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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위 “‘유우성 간첩 조작사건’ 검찰이 위조증거 검증 않고 방치”
등록 :2019-02-08 11:19 수정 :2019-02-08 11:58
국정원의 증거조작·인권침해 드러나 무죄선고된 ‘유우성 간첩 조작사건’
검찰 과거사위, “검찰이 위조된 증거 제대로 확인 않거나 의도적 방치”
전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가 2014년 1월7일 서울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심경을 밝히던 중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회)가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수사 당시 검찰이 국정원의 위조된 증거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거나 의도적으로 방치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검찰총장의 사과를 권고했다.
위원회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으로부터 보고받은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은 화교출신 탈북자로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이었던 유우성씨가 수차례 밀입북해 탈북자 200여명의 신원정보 파일을 동생 유가려씨를 통해 북한 보위부에 넘긴 혐의로 2013년 구속기소된 사건이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국정원의 증거 조작과 인권침해 정황이 드러나면서 법원은 유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위원회는 국정원이 유씨에게 유리한 정황을 숨기고 증거를 허위로 조작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제대로 검증을 하지 못했거나, 허위임을 알면서도 방기했다고 밝혔다. 당시 검찰은 국정원이 제출한 출입경 기록들의 내용이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발급 경위나 내용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검찰은 조작된 영사확인서의 출처나 신빙성에 대해서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위원회는 “검사가 단순히 부주의했거나 검증을 소홀히 한 것이 아니라 증거조작 사실을 알면서 묵인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탈북민들이 증언을 한 대가로 국정원으로부터 수백만원에 이르는 비공식적인 돈을 받았다는 사실 또한 드러났다. 조사단은 법무부의 자료를 통해, 최초 제보자나 유우성씨를 북한에서 목격했다고 진술한 이들이 ‘국가보안유공자’로서 공식적으로 상금을 지급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탈북민들이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있는 현실에서 진술의 대가로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탈북민 진술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렇게 얻어진 탈북민들의 증언이 ‘유우성씨가 재북 화교로서 경제적 어려움이 없었음에도 귀순한 것으로 보아 보위부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는 등 추측성 진술이 대부분이었음에도 진술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위원회는 검찰이 사실상 수사가 개시된 ‘피의자’였던 유가려씨가 변호인을 접견하지 못하게 하기위해 ‘참고인’ 신분을 갖도록 국정원과 협력한 정황도 발견했다. 2013년 2월에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서 작성된 관련 문건을 보면, 검찰은 ‘유가려씨가 변호인과 접촉할 경우 진술을 번복할 가능성이 크고, 유가려씨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면 변호인 접견을 거부할 근거가 없다’는 것을 불입건 결정 사유로 고려했다. 또 2013년 4월에 작성된 국정원의 내부 보고 문건에서는 “민변의 집요한 접견요청 차단을 위해 재판 종료시까지 유가려의 참고인 신분을 유지하는데 검찰과의 협의를 거쳤다”는 내용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위원회는 유우성씨와 유가려씨에 대한 검찰총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잘못된 검찰권 행사에 의해 억울하게 간첩의 누명을 쓰고 장시간 고통을 겪은 이 사건 피해자에게 검찰총장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위원회는 인권침해와 증거조작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공수사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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