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814769.html?_fr=mt2


1억3천만광년밖 ‘중성자별 충돌’ 첫 관측

등록 :2017-10-16 23:59 수정 :2017-10-17 09:41


8월 중력파·강력한 에너지 포착뒤 세계 천문대 70여곳 보름간 추적, 태양보다 무거운 두 별 충돌 밝혀 

감마·엑스선 등 전자기파도 포착 “‘다중신호 천문학’의 탄생 알렸다” 한국은 가시광선 관측에 큰 역할



지난 8월17일 밤 9시41분(한국시각) 미국과 유럽의 지상 중력파 검출 시설에 한 짧은 중력파가 처음 포착됐다. 이어 2초 뒤 엄청난 에너지 분출을 알리는 감마선 신호가 역시 짧게 우주망원경에 잡혔다. 이 엄청난 에너지의 정체는 무엇일까?


중력파 신호(GW170817) 검출 소식이 즉시 연구자네트워크를 통해 전해지자, 세계 45개 나라의 3500여 과학자들이 분주해졌다. ‘중력파 검출’ 업적으로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라이고(LIGO)를 비롯해 중력파 검출 시설 3곳, 그리고 지상의 전자기파 천문관측소 70여곳과 우주망원경 7대가 관측 협력과 경쟁에 나섰다.


보름 동안 얻은 관측 데이터에서 확인한 결과는 약 1억3000만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일어난 두 중성자별의 충돌 사건이었다. 하나의 천체 현상을 추적하며 중력파를 포함해 세계의 천문학 관측 시설들이 성공적인 협력을 해낸 것도, 이를 통해 중성자별 충돌 과정 내내 지켜본 것도 처음이었다.


중성자별은 거대한 별이 초신성 붕괴 이후에 거의 중성자로만 이뤄져 남은 고집적의 작고 무거운 천체를 가리킨다. 이번 관측에선 1억3000만 광년 떨어진 은하(NGC 4993)에서 태양 질량의 1.17~1.60배인 중성자별 2개가 서로 중력에 이끌리다 빠르게 충돌하면서 남겼을 중력파와 전자기파(감마선, 엑스선, 가시광선)가 포착됐다.


한국 연구진의 임명신 서울대 교수(초기우주천체연구단장)는 16일 기자설명회에서 “국내 연구진 38명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중력파와 전자기파 관측을 동시에 수행해 중성자별의 충돌 과정을 관측하고 그 물리적 특성을 규명하는 데 처음 성공했다”고 밝혔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을 이끄는 이형목 서울대 교수는 “중력파는 물론이고 감마선, 엑스선, 가시광선 등 전자기파로 동시에 중성자별 충돌 현상을 단숨에 규명한 것은 ‘다중신호 천문학’의 탄생을 알리는 성과”라며 “앞으로 우주론, 밀집천체 등 여러 분야에서 획기적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 연구진은 중력파 검출 협력연구에 참여해왔으며, 특히 이번 관측에선 가시광선 분야에서 큰 역할을 했다. 지난 8월17일 중력파 검출 소식이 알려진 직후 연구자들은 중력파가 날아왔을 하늘 영역에서 발원지를 지목하고 그 신호의 변화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선 임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과 한국천문연구원이 이상각 망원경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칠레 등지에 있는 천문연 망원경 시설(KMTNet)을 이용해 24시간 릴레이 관측을 계속했다. 성균관대 연구진은 따로 멕시코와 남극에 있는 천문 시설에서 관측했다. 한국 연구진은 중성자별들이 충돌할 때 생기는 독특한 에너지와 밝기의 변화인 ‘킬로노바’ 현상을 새롭게 밝히는 데 주로 기여했다.


이번 관측 결과는 <네이처> 16일치에 2편의 논문으로 발표됐으며 <피지컬 리뷰 레터스> 등에 또 다른 5편이 실렸다.


오철우 선임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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