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19358.html?_fr=mt2


“대피하려는데 선생님 꾸중” 일부 교육 현장 ‘안전 불감증’ 여전

등록 :2017-11-16 15:19 수정 :2017-11-16 15:39


웅성웅성 하다 아무일 없듯 수업 재개 

재난 문자 받은 학생들만 개별적 대피

교육부 “재난 대응 지침 따르도록 공문 발송” 


16일 오전 전날 지진으로 피해를 본 경북 포항시 한동대 건물 주변에 무너진 벽돌이 널브러져 있다. 포항/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16일 오전 전날 지진으로 피해를 본 경북 포항시 한동대 건물 주변에 무너진 벽돌이 널브러져 있다. 포항/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포항 지진 피해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교육 현장에선 아직 경각심이 모자라 보인다. 지난해 규모 5.8에 이르는 경주 지진을 겪은 뒤, ‘재난 대응 매뉴얼’을 개정해 일선 학교에 배포했지만 학생들은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교직원으로 근무하는 최아무개씨(26)씨는 “방과 후 수업을 듣는 학생들만 남아 있었는데 학교에선 따로 대피 방송을 하지 않았다”며 “지난달에 전학년 재난대피 훈련을 받았는데 막상 지진에 맞닥뜨렸을 땐 마치 지진이 난 줄도 모르는 것처럼 조용했다”고 말했다. 서울대에 재학중인 이아무개(24)씨도 학교 쪽의 무대응에 대해 안이한 대처라고 비판했다. 이씨는 “지진 당시 학교 도서관에 있었는데, 재난 방송이나 사이렌이 울리지 않아서, 재난 문자 받은 학생들이 알아서 밖으로 도망쳤다 “며 “학교 쪽에서 교직원들을 동원해 대피하도록 안내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건국대학교에 재학중인 강아무개(22)씨는 “3층서 수업중이었는데 갑자기 사이렌 울렸다. 왜 울리나 싶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재난 문자가 왔다”며 “책상이 흔들려 조금 웅성거리긴 했지만 5분 뒤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수업이 다시 진행됐다. 아마 다시 사이렌이 울려도 왜 울리는지 모를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대피시키지 않거나, 대피하려는 학생들을 오히려 소란스럽다며 꾸짖는 경우가 있었다는 글들도 잇따라 올라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강화한 재난 대응 지침에 따르면, 일선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피시켜야 했다”며 “일부 학교에서 매뉴얼을 안 지킨 모양인데 매뉴얼따라 움직일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다시 한번 보냈다”고 밝혔다.


장수경 최민영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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