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4995
여전히 ‘우한폐렴 왜 안돼’냐는 일부 언론
대다수 언론 “코로나 바이러스로 쓰겠다” 발표하는 와중에도 꿋꿋하게 ‘우한 폐렴’ 고집하는 일부 언론들
정민경 기자 mink@mediatoday.co.kr 승인 2020.01.31 20:17
13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폐렴 증상의 병 명칭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2019 New Coronavirus, 2019-nCoV)로 명명했다. 이에 다수 언론은 ‘우한 폐렴’이라고 써왔던 관행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변경하겠다고 스스로 밝히고, 언론단체도 변경을 위한 지침을 발표했다.
이름을 바꾸는 이유는 WHO가 발표한 것처럼 ‘우한 폐렴’이 지역 혐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하에서다. 2015년 WHO는 새로 발병되는 병명과 병의 원인체에 대한 명명 원칙을 새로 수립했다. 병에 대한 이름을 붙일 땐 질병의 증상과 질병이 나타나는 방식 등에 대한 정보를 담아야 하고, 이름에서 피해야 할 용어로 지리적 위치, 사람 이름, 동물 또는 음식의 종, 문화, 인구, 산업 또는 직업 등을 꼽았다.
이에 일부 언론은 우한 폐렴대신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쓰겠다고 발표했다. 한겨레는 28일 지면에서 “우한 폐렴 명칭을 쓰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서울신문도 29일 지면에서 같은 발표를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기자협회도 같은 방향의 지침을 발표했다.
경향신문은 30일 ‘여적’-‘우한 폐렴’ VS ‘신종 코로나’에서 “청와대가 ‘우한 폐렴’을 WHO의 권고에 맞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바꿨다. 병명 정정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 보수 성향 누리꾼들은 ‘중국 눈치보기’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우한 폐렴’을 고수해 중국 혐오를 부추기려는 흐름도 감지된다”며 “같은 전염병을 놓고 보수는 ‘우한 폐렴’, 진보는 ‘신종 코로나’로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칼럼의 지적과 같이 31일까지 여전히 ‘우한 폐렴’을 고집하는 언론사들이 있다. 조선일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여전히 ‘우한 폐렴’이라고 주로 쓰고 있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우한 폐렴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세계일보도 우한 폐렴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함께 쓰고 있다. 경향신문, 서울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등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용하고 있다.
▲30일 동아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지면.
매일신문은 29일 “우한 폐렴 왜 안돼? ‘메르스도 신종 코로나였다”라는 기사를 올렸다. 이 기사를 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뿌리가 같은 메르스는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즉 중동 호흡기 증후군‘이었다며 신종 코로나는 과도기적 이름이라고 한다. 이 기사는 “나중에 또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의 '신종'이 나타날 경우 이름이 겹쳐 자칫 혼동을 야기하면 안 되기 때문”이라며 “현재로서는 초기 언론 보도를 감안하면 우한에서 발생한 폐렴이라는 설명이 과거 이력을 따져 이해하기 가장 쉽다”고 썼다. 마지막으로 이 기사는 “가장 좋은 것은, 발생 및 유행한 지역(우한)과 주요 증상(폐렴)과 학계의 규명(새로 나타난 코로나 바이러스) 등의 정보를 모두 담는 것이다. 가령 두 단어를 병기하는 것이다. 당장 언론 독자 내지는 국민에게는 이게 이해하기 가장 좋다”고 끝난다.
이처럼 우한 폐렴이라는 병명을 계속 쓰는 것이 독자들이 인지하기에도 편하다는 주장과, ‘우한에서 발원된 것인데 왜 우한이라고 쓰지 말라는 것이냐’는 반응들도 나온다.
▲29일 매일신문.
실제로 “‘우한폐렴’이라고 쓰지말자”고 제안하는 기사에 수많은 댓글들이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는 되고 우한 폐렴은 안되냐”는 주장이다. WHO가 지역 등의 이름을 병명에 넣지말자는 가이드라인을 세운 것이 2015년이기 때문에 이전의 병명에는 지역명이 들어가기도 했다.
김우재 하얼빈 공과대학 교수(더나은사회실험포럼 회원)은 31일 미디어오늘에 “WTO(세계보건기구)에서 병명에 대한 규정을 만들기 전에는 지역을 병명에 넣기도 했다. 그래서 공식명칭이 된 건데 이후로 규정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 전의 병명을 소급해서 바꾸진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한 폐렴’이라는 것이 공식 명칭이 아니고 미디어들이 사용을 했기 때문에 병명처럼 사용됐다”며 “과거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의 경우나 다른 지역명을 사용한 병명들은 가이드라인을 세우기 전에 지어진 것이고, 차별이나 혐오에 대한 인식이 넓어진 현재는 그런 병명을 사용하지 말자는 것이다. ‘우한 폐렴’이라고 쓰는 것은 데스크의 무지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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