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수사 착수..'건진법사' 전씨 조언으로 신천지 압색 거부 의혹
무속인 전씨 캠프 업무 전반 관여 실세 의혹 "윤석열 일정과 메시지 뒤집기도"
정현숙 | 입력 : 2022/01/24 [12:17]
추미애 "尹, 국민 생명과 직결된 방역수사 협조도 정치적 유불리로 계산"
민주당 "압색영장 건진법사와 공유.. 공무상 기밀누설죄 해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건진법사로 불리는 무속인 전모씨의 조언을 받고 신천지 압수수색 영장을 거부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4일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더불어민주당이 윤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공무상 기밀누설,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최근 공공수사2부에 배당했다. 문제는 숱한 허위 의혹의 당사자 김건희씨 수사도 유야무야하는 검찰이 윤 후보에 대해서 제대로 된 수사가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지난 19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국민검증법률지원단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무속인의 말을 듣고 신천지 압수수색을 거부하라고 지시한 의혹이 있다"라며 윤 후보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만약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윤 후보는 압수수색 영장 지시와 관련해 건진법사와 그 사실을 공유했기 때문에 공무상 기밀누설죄에 해당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세계일보'는 지난 17일 무속인 전씨가 국힘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활동하면서 윤 후보의 메시지와 일정, 인사에 관여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문제에 대해서도 '부드럽게 하라'고 윤 후보에게 조언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국힘 선거대책본부는 무속인이 선대위를 장악했다는 논란에 지난 18일 산하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매체에 따르면 전씨가 소속된 곳은 권영세 선거대책 본부장 직속인 산하 ‘네트워크본부’이고, 직함은 ‘고문’이다. 복수의 선대본부 관계자들은 전씨가 비공식 통로로 윤 후보의 주요 의사결정에 개입하면서 ‘비선 실세’로 활동하고 있다는 의심을 했다.
세계일보
세계일보에 따르면, 윤 후보 선대본부 내에는 전씨의 이 같은 행태에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윤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 관리, 인사 등이 결정되는 과정에 개입하는 바람에 이미 조율이 끝난 후보의 동선과 메시지가 뒤집히는 일이 속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물밑에서 건진법사 전씨의 세력이 존속하고 있다는 불신이 나오고 있다.
‘네트워크본부 요청사항’이라며 윤 후보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를 ‘오늘 밤 11시까지 23만명으로 만들어 달라’는 지시도 내려졌다. 정치뉴스에는 ‘1일 1댓글, 1좋아요’를 달라고 독려하는 포스터가 올라왔다. 네트워크본부는 윤 후보 경호와 관련해서도, 선대본부 공식 수행팀과 별도로 현장지원팀이란 사설 경호팀을 꾸렸는데 이들이 폭언을 하고 사람들을 거칠게 밀치는 등 물의를 빚어도 선대본부가 제어하지 못한다고 한다.
건진법사가 고문으로 있던 네트워크 본부 산하 뉴미디어팀 단체 대화방에 게시된 댓글 독려 포스터.
추미애 "윤석열 신천지 압색거부 이유는 집권당 심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도 “‘한 달 뒷면 선거인데 방역을 만약에 실패하면 그 선거에 대해서는 집권당이 심판을 받아야 하는 것이지 왜 검찰이 개입해서 그걸 도와주느냐’ 이런 정치적인 얘기가 대검에서 들렸다”라고 말했다.
이날 추 전 장관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도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확산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후보가 ‘집권당 심판’을 이유로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제가 경찰이나 보건당국,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히 협조해서 일선에서는 압수수색이나 강제수사에 즉각 착수할 수 있도록 하라고 각급 검찰청에 지시를 내렸다”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대검이 이렇게 얘기했다는 것이다. ‘총선 한 달 전인데 방역 실패하면 집권당이 선거에 심판 받아야 되는 것인데 왜 검찰이 거기에 개입하느냐’라고 그런 지시를 밑에 내렸다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전 장관은 “장관으로서 업무 중에 들은 얘기”라며 “‘윤석열 총장이 그랬답니다, 큰일입니다’ 이렇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공문이 확보가 됐다면 문책을 했겠지만 공문 확보가 아니라 구두로 올라온 보고였기 때문에 더이상은 알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대검이 법무부를 향해서 계속 공격하던 때”라며 “실제로 대구지검이 두 차례 기각한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런데 지금 보니 오히려 더 깊은 이유인 것”이라고 언급했다.
추 전 장관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국민 생명과 직결된 방역 수사협조 의무에 대해서도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로 계산했고, 총장 재임 시절에도 일찌감치 대통령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업무를 오직 자신이 대통령 되는데 유불리의 관점으로 보고 있었다”라며 윤 후보를 비판했다.
남영희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건진법사 전씨와 관련해 "국민의힘 해명대로 '고문'도 아닌 사람이 메시지와 인사에까지 개입해 좌지우지했다면 그야말로 '비선실세'"라며 "그래서 국민의힘도 부랴부랴 네크워크본부를 해산해버린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건진법사가 선대위 실세라는 보도가 사실무근이라면서 정정보도 대응을 하지 않는 것도 수상하다. 오죽하면 보수언론마저 윤 후보의 거듭되는 무속인 논란에 '이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지도자 자격이 없다'며 우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진법사와의 관계를 부인하고 선대본 조직을 없앴지만 오히려 건진법사가 소속된 일광종 재단을 둘러싸고 김건희씨 회사의 후원사와 한무경 의원 회사의 거액 출연 보도가 이어지는 등 논란은 커지고 있다"라며 "무엇보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신천지 압수수색을 막았던 배후에 건진법사 전씨가 있었다는 의혹은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남 대변인은 '최순실 국정농단'을 연상하며 "비선실세와 무속인의 국정개입 트라우마는 아직도 국민의 뇌리에 깊이 남아 있다"라며 "윤 후보 부부와 건진법사 일가가 어떤 관계인지, 건진법사는 선대위에서 어떤 역할을 했던 것인지 남김없이 해명하기 바란다"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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