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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없어 의견 안 낸다?’ 기자 간사단의 ‘비겁한 외면’

“간사단 입장 빌미 삼아 대통령실이 MBC 자체 징계하면? 스스로 목 내어준 꼴”

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승인 2022.11.22  10:53:24 수정 2022.11.22  11:03:57

 

대통령실이 MBC 기자에 대한 징계까지 요구하는 상황임에도 출입기자단은 “이번 사안은 전적으로 대통령실과 해당 언론사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긋고, 어떠한 의견도 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YTN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MBC 기자에 대해 ▲ 출입기자 등록 취소 ▲ 대통령 기자실 출입정지 ▲ MBC 소속 다른 기자로 교체 요구 등 3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이런 조치에 앞서, 출입기자단 운영위원회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하는 현행 규정에 따라 기자 간사단에 관련한 논의 결과를 알려달라고 통보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간사단은 이번 사안에 대해 “MBC 기자가 품위를 손상했는지 여부 등은 간사단이 판단할 영역이 아니며, 현재 간사단의 기자 징계 근거가 되는 현행 ‘출입기자 운영 규정’(대통령실 규정과 별도)에는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에 대한 사안이 포함되지 않아 개정 작업 중에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즉 징계를 논할 수 있는 근거 규정 자체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제반 사항에 대해 기자단 내부 의견이 크게 갈리는 만큼, 기자단 차원의 입장 정리가 어렵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간사단은 또 이번 사안을 “전적으로 대통령실과 해당 언론사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판단했다”며 “간사단은 어떠한 의견도 내지 않기로 했고, 특정 언론과 대통령실의 대결 구도가 이어지면서 이번 사안과 무관한 다수 언론이 취재를 제한받는 상황이 생기질 않기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기자 간사단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이재진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은 SNS를 통해 “대통령실이 기자단에 징계 입장을 요청했는데(협의 규정에 따라) 의견이 없다고 했으니 대통령실 고유 판단으로 징계를 추진하겠다고 하면 그땐 또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실이 나서 기자 징계 요청을 이렇게 드러내놓고 한 적도 없거니와 ‘규정 없으니 의견없다’라는 기자 간사단의 입장이 빌미가 돼서 대통령실 자체 징계로까지 나아가면 기자 간사단 스스로 목을 내어준 꼴 아니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전례가 남았으니 다음에 MBC 말고 다른 여타 불편하거나 비판적인 내용의 보도 혹은 악의적이라고 느끼는 매체의 기자에 대해 징계를 대통령실이 추진하더라도 할 말이 없게 된다”고 꼬집었다.

 

특히 “기자 간사단 입장 중 대통령실과 MBC가 알아서 갈등을 해결하라는 뉘앙스의 내용도 허망하다”며 “징계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의견도 내지 않을 것이라며 기자단 어느 누구도 다치지 않은 선에서 해법을 제시했다고 자족하고 있을지 몰라도 비겁한 회피라는 인상만 부각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맨날 언론자유 얘길 하면 뭐하나. 남 일처럼 처리해버리는데. 참 비겁하다”라고 덧붙였다.

 

윤근혁 오마이뉴스 교육전문기자도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기자들과 대통령 사이에 담벼락을 치고, 질문한 기자를 쫓아내려고 시도하는 게 ‘전적으로 대통령실과 MBC만의 문제’냐”며 “최소한의 동료의식도 없는 비겁한 외면”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취재는 보장해야 하며, 이렇게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 간사단의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대들은 아닌가 보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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