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603140009184


[WTO 간 日 수출규제] 반·디업계 대체공정 박차..탈일본화 가속

서민지 입력 2020.06.03. 14:00 


日의존도 높던 반·디 소재..국산화·수입처 다변화에 집중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칫 일본이 지난해에 이어 추가적으로 수출 규제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다만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탈일본화'에 속도가 붙고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일본의 3개 품목 수출제한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지난 6개월간 양국 대화에 충실히 임했고, 수출규제 강화 사유를 모두 해소했지만, 일본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일본은 지난해 7월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 불화수소 등을 일반포괄허가 대상에서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꿨다. 다음 달인 8월에는 한국을 자국 기업이 수출할 때 승인 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일본의 3개 품목 수출제한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아이뉴스24 포토 DB]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일본의 3개 품목 수출제한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아이뉴스24 포토 DB]


당초 EUV 포토레지스트는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 투입되는 소재여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우리나라는 EUV 포토레지스트 90% 이상을 일본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해 12월 EUV 포토레지스트를 개별허가에서 다소 완화된 특정포괄허가로 전환하면서 무리 없이 수입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정부와 기업은 '탈일본'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정부부처와 유관기관,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부품 소재 국산화, 수입국 다변화 등을 추진하며 일본 의존도를 낮추는 데 고삐를 죄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 규제로 피해가 예상됐던 100개 품목 중 76개 품목은 대체품이 확보된 상태다. 비슷한 품질을 보유한 미국, 유럽 등으로 수입선을 바꾸면서다.


글로벌 화학소재 기업 듀폰은 EUV 포토레지스트 생산 공장을 국내에 유치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는 공장 유치를 위해 투자 부지를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하고 임대료를 감면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동진쎄미켐은 EUV 포토레지스트 개발에 나섰다. 동진쎄미켐은 EUV 포토레지스트 직전 단계인 반도체용 불화아르곤(ArF) 액침 포토레지스트를 2010년 국내 최초로 개발·생산한 소재 전문 기업이다.


SK머티리얼즈도 EUV 포토레지스트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SK머티리얼즈는 지난 2월 금호석유화학의 전자소재사업을 인수하고, 포토레지스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부처와 유관기관,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부품 소재 국산화, 수입국 다변화 등을 추진하며 일본 의존도를 낮추는 데 고삐를 죄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정부부처와 유관기관,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부품 소재 국산화, 수입국 다변화 등을 추진하며 일본 의존도를 낮추는 데 고삐를 죄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액체 불화수소는 국내 기업 제품을 중심으로 투입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불산액 일부를 국산으로 대체하고 있고,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일본산 불산액 100%를 국내 기업 제품으로 대체했다.


솔브레인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 대량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국내 기업에 불산액을 일부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렘테크놀러지도 지난해 10월 제품 품질 시험과 동시에 불산액을 납품하고 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경우 폴더블 디스플레이 소재인 투명 PI 필름에 사용되는데,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에도 일본산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양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SKC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관련 대규모 공장을 구축하고, 시험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기술개발, 기반 구축, 자금 등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화, 수입처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당초 우려했던 것에 비해 생산 차질은 없었다"며 "일본이 수출규제 강화에 나서는 등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지는 지켜봐야겠지만, WTO 제소만으로 당장 발생하는 타격은 없다"고 말했다.


서민지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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