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0802153435036
'한국과 갈라서기' 나선 아베와 일본..대체 왜?
장용석 기자 입력 2019.08.02. 15:34
국내외 비판 불구..'안보' 이유로 화이트 국가서 제외
임기말 '구심력 유지' 위해 '한국 괴롭히기' 이용하는 듯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마침내 '한국과의 갈라서기'에 나섰다.
국내외 비판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2일 주재한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국가'(수출관리 우대조치 대상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일본 정부는 현재 미국·영국·프랑스 등 자국과 우호·동맹 관계에 있는 나라들을 '화이트국가'로 지정, 자국 기업들이 이들 나라에 각종 물자를 수출할 때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을 화이트 국가 명단에서 제외한 건 '아베 정권이 더 이상 한국을 우호·우방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란 해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을 겨냥해 지난달 반도체 소재 등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이어 이번 '화이트 국가' 배제 결정을 취한 주된 이유로 '안보상 우려'를 들고 있다. 전략물자, 즉 군사용으로 쓸 수 있는 각종 물품·기술에 관한 한국의 수출입 관리 제도를 신뢰할 수 없어 국내 법령 개정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했다는 게 일본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한국의 전략물자 관리 제도에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제시해 달라'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처럼 객관적 증거 제시 없이 안보문제를 특정 국가를 겨냥한 무역규제 조치의 근거로 삼는 건 그동안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에서도 익히 봐왔던 것이기도 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내 전문가들을 인용, "수출관리제도 점검·재검토는 각국 재량에 달려 있다"면서도 "'(한국의) 수출관리가 부적절하게 이뤄져 안보상 위협이 된다'는 걸 입증할 책임은 일본에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불충분'한 설명은 오히려 이번 조치가 다른 이유, 즉 자국 기업들을 상대로 한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배상 판결과 관련이 있음을 방증해준다는 평가가 많다.
일본제철·미쓰비시(三菱)중공업 등이 한국 내 재판에서 패소해 배상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일본 정부가 이들 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경제적 보복 조치에 나섰다는 것이다.
미 조지워싱턴대의 헨레 패럴·에이브러햄 링컨 교수도 1일(현지시간)자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제한 조치는 한국 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이란 게 일반적인 견해"라고 설명했다.
1일 오후 서울 종록수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와 경제보복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 AFP=뉴스1
일본 정부는 과거 가지마(鹿島)건설·미쓰비시머티리얼 등이 중국의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배상금을 지급했을 땐 '민간'의 일이라며 개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작년 하반기 한국 대법원 판결로 한국 내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가 불거진 뒤엔 "국제법 위반"을 주장하며 공공연히 '대항 조치', 즉 보복 조치를 거론해왔다.
일각에선 일본 정부의 이런 움직임이 내후년 9월 임기 만료를 앞둔 아베 총리의 정치적 스케줄과도 연관돼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베 총리가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을 막기 위한 방책으로서 '한국 괴롭히기'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등의 대한국 수출규제 강화조치를 발동한 지난달 4일은 아베 총리의 6년 반 국정운영을 평가하는 '7·21 참의원(상원) 선거'의 공식 선거전이 시작된 날이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공적연금 보장성 논란과 10월 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경기후퇴 우려 등 '악재'를 맞닥뜨리고 있었지만,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은 이번 참의원선거에서도 과반 의석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관련 일본 내에서도 "보수층이 한국을 겨냥한 강경 대응을 지지한 결과"(다카하시 요이치(高橋洋一) 가에쓰(嘉悅)대 교수)라는 등의 분석이 제시됐었다.
아베 총리는 자위대 합헌화 등 헌법 개정을 임기 내 완수해야 할 최대 과제로 꼽고 있다. 이를 위해선 정권의 구심력을 계속 유지하는 게 필수적이다.
그러나 최근 한일갈등 상황과 관련해선 아베 총리의 이 같은 욕심 때문에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50여년간 유지돼온 양국 우호협력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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