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nocutnews.co.kr/news/5285893
우주에서 328일, 그녀는 거기서 대체 뭘했나
워싱턴=CBS노컷뉴스 권민철 특파원 2020-02-08 06:25
우주 최장기 체류 여성 크리스티나 코흐
신장과 중력의 관계, 새로운 암치료법 연구
"우주에서 본 지구는 어떤 경계도 없어"
크리스티나 코흐가 우주에서 키운 겨자를 먹으려 하고 있다.(사진=NASA)
"우주에서 잠자는 건 가장 편안한 것이었습니다. 단지 내 몸의 자연스러운 위치에 떠 있을 뿐이죠. 뒤척임도 없고, 덥지도 춥지도 않고. 지구로 돌아가면 어떻게 잠을 잘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했죠."
무려 328일을 우주에서 살고 온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크리스티나 코흐가 한 말이다.
단일 임무를 수행하며 우주에 가장 오랫동안 머문 여성 비행사가 된 코흐가 지난 6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지역에 무사히 착륙했다.
전기공학 석사 출신인 그녀는 ISS(국제우주정거장)에서 210여건의 조사와 연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가 수행한 연구의 큰 주제는 우주에서의 인간의 건강에 관한 것이었다.
우주에서의 중력 부족은 사람의 뼈와 근육의 손실을 가져오므로 어떻게 하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지,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를 연구했다.
예방의학과 운동 등을 통해 척추 강도를 높임으로써 우주 비행의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가정을 증명해 내는 것도 연구의 목표였다.
신장(kidney)에 관한 연구도 포함돼 있었다.
우주에서 식습관, 물섭취, 무중력이 신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를 통해 신장결석과 골다공증 등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모색해보는 것이었다.
암 치료도 연구 대상이었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종양이나 암 생존에 필수적인 막(膜)단백질이 쉽게 결정화(crystallize)된다고 한다.
이런 성질을 이용해 암치료 방법을 모색해보는 것이다.
이 밖에도 코흐는 무중력과 고립 상태, 방사선 노출, 장기 우주비행에 따른 스트레스 등에 인체가 어떻게 적응하는 지 등을 연구했다.
건강과 의학 부분 외에도 우주에서 식물은 어떻게 자라는지, 불(fire)과 원자(atom)는 어떤 특성을 보이는지도 그녀의 관심사였다.
코흐가 우주에서 수집한 연구 자료는 NASA의 앞으로의 우주 프로젝트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NASA는 달 복귀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이 포함된 미국 우주비행사를 2024년 달에 착륙시키고, 이를 발판으로 2030년대에 화성에 유인 탐사선을 보내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코흐가 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다시 참여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코흐는 1년 가까이 우주에서 살면서 흐르는 물, 음식, 달콤한 냄새, 얼굴에 부는 바람, 해변의 파도 소리 등 지구가 선사해 준 자연의 감각이 그리웠다고 했다.
그런 그녀가 다시 우주 비행선에 몸을 실을까?
그녀는 우주에서 이런 생각을 기록한 적이 있다.
"우주에서 본 지구는 어떤 경계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숨을 쉬고 적응하는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의 일부분이다. 나는 1년 동안 이 관점을 경외하고 있다. 나는 지구로 돌아가서 위를 올려다 보고 하늘을 가로지르는 우주 정거장을 보겠지. 내 친구들과 동료들이 나 없이 어떻게 저 위에서 지내고 있을지 궁금하다. 거의 20년 동안 인류는 우주에서 끊임없이 살아왔고, 또 일을 해왔고, 그 임무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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