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128204612393?s=tv_news
통일 꼭 해야 하나요?..밀레니얼 세대에 '북한'은
입력 2020.01.28 20:46 수정 2020.01.28 20:57
[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해 우리 사회의 화두 중에 하나, 바로 세대 간의 갈등이었습니다.
2030 세대와 4050 세대, 그리고 그 윗 세대들의 생각이 많이 다르죠.
MBC가 북한과 통일을 주제로 세대 간 소통의 기회를 마련했는데요.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거침 없는 '밀레니얼 세대' 대학원생] 노현종(30대) / 윤세라(30대) / 고민정(20대)
"그러니까 정말 관심이 없는 거죠."
[우리가 한반도 전문가] 정세현(전 통일부장관) / 정대진(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야.. 참 힘들구나."
[평창올림픽 단일팀 논란 어떻게 보셨나요?]
[정세현] "단일팀을 만들려면 우리 선수가 빠져야 해요. 뺏긴 사람 입장에서는 불평할 수 있으나…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민족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었다…가진 쪽에서 양보를 해야 돼요. 통일도 마찬가지예요."
[윤세라] "그런데 기회를 뺏긴 선수가 가진 자라고 생각하세요?"
[노현종] "제가 아이스하키 선수단이었으면 다 고소했습니다…1인 시위 해가지고…끝까지 제 권리를 찾아낼 거예요. 왜냐하면 이게 민주주의거든요."
[고민정] "하키팀 선수들에게 의사를 묻는다거나 수렴하는 것 없이…갑자기 국가의 압력으로 이뤄진 거라면 동의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이 들고…"
[통일 꼭 해야 해요? 비용 많이 들 텐데?]
[노현종/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중학교 2학년] "어린 나이에도 통일 비용이 걱정이었어요. 쟤네들 못 사는데 우리 꺼 다 나눠줘야 하지 않나?"
[고민정] "복지비용이 너무 많이 들 것 같다는 걱정이었어요. 일자리 구하느라 너무 바쁘잖아요. 그래서 다른 생각 사실 잘 못해요."
[정세현] "통일 뒤 독일은 유럽의 최강자가 됐잖아요. 통일 비용이 들어갔지만 분단 비용이 안 들어가고 GDP 총 규모로 보면 미국, 중국, 일본, 독일이야. 8천만 인구를 갖고 4등을 했단 건 우리도 통일되면 8천만 가까이 될 텐데 세계 5, 6위권 경제대국 되는 것은 따놓은 당상이에요. 같은 민족끼리 싸우는 모양새를 일본이 제일 즐기고 있어요. 일본 약 오르게 하기 위해서도 통일을 해야 합니다."
[고민정] "통일을 이야기하면 공허하게 들린다고…통일이라고 하는 용례를 '메뉴 통일'밖에 없잖아요. (짜장면, 짬뽕?) 폭력적이잖아요. 사실 나의 의사를 묻지 않는 거."
[윤세라] "통일하면 GDP가 높아진대, 일자리가 늘어난대, 이런 게 내 이야기가 아니라고 느끼는 게 많아서…"
[정세현] "통일에 공포를 느끼고 있구만."
[노현종] "사는 데 더 공포를 느끼고 있어요."
[정세현] "야…참 힘들구나."
[고민정] "교류 협력하는 거에 반대하는 친구 얘기는 없었어요. 관심 없지만…저는 통일이 된다면 북한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어요. 동등한 한반도의 시민으로서 저렴한 노동력, 지하자원…저희 친구가 그거 제국주의 아니냐 하더라고요. (맞아요. 맞아요.) (되게 폭력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담론이…)"
[북한도 변하나요? 우리와 너무 다른데]
[노현종] "독일은 동독 서독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게 차이점인 것 같아요. 우리가 북한과 누릴 수 있는 공통의 코드를 찾기가 힘들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미스터 선샤인' 같은 드라마를 같이 보면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자유롭지 않다 보니까…"
[정대진] "되도록이면 M사 드라마로…"
[노현종] "아 네…"
[정세현] "70년대 대한민국이 서울에 없듯이, 70년대 북한도 평양에 없습니다. 재작년 10월에 10년 8개월 만에 평양 갔다가 여학생들이 부르는 노래가 레드벨벳 흉내를 내는 거야. 다리를 흔들면서 노래 부르는 걸 보고 아, 저거는 짧은 만남이였지만 물이 들었구나."
[고민정] "자연스럽게 북한 사람들과 같이 살아야 한다는 걸 생각하는데 전혀 뭔지 상상이 안 된다는 게 이게 좀 문제…우리나라에 와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도 잘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정세현] "걱정이 많구나. 걱정이 많아."
[정세현] "북한도 이런저런 경우로 기회가 주어져서 경제가 좋아지면 1인 우상화나 독재는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게 우리가 북한을 데리고 갈 길이에요. 경제협력 관계가 이뤄지면 인권이 존중되고 독재가 어려워지는 그런 상황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때쯤 가서 남북연합 정도를 목표로 세워야 한다…"
[통일은 미래 세대의 문제]
[정세현] "처음에는 세대 차가 커서 이야기가 되겠는가 했는데, 얘기하다 보니 생각들이 깊고 아이디어들이 풍부하고 굉장히 날카롭구만."
[고민정] "2030대가 4050보다 숫자가 적잖아요. 60대 이상보다 숫자가 적고요. 저희는 항상 정치적으로 대표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우리가 가지고 갈 통일 미래라고 하는데, 우리의 의견은 얼마나 들었을까, 우리가 왜 이해 못 한다고 생각하는지 이거 의문이에요."
[정대진] "5천만 명이 동시에 이민 가지 않는 이상은 북한이란 이웃을 맞대고 살 수밖에 없잖아요. 북한이 지금은 우려스럽고 불안한 이웃이지만 결국은 좋은 이웃으로 바꾸고 통일과 평화에 대한 의지를 계속 다지고 세대 간, 남남 대화, 사회적 대화를 하는 것들이 필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기획·구성: 김연국, 조효정, 이정은 / 연출·영상: 박종일, 박지민,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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