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5581
“언론이 열심히 일하는 간호사 힘 빠지게 하고 있다”
포항의료원 집단 사직… 이미 연초 사직 의사 밝힌 인원이 대부분인데 코로나 프레임에 갇혀
열악한 환경 개선 목소리 키워야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이메일 바로가기승인 2020.03.02 17:24
전담병원 간호사인데… “코로나19병동 못간다” 집단 무단결근(3월 1일 국민일보)
“코로나 걸리기 싫어” 집단 사표 낸 간호사들(3월 1일 국민일보)
환자 돌보던 의사 졸도… 간호사 "사명감만으론 못버텨"(3월 2일 조선일보)
지쳐가는 TK 간호사들… “더는 못 버텨” 집단 사표도(3월 2일 한국일보)
여러 언론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포항의료원에서 극한 업무 탓에 간호사들이 집단 사직을 했다고 보도했다. 언론 보도 중에는 간호사들이 코로나 감염에 걸리기 싫어 본분을 내팽개쳤다는 취지의 내용도 있었다.
포항의료원은 지난달 19일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 확진자 140여명이 입원해 있다. 포항의료원 의료진은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장례식장에서 생활하며 최전선에서 치료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 탓에 의료진의 고통이 가중되는 현실이다.
하지만 집단사직 이유가 곧 ‘코로나에 걸리기 싫어서’라던지 ‘코로나 치료 현장이 힘들어 무단결근했다’라는 등의 이야기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언론은 포항의료원 간호사 16명이 지난달 26일과 29일 사이 사직했다는 ‘팩트’를 보도했지만 원래 2월말 사직 의사를 밝힌 간호사가 대부분이었다는 또다른 ‘팩트’는 전하지 않았다.
포항의료원 김경례 기획조정실장이 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한 말이다.
“일부 언론에서 코로나 때문에 무단결근을 했다더니 집단 사직했다는 건 사실 무근이다. 미리 사직이 예정됐던 사람이 대부분이다. 16명 중 5명 정도가 육아 문제 등으로 최근 사직 사유를 밝혔고 나머지는 원래 사직하려고 했던 인원이다. 코로나 확산 전 연초 간호공무원 시험 준비하던지, 타의료원 이직, 결혼 등으로 사직 의사를 밝혔다. 이들 중엔 기존 유지해야 되는 간호사 인원 전력을 고려해 2월말 퇴직하려고 하다가 3월 중순까지 늦춘 인원도 있다. 원래 1~2월은 퇴직 문제가 있다. 보건복지부의 간호사 면허증 발급이 2월 중순 이뤄진다. 이 때 간호사 인력이 수급되는 걸 잘 아는 기존 산호사들이 퇴직 사유가 발생하면 이 때 한다. 포항의료원은 3월초 신규 간호사 인력도 대거(15명) 들어오기로 한 계획도 가지고 있었다.”
김경례 기획조정실장은 “코로나 때문에 본분을 지키지 않았다는 식의 보도는 열심히 일하는 간호사들 힘을 빼는 이야기”라며 “간호사도 사람이다. 내면에 불안한 심리도 있다. 그럼에도 원래 퇴직하려던 인원 중엔 수급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3월 중순으로 퇴직을 늦춘 간호사도 있다는 걸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원래부터 1~2월 중 간호사들의 사직이 예정돼 있었는데 의료원의 어려운 사정을 아는 간호사들이 신규 간호사가 투입되는 3월을 기다리기 위해 2.28일까지 기다려준 것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여준성 보좌관은 “포항의료원에서는 현장에서 안 그래도 함든 간호사분들이 해당 기사로 더 힘들어 한다고 안타까워 하셨다”고 전했다.
▲ 포항의료원 홈페이지.
의료원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포항의료원분회는 2일 성명을 통해 “한 달 전부터 포항의료원의 간호사들은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장례식장에서 생활하면서 일하고 있다. 별도 숙소를 배정받기도 전에 현장에 투입돼 일부 간호사는 자비로 의료원 앞 원룸을 얻어 생활하는 지경이다. 혹여나 가족들을 감염시키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이 악물고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그런 이들에게 포항의료원과 경북도는 무엇을 해주었는가. 간호사들이 집단사직을 선택하기까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라며 “희생정신과 직업윤리로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치료와 간호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의료원과 관계부처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포항의료원 분회 관계자는 “국민일보 등에서 코로나 걸리기 싫어서 무단결근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원래 1~2월 중 사직 의사를 밝힌 간호사들이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며 “평소 의료원 내 제대로된 노동 여건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아서 감당하기 어려워서 그만두고 싶다는 조합원 의견이 많았다. 이번 때문(코로나)만을 이유로 사직을 한 게 아니다. 우리 성명은 코로나로 인해 (의료진)환경이 더욱 열악해지면 이 상태로는 견디기 힘드니 환경을 개선시켜야 한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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