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50785.html


“이명박가카! 만쉐이!” “종북좌빨 때려잡기” 기무사 댓글공작 천태만상

등록 :2018-06-26 23:09 수정 :2018-06-26 23:24


배득식 전 사령관 공소장 보니

홍보기획관실, 기무사에

‘온라인상 좌익 사찰’ 요구

야권 비방·MB 찬양 ‘댓글공작’


국군기무사령부. <한겨레> 자료사진

국군기무사령부. <한겨레> 자료사진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부터 댓글 공작 조직인 ‘스파르타’를 만들어 여권 인사 지지와 야권 인사 비방 등의 공작을 벌인 국군기무사령부의 행태가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최근 기무사의 국정홍보 댓글 공작에 이명박 정부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도 확인했다.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


26일 <한겨레>가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배득식(65·구속기소) 전 기무사령관의 공소장과 범죄일람표를 보면,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당시 청와대 대통령실 산하 홍보기획관실은 ‘온라인상 좌익활동 내역 사찰’을 기무사에 요구했다. 이에 기무사는 2009년 1월 기무사 부대원 300명을 투입해 댓글 공작 조직 ‘스파르타’를 만들었다. ‘스파르타’는 배 전 사령관이 재직한 2010년 4월부터 3년간 여권 지지 및 야권 비방 트위터 글을 2만756차례 올렸는데, 특히 2011년 10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와 2012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집중적으로 댓글을 쏟아냈다. 선거 주요 이슈였던 무상급식이나 반값등록금은 물론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시민연대 활동인 희망버스 등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마다 여론 조작용 트위터 글을 많게는 수백 차례씩 리트위트했다.


기무사는 욕설까지 써가며 문재인·박원순·곽노현·한명숙·정동영 등 야권 인사에 대한 비방 총력전을 펴기도 했다.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선거 후보자가 이사장을 지낸 ‘아름다운재단’ 활동을 ‘종북좌파’로 규정했다. 또 “대운하는 민주당이 정신을 잃어버린 3대 미망중 하나”, “주변 100여명 사찰한 노무현 도청왕”, “노무현 정권 시절 386 주사파로 점령된 청와대” 등 근거 없는 의혹이나 ‘빨갱이’, ‘좌빨’ 등의 색깔론을 부지런히 퍼 날랐다. 이외수 작가의 강원도 자택 관련 뉴스에는 “여기에는 부엉이 바위 번지점프대는 없나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여권 인사나 이명박 정부에 대한 낯뜨거운 ‘찬양’도 등장한다. 이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특검법 수용,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 등을 다룬 기사를 언급한 뒤, “이명박가카! 만쉐이!”, “항상 뭔가 남다른 데가 있어, 그러니까 대통령이 됐겠지” 등 글을 올렸다. 국가정보원 직원이 만든 것으로 드러난 ‘오빤 MB 스타일’이라는 동영상을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검찰은 군을 동원한 댓글 공작의 지시와 승인이 ‘투트랙’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배득식 사령관이 직접 하금열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게 활동 내역을 대면 보고하거나, 뉴미디어비서관실 등을 통해 국정홍보 사항을 ‘하달’받는 방식 두 가지다. 검찰은 최근 김철균 당시 뉴미디어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윗선’ 개입 정황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BH(청와대)가 흡족해하신다더라” 등 청와대 승인 정황을 보여주는 기무사 문건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소은 김양진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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