, 8시 55분 심양공항에 도착하는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새벽부터 서둘러야 합니다. 1시간 50분 비행(중국은 우리와 1시간 시차)을 마치고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수속을 하고 가이드 미팅을 하고, 서둘러 버스에 탑승합니다. 심양공항을 떠나 약 1시간 정도 버스로 달려 처음 답사할 곳은 심양 동북쪽에 위치한 석대자산성입니다. 가급적 현지 시간 11시 이전에 도착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부디 교통체증이 없기를 바라며. 첫날은 3곳을 답사하기 때문에, 무척 바쁜 날입니다.
틈틈이 버스 안에서 잠을 청해야 하지만, 공항에서 석대자산성으로 갈 때 이용하게 될 심양외곽순환 도로는 주변의 넓은 요동평야라서, 구경하다 보면 쉽게 잠을 청하기 어려울 지도 모릅니다.
석대자산성은 기반산저수지 곁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 저수지는 1974년 요하의 지류인 포하(浦河)에 댐을 만들면서 생긴 저수지입니다. 호수는 남북 너비만 1.5㎞, 수면넓이가 5㎢로 매우 넓습니다. 호수 주변은 관광지로 개발되어 있습니다. 산성 반대편에 보이는 성벽과 누각은 관동영화TV 타운(영화, TV 세트장)으로 인기 있는 관광지라고 합니다. 석대자산성 역시 기반산풍경구라는 큰 관광지의 일부에 속합니다. 석대자산성은 1980년대초에 발견되었고, 1990년, 91년, 97년, 98년에 발굴을 한 후, 98년에 대대적인 복원공사를 시행했습니다. 그래서 특히 남문 쪽은 복원한 흔적이 너무나 역력합니다. 96년에는 기반산저수지 순환도로 공사를 하다가, 동문 쪽에 적대 등이 훼손되었다고도 합니다. 또 석대자산성 주변 마을은 댐 공사로 수몰되었습니다. 따라서 석대자산성은 고구려 당시와는 주변 환경이 크게 달라져 있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석대자산성 위치도
석대자산성은 성벽 길이가 1,384m로 큰 성이 아닙니다. 동북쪽 30㎞ 떨어진 철령의 청룡산산성, 최진보산성, 동남쪽으로 19㎞ 떨어진 곳에 위치한 무순의 고이산성은 둘레 5㎞에 달하는 거대한 산성들입니다. 특히 고이산성은 고구려 요동방어망의 핵심성인 신성으로, 지방장관인 욕살이 주둔한 성으로 추정됩니다. 심양시내 중심지로부터 25㎞나 떨어져 있는 석대자산성은 무순 고이산성과 관련성 때문에 주목받고 있습니다. 심양 동남부 진상둔진에 위치한 탑산산성(심양공항 남쪽)은 둘레 1,300㎞인 성으로 기록에 나타난 개모성으로 추정됩니다. 석대자산성은 고이산성을 호위하는 성으로 중간급 무관인 처려근지가 지휘한 성입니다. 석대자산성 북쪽 약 4㎞ 지점인 심양시 심북신구 동루자촌에 위치한 동루자산성은 둘레 160m의 작은 성입니다. 이 성에서 북쪽으로 1.3㎞ 지점인 철영자촌에 위치한 영반산산성 역시 둘레 420m인 작은 성입니다. 이 성들은 석대자산성의 외부방어 위성, 또는 전방 초소로 하급 무관인 루초나 가나달이 지휘하는 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석대자산성 평면도
석대자산성은 기록에 등장하는 금산성 또는 창암성으로 비정하지만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두 개의 성보다는 645년 4월 1일 당군이 요하를 건너 처음 마주한 현토성이나, 연개소문의 명으로 개모성을 도운 가시성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신성보다 요하에 가까운 성인만큼, 수, 당을 비롯해 여러 적들과 잦은 전쟁을 치룬 성이라고 생각됩니다. 석대자산성은 포하를 거슬러 고구려 내지로 진격하려는 적을 막거나, 고이산성을 외곽에서 보호하며 요동 중부 지역 통치 임무를 맡은 중요한 성이라고 생각됩니다.
성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한 성답게 방어용 시설인 치가 10개(서북 6, 남벽 3, 동벽1)가 설치된 성입니다. 성의 서북쪽은 적이 주로 침공해오는 방향이며, 동쪽은 포하 주변에 절벽으로 방어가 쉽습니다. 반면 동문을 중심으로 넓은 계곡과 평지가 있어, 이 주변에 저수지와 집터, 배수로 등이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남서쪽이 가장 고지인데, 이곳에 내성이 있고 점장대가 있습니다. 치는 3가지 형태로 구분되는데 특히 기초부와 치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 6개의 치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큽니다. 기초부분이 따로 없는 4개의 치는 크기가 적은 편입니다. 성문은 동서남북 4개가 있고, 성벽은 현재 약 4.2m 정도 남아있으며, 안팎으로 들여쌓기를 했습니다. 이곳에서는 항아리, 대야, 칼, 갑옷 등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으며, 청동기 시대 유물도 출토된 바 있습니다.
석대자산성은 한때 한국인의 답사를 금지했던 곳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답사할 때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1999년 이곳을 답사하다가, 인생의 큰 인연을 만난 추억이 있습니다. 기반산저수지를 바라보면서 고구려 성의 견고함과 아름다움을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성을 둘러보는 시간은 1시간 반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성 전체를 다 둘러보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남벽과 서북벽과 저수지와 점장대 등 주요 부분을 둘러보기에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은 성이지만, 고구려 성이 이렇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답사가 될 것입니다. 12시반경 답사를 마치고 1시 30분 경 무순에서 점심식사를 할 예정입니다. (비행기 안에서 넉넉히 식사를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래 사진 2번째는 영화촬영소이며, 3, 4번째는 [북방지역 고구려 발해 유적 지도집]. 2014년. 에서 스캔 한 사진입니다.
영화촬영소
출처 : 북방지역 고구려 발해 유적 지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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