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18887.html?_fr=mt2
[영상] “광주 시민군 3명 사살해 암매장” 전직 소령 첫고백
등록 :2017-11-14 07:00 수정 :2017-11-14 10:11
5·18 당시 3공수여단 11대대 지휘관 신순용씨
“교도소 안 22~25명 야전삽으로 매장도 목격”
1980년 5월 당시 제3공수특전여단 11대대 신순용 전 소령이 13일 전북 진안군의 한 마을에서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과 관련된 기억을 이야기한 뒤 상념에 잠겨 있다. 정대하 기자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공수특전여단 소속 지휘관이 옛 광주교도소 앞에서 시민군 3명을 사살해 직접 암매장했다고 고백했다. 이 지휘관은 광주교도소 안 2곳에서 22~25구의 주검을 매장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5·18 암매장과 관련해 당시 작전에 참가했던 공수부대 지휘관이 공개적으로 증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18 당시 3공수여단 11대대 소속 지역대장 신순용(69) 전 소령은 13일 전북 진안군의 한 마을에서 <한겨레> 기자와 만나 “80년 5월22일 오후 1시께 (북구 각화동) 광주교도소 정문으로 접근하는 시위대 차량(1톤)에 일제사격을 해 3명을 사살한 뒤 교도소 앞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사망자 신원과 관련해 “20대로 보이는 이가 2명이었고 나머지 1명은 17살 전후의 고교생 정도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가 암매장 장소로 지목한 야산은 현재 각화동 농산물도매시장으로 바뀌었다. 그는 “당시 묘지가 1~2곳 보이는 소나무숲의 비탈진 곳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1980년 5월27일 서만오(55년생)·최열락(53년생)·신원미상 1명 등 3명이 암매장됐다가 발견된 곳도 옛 광주교도소 앞 야산이었다. 서씨 등은 그해 5월21일 공수부대원에게 총을 맞고 사망한 뒤 군인들에 의해 암매장됐다가 가족들이 주검을 찾아냈다. 당시 서씨 가족들은 “주변에 시신 5~6구가 더 있었는데, 며칠 뒤 다시 가보니 발굴 전 상태로 깨끗하게 정리돼 있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신순용씨가 지목한 장소가 서씨 등 3명의 암매장 장소와 일치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는 암매장 당시 순간도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부하 서너명을 데리고 차량에서 주검을 꺼낸 뒤 교도소 정문에서 100여m 떨어진 도로 맞은편 야산에 야전용 삽으로 깊이 100~120㎝ 정도 구덩이를 판 뒤 가마니 등을 덮지 않고 그냥 묻었다”고 고백했다. 암매장 지점에 특별한 표시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와 함께 그는 당시 광주교도소 안에서 2건의 암매장을 통해 22~25구의 주검이 묻히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밝혀 주목된다. 그는 “3공수특전여단 15대대 부대원들이 광주~담양 호남고속도로와 인접한 교도소 남쪽 담장 인근에 구덩이를 파고 시신 2~3구씩 12~15구를 묻었다”고 말했다. 이 지점은 80년 5월31일 고규석(당시 37)씨 등 광주교도소 안에서 8구의 주검이 발견된 장소와 인접해 있지만, 또 다른 암매장 장소로 추정된다. 신순용씨는 “북쪽 담장 인근에 10구를 묻는 것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이 장소는 김아무개 전 소령이 1995년 검찰 수사 당시 12구의 주검을 암매장했다고 진술한 장소와 겹칠 가능성도 있다.
신씨는 당시 광주교도소와 인접한 호남고속도로 쪽으로 질주하던 시위대에 대한 총격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위대가 고속도로에 트럭을 타고 나타날 때마다 차량을 못 나가게 하려고 사살했다”며 “시위대가 수습해 가지 못한 주검들을 교도소 안으로 가지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마음이 답답했다. 암매장은 비밀사항이었다. 자동적으로 입 다물고 있었다. 잘못하면 보안대에서 조사하고 하니까 말도 못하고…”라며 “(신군부가) 계속해서 거짓말하는 것을 보고 진실을 말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현재 5·18기념재단은 북쪽 담장 4개 구덩이를 팠으나 유해 흔적을 발견하지 못해 앞으로 위쪽으로 발굴 구역을 확장하고, 또 다른 공수부대원이 암매장 장소로 지목한 교도소 남쪽 담장 쪽도 추가로 암매장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진안/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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