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63199


내년에 남북 공동으로 안중근 유해발굴사업 추진한다

문재인 대통령, 독립유공자와 유족 초청 오찬에서 언급

18.08.14 13:59 l 최종 업데이트 18.08.14 14:16 l 구영식(ysku)


문재인 정부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내년에 북한과 함께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사업을 벌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독립유공자와 유족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내년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정부는 북한과 공동사업으로 안중근 의사의 유해발굴사업을 추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1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여순감옥으로 이감됐다가 다음해(1910년) 3월 26일 감옥에서 순국했다. 하지만 일본이 안중근 의사의 시신 인도를 거부하고, 결국 안중근 의사의 시신을 여순감옥 내에 불법으로 매장했다.


일본 정부가 지금까지 안중근 의사 매장과 관련된 정보나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안중근 의사의 정확한 매장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은 일본과 중국, 남북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어서 내년에 진행될 남북공동 유해발굴사업 결과가 주목된다. 안중근 의사는 현재 효창공원내 삼의사 묘역에 유해가 없는 묘역으로 조성돼 있다. 


"독립운동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외침이었다"


문 대통령 "독립우공자와 유족들께"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문 대통령 "독립우공자와 유족들께"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초청오찬에서 "독립운동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힘이자 정신이다"라며 "선열들의 독립운동은 민족의 자존을 세우는 일이었고,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외침이었다"라고 독립운동의 의미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민족의 독립과 애국이라는 대의 앞에 신분과 지위, 성별의 구분이 없었다"라며 13도 연합의병부대를 이끈 왕산 허위 선생, 여성독립운동가 202명, 독립만세를 외친 배화여고생들, 6.10만세운동을 주도한 중앙고보 이선호 선생 등을 예로 들었다.


항일운동 명문가인 왕선 허위 선생은 1904년 한일의정서가 체결되자 오늘날 대법원장에 해당하는 직책인 평리원 서리재판장의 신분으로 전국에 배일통문을 돌렸다. 이후에는 13도 연합의병부대를 이끌었고, 서대문형무소(당시 경성감옥)에서 처음으로 순국한 독립운동가('1호 사형수')가 되었다.  안중근 의사는 그를 "관계(官界) 제일의 충신"이라고 높이 평가한 인물이다.


이날 초청오찬에는 허위 선생의 현손녀(손자의 손녀)인 키가이 소피아가 참석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그는 올 광복절을 계기로 한국 국적을 회복해 현재 안산에 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시절 사마르칸트 외국어대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전공했다.


허위 선생의 장남인 허형(혹은 허학) 선생도 국내는 물론이고 만주 등에서 독립운동을 벌였다. 1991년 건국훈장 4등급을 수여받았다. 하지만 허위 선생의 맏손녀이자 허형 선생의 맏딸이었던 허로자씨는 지난 2008년 11월에서야 정부로부터 독립유공보상금을 받았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정부는 여성독립운동가 202명을 새로 발굴하고, 그 가운데 26명에 대해 서훈과 포상을 결정했다"라며 "그 중에서도 1919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대한국민회 부인향촌회를 조직해 조국 독립에 기여한 최복길, 김경신, 김화자, 옥순영, 이관옥 선생에게는 건국훈장이 추서되었고, 이번 광복절 포상 중 주요인물로 선정되었다"라고 전했다.


대한국민회 부인향촌회는 1919년 10월 9일 평안남도 순천에서 상해임시정부를 지원할 목적으로 조직된 여성독립운동단체다. 예수교 전도사였던 윤찬복(회장), 최복길 등 예수교의 장년 부인들이 중심이 돼 조직됐다. 14명의 회원이 활동한 부인향촌회는 회비 4원 가운데 3원을 군자금으로 책정해 상해임시정부에 보냈다. 1921년 2월 이러한 활동이 일본 경찰에 발각돼 회원들 모두가 검거됐다.


문 대통령은 "3.1운동 1주년을 기리며 기숙사 뒷산과 교정에서 일제 독립만세를 외친 당시 배화여고 학생 여섯 명에게도 대통령 표창을 드리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98년 만에 배화여고생 6명의 독립운동이 정부로부터 공식 인정받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1926년 6.10만세운동을 주도한 중앙고보 이선호 선생은 그해 11월 경성지방법원 공판에서 '자유를 절규하면서 자유가 생긴다는 결심으로 거사에 임하였다'고 거침없이 진술했다"라며 "그로부터 3년 뒤 광주에서 시작된 항일투쟁은 목포, 나주, 서울을 비롯해 전국을 확대되었고 항일민족운동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라고 평가했다.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유언'을 지키는 방안


태극기 앞에 선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뒤의 태극기는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

▲ 태극기 앞에 선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뒤의 태극기는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 ⓒ 연합뉴스


이어 문 대통령이 언급한 독립운동가는 안중근 의사였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 안중근 의사의 후손 두 분도 함께하고 계시다"라며 "108년 전 사형을 앞둔 안중근 의사는 빌렘 신부와 마지막 면회에서 한국의 독립운동이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를 되찾으려는 전인류적인 활동임을 밝혔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순감옥에서 저술한 '동양평화론'에서는 동양평화를 위한 일본의 역할을 강조했고, 한중일이 공동으로 은행과 군대를 창설하자는 시대를 앞선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라며 "자유와 평화를 향한 안중근 의사의 위대한 정신과 발자취는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양평화론>은 안중근 의사가 사형을 선고받은 뒤 여순감옥에서 '동양평화 실현'을 주제로 쓰기 시작한 논책이다. 서-전감-현상-복선-문답의 5장으로 구성할 계획이었지만 일본이 논책이 완성될 때까지 사형집행을 수개월 연기해주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1910년 3월 26일 사형을 집행하면서 미완성 논책으로 남았다. 이 논책에는 한ㆍ중ㆍ일 동양평화회의 상설, 동북아 3국 공동은행 설립, 동북아 3국 공동평화군 창설 등의 구상이 담겨 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일본 미야기현에는 여순감옥의 간수 고 지바 도시치가 모신 안중근 의사 영정이 있고, 동양평화론을 연구하는 일본학자들도 있다"라며 "중국 하얼빈에도 안중근 의사의 기념관과 동상이 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여태까지 안 의사의 유해조차 찾지 못했다"라며 "김구 선생이 효창공원에 마련한 가묘는 여전히 비어 있다, '해방이 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 달라'는 안 의사의 마지막 유언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안중근 의사는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다오"라는 유언을 남겼다.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유언'을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문 대통령이 내놓은 것은 남북 공동 유해발굴사업이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내년에 북한과 공동사업으로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사업을 추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초청오찬에는 안중근 의사의 증손자와 외증손자인 안도용(미국 명 토니 안)씨와 이명철씨가 참석했다. 안도용씨는 미국 최대 통신업체인 AT&A에 근무하고 있다.


"제대로 된 보훈은 기억하고 보답하는 것으로 완성된다"



▲ 특별기념촬영하는 문 대통령과 독립운동가 후손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서 참석한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특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앞줄 왼쪽부터 안중근의 증손 토니안 씨, 김규식의 손녀 김수옥 씨, 박은식의 손자 박유철 씨, 이회영의 손자 이종광 씨, 이상룡의 증손자 이항증 씨.윗줄 왼쪽부터 허위의 현손 소피아 씨. 안중근의 외증손 이명철 씨, 최재형의 증손 쇼르코프 알렉산드로 올레고비치 씨, 문 대통령, 김 여사, 이회영의 손자 이종찬 씨, 이동휘의 증손 황 엘레나 씨, 피우진 보훈처장 ⓒ 연합뉴스


또한 문 대통령은 "저는 보훈이야말로 강한 국가를 만드는 뿌리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나라를 위한 헌신에 예우를 다하는 것은 국가의 마땅한 도리이자 미래를 위한 최고의 투자다"라며 "독립운동가 가문의 현재 삶의 모습이야말로 다음세대에게 애국의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보훈정책'은 '제대로 된 보훈'과 '따뜻한 보훈'이었다. 먼저 문 대통령은 "경제적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제대로 된 보훈'의 시작이다"라며 "약속드린 대로 올해부터 애국지사에게 드리는 특별예우금을 50% 인상했다, 독립운동가의 3대까지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1만7천여 명에게 지원금을 드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 후손의 곁을 지키고 보살피는 '따뜻한 보훈'도 시작되었다"라며 "올해부터 독립유공자 자녀와 손자녀의 자택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보훈복지서비스를 실시하고 있고, 해외에 사시다 국내로 영주 귀국한 모든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는 주택을 지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여러분의 몸과 마음의 건강도 중요하게 챙길 것이다"라며 "이번 달에 인천보훈병원과 보훈의학연구소가 개원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대로 된 보훈은 나라를 위한 모든 희생을 끝까지 찾아내 기억하고 보답하는 것으로 완성된다"라며 '끝까지 찾아내 기억하고 보답하는' 보훈정책의 대표사례로 여성독립운동 202명 발굴을 들었다. 그는 "앞으로도 여성은 물론 학생, 의병까지 후세들에게 널리 기억되고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발굴해 나가겠다"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찬을 마친 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도 참석한다. 그는 "다시는 이러한 고통과 아픔이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라며 "정의와 진실로 역사를 바로세우고, 평화로 나라를 튼튼히 지키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초청오찬에는 석주 이상룡 선생의 손자 며느리인 허은 여사와 증손자인 이항증씨(전 광복회 경북도지부장), 우당 이회영 선생의 부인인 이은숙 여사와 손자인 이종찬(현 임시정부기녀관건립추진위원장).이종광씨, 백암 박은식 선생의 손자인 박유철씨(현 광복회장), 이동휘 선생의 증손녀 황엘레나(카자흐스탄 출신), 이석규 지사 등 200명 안팎의 국내외 독립유공자와 유족과 후손들이 참석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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