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철강관세 456%, 미국도 무역보복"? 허위 정보 따져보니 - JTBC

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0709213845401?s=tv_news

[팩트체크] "철강관세 456%, 미국도 무역보복"? 허위 정보 따져보니

이가혁 입력 2019.07.09 21:38 수정 2019.07.09 22:06 

[앵커]

일본의 수출 규제에 이어서 미국도 우리나라에 무역 보복을 하고 있다. 일본에는 반도체, 미국에는 철강으로 공격당하는 무능한 외교. 최근에 이런 내용이 온라인에 퍼졌습니다. JTBC 팩트체크팀이 어디에서 나온 건지 따져보니까 바로 지난주에 뜬 미국 정부가 베트남 거쳐 수출된 한국산 철강에 최대 456% 관세 부과라는 내용의 기사가 발단이었습니다. 이 내용을 팩트체크해 보겠습니다.

이가혁 기자 나왔습니다. 우선 내용 따져보기 전에 베트남을 거쳐서 수출된 한국산 철강 제품에 관세를 매긴다, 좀 설명을 해 주실까요?

[기자]

우리 철강기업 포스코는 베트남에도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철강제품을 만들어서 팔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재료를 가져와서 식히고 얇게 펴는 가공을 합니다.

물론 베트남 현지에서 재료를 조달하기도 하는데요.

한국에서 재료를 가져와서 미국에 수출까지 하기도 합니다.

미국 정부는 두 번째 경우에. 한국에서 재료만 가져와서 베트남에서 살짝만 가공한 후에 미국에 수출한 경우를 베트남을 잠시 거치기만 한 우회 수출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철강업체들이 한국이나 대만이 이렇게 곧장 미국으로 수출하면 관세가 많이 붙을까 봐 이렇게 우회를 하는 방법을 쓰고 있으니까 좀 막아달라, 자국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이에 호응해서 미국 상무부가 우회 수출을 조사해서 더 많은 관세를 매기겠다, 이렇게 밝힌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그 조치가 갑자기 내려진 것입니까?

[기자]

아닙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조사를 하기 시작했고요.

그래서 최근 시작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조치에 이에 맞물려서 미국이 갑작스럽게 내린 조치다, 이런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앵커]

그런데 아까 기사만 보면 관세가 최대 456%가 매겨진다라는 건데 그러면 좀 심각한 거 아닙니까?

[기자]

발단이 된 지난 3일 국내 언론 보도를 좀 보시겠습니다.

미국, 베트남 거쳐서 수출된 한국산 철강에 최대 456% 관세를 붙인다, 이런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이게 아주 틀린 건 아닙니다. 그런데 좀 자세히 볼 대목들이 있습니다.

기사의 근거가 된 지난 2일 자 미국 상무부 보도자료 원본을 함께 확인했습니다.

최대 456.23% 이렇게 언급은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아예 원산지가 증명되지 않는 경우 등에 해당합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산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우리 기업의 경우에는 한국산 재료로 베트남 현지 공장에서 가공만 해서 우회 수출이라고 인정이 만약에 된다고 해도 최대 24%의 관세가 붙습니다.

[앵커]

456%하고 24%는 너무 차이가 큰 것 같은데 그래도 24%라도 이제 매겨지면 제품이 좀 비싸니까 우리 기업에 영향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런데 꼭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포스코 베트남법인은 지난해 미국 상무부 조사 이후부터는 베트남이 현지에서 재료를 조달해서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우회 수출이 아니라서 미국에 수출할 제품은 이렇게 이번 조치 대상이 아닌 것입니다.

베트남에서 재료를 조달했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잠깐 베트남만 거쳐서 수출하는 게 아니라고 해석이 충분히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24%도 적용받지 않는 것입니다.

게다가 포스가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 자체도 매우 적습니다.

영업비밀이라서 공개가 안 됐는데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한 해 전 세계에서 생산, 판매하는 게 4100만 톤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이 중에서 베트남 공장에서 미국으로 수출한 건 몇만 톤 수준입니다.

전문가들도 이렇게 이번 사안에 대해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리를 하면 미국의 이번 조치로 인해서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철강업체가 관세를 부과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또 일본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에 이어서 미국도 우리 기업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런 식의 주장도 사실과 다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