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이를 좀…" 윤 대통령 녹취로 드러난 '거짓 해명'
입력 2024.10.31 19:26 강희연 기자
[앵커]
보신 것처럼 모두가 부인하고 나섰는데 오늘(31일) 나온 대통령실 입장, 대통령실 출입 기자와 스튜디오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강희연 기자, 오늘 이례적으로 대통령실의 입장이 빨리 나왔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명태균 씨를 통한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 처음 제기된 뒤 대통령실의 첫 반응이 나오기까지 33일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대통령의 육성이 공개되자 채 2시간이 안 돼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윤 대통령의 직접 육성이 공개된 만큼 파장을 최소화 하려는 걸로 풀이되는데 또 내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어서 내부적으론 당혹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앵커]
윤 대통령이 명씨와 통화한 사실 자체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거잖아요. 그러면 앞서 했던 대통령실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난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8일 대통령실이 처음 냈던 공식입장에선 "경선 막바지 명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을 받은 뒤 문자를 주고 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명씨에 대해선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분"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죠.
그런데 오늘 공개된 통화 시점 자체 당선 이후, 대통령 취임 하루 전인 데다가 공천처럼 심각한 내용에 대해 대화를 하고 있기 때문에 첫 해명이 무너지게 된 셈입니다.
사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명씨와 만난 횟수를 두번으로 기억한다고 했지만, 추후에 최소 4번 이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렇게 대통령실의 해명이 나올 때마다 매번 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또 눈 여겨보게 되는 대목이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당선인이라고 표기한 부분인데요.
[기자]
대통령실 입장문엔 '윤 대통령'을 '당시 윤 당선인'이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5월 9일은 아직 대통령 취임 전이고 즉, 공직선거법상 선거중립 의무가 있는 공무원 신분이 아닌 당선인 신분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대통령실은 "윤 당선인이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 없고, 또 지시한 적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했죠 그러니까 대통령이 공천 관련해 실제로 한 것이 없고 사실상 덕담을 한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녹음파일에서 윤 대통령은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다",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라고 합니다.
이렇게 분명히 말했는데 대통령실이 보고를 받은 적도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한 만큼 대통령실이 대통령이 거짓을 말했다고 해명한 셈이 돼버린 겁니다.
이전까진 명태균 씨의 주장을 허세라고 치부하던 대통령실이 이번에는 대통령의 말에 대해서도 같은 논리를 들이댔단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오늘 대통령실은 이례적으로 입장문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페이스북글까지 첨부했습니다.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실은 당시 당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도 김영선 전 의원의 전략공천은 문제가 없다고 봤다면서 이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제시했습니다.
당시 공천을 총괄했던 이들에게 공을 넘긴 건데요.
그러자 이 의원은 "말미잘도 이것보단 잘 대응할 거"라며 "윤 대통령이 공관위에서 보고를 받는 줄도 알지 못했고, 후보 측 관계자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하는지도 몰랐다"며 대통령실이 직접 해명하라고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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