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조롱거리된 우크라이나 '귤 응원'에.."개사진+태극기' 만행까지 저질러"
국제문제 전문 외신기자들 "시류 못 읽는 게시글" "정말 당혹스럽다" 비판 이어져
정현숙 | 입력 : 2022/03/01 [13:27]
황희두 "尹 개사과, 귤조롱에 이어 '개사진+태극기' 만행까지 저질러"
▲ 1일 삼일절에 올라온 윤석열 후보 트윗
호주 ABC방송의 슈테판 드지츠 아태평양 외신 담당 기자 트위터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글과 귤 사진을 올렸다가 '부적절하다" 비판을 받으면서 논란이되자 3시간 반만에 삭제했다. 해당 사진은 삽시간에 2000회 이상 공유됐다
3.1절인 이날 오전 7시경 윤 후보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화난 표정을 그려 넣은 귤 사진과 함께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지만, 캡처된 사진이 공유되면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국격 박살 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희화화하는 것 아니냐", "오렌지혁명 알지도 못하면서 오렌지 사진 쳐 올려놓나" "개사과에 이어 귤조롱 망신" "전쟁이 장난인가"라는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국제문제 전문 외신기자들도 "시류를 읽지 못한 것", "당황스럽다"라고 비판했다. 호주 공영 ABC방송 소속의 슈테판 기자는 윤 후보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나는 내 타임라인에서 몇몇 눈치없는 트윗을 보았지만 한국 대선 경선의 선두 격인 보수 후보의 이러한 행동은 정말 어리둥절하다"라고 꼬집었다.
'미국의소리(VOA) 윌리엄 갈로 서울 특파원도 "한국의 보수 대통령 후보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면서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윤 후보의 트윗을 공유했다.
영국 기자 라파엘 라시드는 "(윤 후보가) 오렌지혁명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오렌지혁명은 (지금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시위, 혁명이고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는 전면 침공"이라고 강조했다.
오렌지혁명은 지난 2004년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때 야당을 상징하는 오렌지색으로 친러시아 성향이었던 여당의 부정선거를 규탄하여 결국 재선거를 치르게 했던 시민혁명을 뜻한다.
윤 후보는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을 빗대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뜻을 전하려 했을수도 있지만 20대 대선을 앞두고 민경욱 전 의원등 일부 극우들이 주장한 지난 19대 대선의 부정선거를 함의한 의미로도 읽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윤 후보는 현장 유세에서도 “(3월9일) 선거날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십만이 나온다고 (정부가) 발표해서 당일날 투표를 못 하게 막을 수 있다”라는 보수지지층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황당한 ‘부정선거 음모론’을 꺼내 들고 시민들을 부추겼다.
윤 후보는 28일 강원 동해시 유세에서 “재작년 4·15 총선에서 부정 의혹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도 부정할 것이 명백하다고 사전투표를 안 하시겠다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당일 투표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5.18 망언 개사과에 이은 국가적 망신"
더불어민주당은 "5.18 망언을 개사과로 사과한 윤 후보가 반성하지 못했다"라며 국가적 망신이라고 맹비판했다. 외신기자들이 윤 후보의 황당한 트윗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전용기 선대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후보가 응원인지 장난인지 모를 트윗을 올렸다. 역시나 윤 후보는 개사과 당시에도 깊은 반성은 없었던 것 같다"라며 "이제 국가적 망신까지 사고 있다"라고 일갈했다.
전 대변인은 윤 후보가 게시글을 삭제한 데 대해 "제발 저린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해야 함에도 대한민국의 대선후보가 이런 상식 밖의 메시지를 낸 것에 경악할 따름"이라고 소스라쳤다.
아울러 "국격을 떨어뜨리고 전쟁을 정쟁화하는 무모한 행위를 멈춰달라. 우크라이나 국민과 우리나라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개사진+태극기' 만행까지"
황희두 이사가 공유한 1일 윤석열 후보 트윗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개사과'에 이어 '귤조롱' SNS 논란이 터졌다"라며 "많은 비판을 받은 후에야 뒤늦게 사진을 삭제했지만 이미 외신기자들이 리트윗하고 박제해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대체 어느 나라 보수가 이런 짓들을 저지르는가?"라며 "진정한 보수주의자들이 현 국민의힘을 앞장서서 비판하는 이유"라고 힐난했다.
그는 또 다른 게시글에서 "윤석열 후보가 개사과, 귤조롱에 이어 '개사진+태극기' 만행까지 저질렀네요"라며 "3.1절에 어떻게 저런 짓을 저지를 수 있을까요. 뒤늦게 사진을 삭제했지만 이미 논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귤사진에 이어 태극기를 자신의 아파트 문 앞에 건 사진과 글도 함께 트윗에 올렸다. 윤 후보는 "3.1절입니다. 태극기를 달았습니다. 대한독립만세!! (그런데 여기 우리집 맞죠?)"라고 순국선열을 추념하는 3.1절과는 어울리지 않게 개를 앞에 세워 희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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