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199545&cat=132&post_type=news


심우주 탐사의 전진기지 관심 급증

루나 게이트웨이 활용시 안전성 제고·비용 감축 기대

최수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  2019.12.09 ⓒ ScienceTimes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유인 탐사는 달이 유일했다.


NASA는 1969년 닐 암스트롱을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착륙시켰고, 5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는 여성 우주인을 2024년까지 달에 보내겠다고 선언하였다. 중국과 러시아는 협력을 통해 2030년 즈음에 우주인을 달에 보내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화성에 인류를 보내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발표되고 있다. 테슬라와 발사체 개발 회사 SpaceX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NASA가 사람들을 붉은 행성으로 데려다주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며 좌절했다. 그는 좌절에 그치지 않고 화성 탐사를 위한 발사체 및 우주선을 개발하여 2024년에 유인 화성 탐사를 수행하고, 2030년에는 화성에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화성 탐사를 위한 발사체/우주선 개념도 ⓒ https://www.businessinsider.com


지구가 오염되어 더 이상 살기 어려울 것을 가정했을 때 주로 달과 화성이 이를 대처하기 위한 곳으로 거론된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달과 화성을 포함한 심우주 탐사를 더 자주 그리고 더 효율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전진기지로 루나 게이트웨이 개발이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


루나 게이트웨이는 4명의 우주인이 단기간 상주할 수 있는 거주 공간, 과학 및 연구 실험실, 우주선 접속을 위한 도킹 포트 등으로 구성되며, NRHO(Near-Rectilinear Halo Orbit)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이 궤도가 도대체 어떤 궤도이며, 왜 이 궤도를 선택했을까?


루나 게이트웨이 개념도 ⓒ https://www.nasa.gov


NRHO 개요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는 평균적으로 38만 4400 km이다. 지구 근처에 위치한 인공위성들은 주로 저궤도(LEO) 및 정지궤도(GEO)에 위치하지만, 루나 게이트웨이가 운영될 NRHO의 경우 지구와 달의 중력 평형점에 해당하는 라그랑지안 포인트에 위치한다는 특징이 있다. 지구와 달 사이의 라그랑지안 포인트는 총 5곳이지만, 루나 게이트웨이의 경우 지구와 달을 직선으로 연결한 선 중 지구와 달 사이에 위치한 L1 포인트와 달을 중심으로 그 반대편에 위치한 L2 포인트를 주로 이용한다.


NRHO는 약 7일의 궤도 주기를 가지며, 달과 가장 가까운 고도인 근월점은 약 3000 km이고, 달과 가장 먼 고도인 원월점은 약 7만 km이다. 만약 달 착륙선이 NRHO 궤도에 있다면, 7일에 한 번씩 근월점에서 출발하여 달 표면에 착륙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4가지 NRHO 중 L2 포인트를 이용하면서 원월점이 남쪽에 위치한 궤도가 루나 게이트웨이가 운영될 궤도이다.


NRHO를 선택한 이유는 해당 궤도는 중력의 평형점에 있어서 탐사선이 오랜 기간 이곳에 머물러도 궤도가 잘 틀어지지 않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 지구 저궤도에 투입된 인공위성은 주로 지구의 중력 때문에, 그리고 달 저궤도에 투입된 탐사선은 주로 달의 중력 때문에 궤도가 계속 틀어져 이를 원래 투입된 궤도로 보내는 기동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데, NRHO는 궤도가 잘 틀어지지 않아서 궤도를 유지하기 위한 기동이 거의 요구되지 않는다.


NRHO를 선택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 궤도가 지구와 달의 중력 평형점에 있어서 다시 지구로 돌아오거나, 아니면 달의 저궤도나 달 표면으로 가기 위한 기동 요구량도 매우 적기 때문이다.


즉, NRHO는 머무르기에도 좋고, 지구나 달로 가는데도 아주 적은 에너지가 요구되어 심우주 탐사를 수행하기에 매우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NRHO 개념도 ⓒ https://blog.maxar.com/space-infrastructure


NRHO 고찰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고, 달은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을 한다. 태양, 지구 및 달의 기하학적 위치가 연속적으로 변하는 상황에서 지구와 달 사이의 힘의 평형점을 이용할 수 있는 발상은 참으로 경이롭다.


망원경으로 달이나 행성들을 관측하는 영역을 뛰어넘어, 이들 사이에 눈으로 보이지 않는 힘의 관계를 규명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으로 이들의 관계를 이용하여 인류에 유리한 지점을 발견 그리고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루나 게이트웨이는 미국의 여성 우주인이 달에 도달하는 2024년 이전에 건설이 될 예정이다. 여성 우주인들은 지구에서 출발하여 루나 게이트웨이에 먼저 도착한 이후 착륙을 위한 모듈이 루나 게이트웨이에 도킹이 된다면, 착륙선을 타고 달 표면에 도달한 이후 다시 루나 게이트웨이에 단기간 머물다가 복귀 모듈을 타고 지구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화성 탐사나 소행성 탐사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50년 전 인류가 달 표면에 도달 시 달 주변을 도는 사령선(커맨드 모듈), 착륙 모듈 그리고 착륙 후 다시 사령선과 도킹하기 위한 상승 모듈을 한꺼번에 보내기 위해 새턴 V라는 엄청난 발사체가 필요했지만, 루나 게이트웨이가 있다면 사령선, 착륙 모듈 및 귀환선을 따로 제작하여 작은 발사체로 먼저 보낸 다음 사람이 루나 게이트웨이에 도착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비록 발사 횟수는 많아지겠지만 각 모듈의 기능들을 사람이 도착하기 전에 루나 게이트웨이에서 모두 테스트하여 유인 탐사의 안전성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효율이 안 좋은 거대한 발사체를 사용하지 않아 발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루나 게이트웨이의 크기가 국제우주정거장만큼 커져서 달과 화성을 포함한 다양한 탐사가 상시로 수행되고, 루나 게이트웨이가 심우주 탐사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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