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1406


김건희 해명자료 보니…‘허위는 아니나 부정확하게 부풀렸다’?

기자명 노지민 기자 입력 2021.12.26 18:22


서울대 경영대학원, 뉴욕대 연수 등 9개 항목별 입장 밝혀

‘잘못 기재했지만 허위 아니다’ 반복…윤석열 후보는 침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6일 자신의 허위 이력 등 의혹에 ‘대국민 사과문’을 읽었지만 형식적 사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선대위가 배포한 관련 자료엔 ‘잘못 썼지만 허위는 아니다’라는 입장이 반복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건희 대표 의혹에 대해 설명드립니다’라는 제목의 14쪽 분량 자료를 언론에 공개했다. 김씨 관련 의혹을 총 9개 항목으로 분류해 의혹별로 ‘(이력) 기재 내용’, ‘더불어민주당 주장’, ‘설명 및 입장’을 밝힌 형식이다. 자료에 따른 입장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초·중·고 근무 기재: 일부 부정확한 표기

△국민대 대학원 박사(BK21 사업 프로젝트): 부정확한 기재

△서울대 경영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석사): 오인할 수 있는 표기 잘못 송구

△NYU Stern School Entertainment&Media Program 연수: 학력란에 ‘연수’ 기재

△재직증명서(수원여대 제출): 허위는 아니나 재직기간 부정확하게 부풀려 기재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대상(2004) 등 수상경력: 단체 수상 명기하지 못해 송구

△2003 ‘Portrait’ 삼성 미술관: 전시명 잘못 기재 송구, 미술관 경력 잘못 기재

△유흥접객원 종사 의혹: 일고의 가치 없는 거짓

△확보된 과거 수상경력 소개(1995~2001년): 확인된 수상내역부터 순차적 공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6일 대국민 사과회견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6일 대국민 사과회견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힌 사안은 3건이다. 먼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EMBA(Excutive MBA) 과정 수료를 ‘서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석사’(2013년 안양대 시간강사 이력서)나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석사’(2014년 국민대 비전임교원임용지원서)로 기재한 일이다.


김씨 측은 “일반대학원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기를 한 것은 잘못된 것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다만 “사업과 학업을 병행하던 김건희 대표는 학계의 정확한 용어나 체계에 익숙하지 않아 통상 부르는 대로 ‘경영대학원’으로 기재했다”며 “서울대 6개월 최고위 과정은 별도로 수료하였고, 서울대 교무부에 확인 결과 EMBA는 경영전문석사 학위 과정으로 ‘석사 과정’에 해당한다”는 설명을 덧붙여 ‘미숙함으로 인한 오기’라는 주장을 강조했다.


수원여대 겸임교원 교수초빙지원서 및 안양대 이력서에 기재한 수상경력 허위 기재 의혹은 일부 내용에 한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2006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수상의 경우 ‘김명신(김건희씨 개명 전 이름) 기획’으로 참여한 기록이 확인됐고, 다른 수상 이력은 재직 중인 회사의 ‘홍보 포트폴리오’에 있던 단체 수상 내용을 기재했다는 것이다. 김씨 측은 “다른 ‘개인 수상 경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던 상황이었으나, ‘산학 겸임교원’ 지원이라는 생각에 회사의 수상 경력을 그대로 옮겨쓴 것”이라며 “단체 수상임을 명기했어야 마땅한데 그러지 못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삼성플라자 갤러리에서의 전시를 삼성미술관 전시로 기재해 경력을 부풀렸다는 의혹이다. 김씨 측은 당시 삼성미술관이 없고 ‘호암갤러리’가 유명했던 시기라면서 “전시경력을 부풀릴 생각은 아니었으나 삼성플라자 갤러리를 ‘삼성미술관’으로 쓴 것은 잘못”이라 했다. 전시명과 관련해선 단체전인 ‘Humanescape.com展’에 작가 및 기획으로 참여했는데 기획단계의 ‘가칭’ 전시명이었던 ‘Portrait’을 잘못 썼다며 “기획단계 명칭을 쓴 것은 부적절했으므로 송구함”이라 밝혔다.


▲국민의힘 선대위가 26일 배포한 자료 갈무리

▲국민의힘 선대위가 26일 배포한 자료 갈무리


이 밖에 입장을 밝힌 의혹들 대부분도 표기, 기재가 문제였지만 ‘실수’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예컨대 광남중학교 교생 실습을 ‘근무’라고 쓴 것이, ‘정교사 재직 경력’을 뜻한 건 아니지만 “부정확한 표기”라는 것이다. 2004년 서일대 이력서에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대학원 박사과정(정부지원 BK21 사업프로젝트)’라고 쓴 것은 해당 대학원이 정부 특화사업으로 예산이 투입된 우수한 학교라는 의미일 뿐 본인이 이를 수행했다고 쓴 것은 아니기에 “부정확한 기재”라고 주장했다.


수원여대에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 에이치컬쳐테크놀로지 전략기획팀 이사, 대안공간루프 학예실 큐레이터 등 재직증명서를 허위 제출했다는 의혹에는 “허위는 아니나 전체적으로 재직기간이 부정확하게 부풀려 기재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김씨 측은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설립일 이전부터 추천을 받아 활동했다면서 “‘무보수 비상근직’으로 상시적인 활동이 없었음에도 이력서에 그럴 듯한 경력처럼 기재한 것은 잘못이고, ‘기획이사’라는 직함도 등기이사 내지 사외이사로 혼동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해당 협회 재직증명서엔 ‘법인인감’, 나머지 두 기관 서류에도 ‘회사에서 사용하던 도장’이 사용됐다고 위조 의혹을 부인했다.


수원여대·안양대 이력서에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이 유료로 개설한 GLA 프로그램 참여를 뉴욕대 연수처럼 기재했다는 의혹에는 “과정의 이름을 그대로 이력서에 적었다”며 “해외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우 단기·장기 여부와 상관 없이 ‘연수’인 사실을 명기하여 이력서에 쓸 수 있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 김씨가 유흥업소 접객원이었다고 주장은 명확하게 반박했다. 김씨 측은 “터무니 없는 얘기로 일고의 가치도 없지만, 이번 기회에 국민들께 거짓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혀드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가 ‘쥴리’ 예명으로 활동했다고 보도한 ‘열린공감TV’를 두고는 “가짜뉴스 진원지인 열린공감TV 등의 온갖 성희롱성 발언에 대해 형사고발하여 수사 중에 있으며, 조속한 수사결과 발표를 촉구한다”고 했다. ‘쥴리’ 목격자로 지목된 안아무개씨에 대해서는 “44년 전에는 소년 이재명도 만났다고 허황된 주장을 했으나 이 후보 자서전 내용과도 불일치하는 모순투성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윤석열 후보 페이스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윤석열 후보 페이스북


김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과 학업 병행’이 이력 부풀리기 논란에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어디까지 잘못을 인정하고, 어떤 부분을 밝혀낼지에 대한 원칙 없이 ‘잘못 썼지만 허위는 아니다’라는 태도로 유권자·대중을 납득시키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작 대권 주자 당사자인 윤 후보는 이번 기자회견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윤 후보는 배우자인 김씨 기자회견과 같은 날인 26일 오전 당사에서 경제공약을 발표했다. 


정치권 “알맹이 빠져” “98% 부족한 기획사과”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여전하다.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그동안 제기된 김건희씨의 문제에 대한 국민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 오늘의 사과가 윤석열 후보 부부의 진심이길 기대한다”고 짤막하게 논평했다.


오현주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본인의 허위이력을 비롯한 여러 의혹에 대한 실체적 규명과 책임은 찾아 볼 수 없어 유감스럽다”며 “알맹이가 빠진 ‘덮어놓고 사과’로는 시민들의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김동연 예비후보 캠프의 송문희 대변인은 이날 김씨 사과를 “98% 부족한 기획사과일 뿐”이라고 혹평하면서 “윤석열 후보가 내세운 공정과 상식이 본인 부인에 대해서는 눈 감아주는 것이라면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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