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국민이 바보로 보이나”…30만명 ‘김건희 특검’ 외쳤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역에서 ‘김건희 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
박고은 기자 수정 2024-11-02 20:34등록 2024-11-02 14:20
2일 오후 서울역에서 열린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김건희 특검하라’ 손팻말을 흔들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국민이 심판한다” “국힘도 공범이다 특검 수용 결단하라”
파란색 손팻말을 든 더불어민주당 당원과 시민 30만명(주최 쪽 추산, 경찰 추산 1만7천명)이 서울역 4번 출구에서 숭례문, 시청역으로 이어지는 5차선 도로를 발 디딜 틈 없이 메운 채 ‘심판’과 ‘결단’을 외쳤다. 잇달아 불거지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최근 드러난 명태균씨와 윤 대통령의 통화 녹취, 이에 대한 대통령실의 불분명한 해명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이 거리에 나선 이유는 다양했다. 무대에 선 일부 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 퇴진’ 요구를 보다 분명하게 강조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일 서울 도심에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을 열어 여당과 대통령실에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검찰 불기소 처분 뒤에도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더해 명태균씨를 통한 공천 개입 의혹에 이르기까지, 김 여사와 대통령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 수사가 더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이날 집회에는 전남 곡성, 경남 창원 등 전국 각지 이름을 내건 깃발 아래 파란색 손팻말을 든 민주당원들이 주로 참여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과 당원들은 집회 현장을 걸으며 “파이팅합시다! 몰아냅시다” “더이상 두고 보지 맙시다”라고 외치며 서로를 독려하기도 했다. 경기 고양에서 온 당원 홍국인(34)씨는 “정권 초 대통령실 용산 이전 때부터 불통이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명백한 의혹에도 검찰이 김건희 여사 불기소 처분까지 한 상황에 더는 참을 수 없어 나왔다”고 했다.
2일 오후 서울역에서 열린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에 시민들이 모여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당원들 사이로 가족 손을 잡고 나온 일반 시민도 적잖게 눈에 띄었다. 인천에서 온 김인(52)씨는 “김건희 여사 국정농단 논란 와중에도 집권 여당과 대통령실이 국정감사에서 보인 태도에 실망했다. 녹취록이 조작됐다는 소리만 하면서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것 같다. 제대로 된 변명조차 하지 않는 뻔뻔한 태도에 화가 나서 나왔다”고 말했다.
집회 무대에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 퇴진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 내려와야 한다. 이제 그만 내려오라”고 외쳤고, 김병주 최고위원도 “(윤석열정권을) 내려야 한다. 오늘이 그 행동의 날”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이날 집회를 “출정식”이라고 표현하며 “특검이든, 탄핵이든, 개헌이든 대한의 봄으로 이어질 것”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금은 제1야당의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없다는 점을 양해 부탁한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비치면서도,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촛불집회를 언급했다. 이어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이 아닌 책임 없는 자들이 국정을 지배하고, 주권자의 합리적 이성이 아닌 비상식과 몰지성, 주술이 국정을 흔든다”며 “이 정부는 비전도 대책도 없다. 무능 무책임 무대책을 넘어 국가안위나 국민의 삶에 관심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장외집회 참여 인원 목표치를 5만명으로 잡고 전날까지 각 지역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을 독려한 걸로 알려졌는데, 자체적으로 실제 집회 참석 인원이 그 수준을 넘긴 걸로 봤다.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과 윤 대통령 규탄 여론에 불을 붙이겠다는 포석이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김건희 특별검사법 관철을 위한 1000만 명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2일 오후 서울역에서 열린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김건희 특검’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흔들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민주당은 오는 5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하고 14일 본회의에 특검법안을 올려 통과시킬 계획이다. 지난달 17일 검찰의 도이치 모터스 사건 불기소 처분 직후 세 번째로 발의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 기존 8개 의혹에 더해 명태균씨를 통한 지방선거·총선 공천 개입 의혹 등 5개 의혹을 특검 수사 대상으로 새로 포함했다.
2일 오후 서울역에서 열린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김건희 특검법 통과 촉구를 위한 천만인서명운동을 시작하면서 먼저 서명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 장외집회에 대해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전국에 총동원령까지 내려가며 머릿수로 위력을 과시해 국정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이재명 무죄’라는 여론을 조성해 사법부를 압박하려는 속셈”이라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대한민국 공당으로서 자신의 지위를 자각하고, 당대표 개인의 범죄를 비호하기 위해 민생을 내팽개치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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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을 파면시켜 철저하게 단죄하자!”…2만여 명 함께한 113차 촛불대행진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4/11/02 [20:50]
2일 오후 5시 서울시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13차 촛불대행진’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촛불대행진에는 연인원 2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함께했다.
© 이인선 기자
앞서 오후 2시에 인근 서울역광장에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이 열렸다. 대회가 끝나자 사회를 맡은 강선우 민주당 국회의원은 참가자들에게 “시청역에서 열리는 촛불행동의 집회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말했다. 이에 대회를 마친 시민 상당수가 서울역광장에서 그대로 등을 돌려 촛불대행진이 열리는 서울시청역으로 향했다.
서울역광장에서 오는 대열은 먼저 와 있던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본무대가 있는 시청역 7번 출구 앞부터 숭례문 앞을 비롯해 주변 인도까지 시민들로 가득 들어찼다.
촛불대행진 본대회에 앞서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구본기의 촛불국민 속으로’를 진행했다.
구 공동대표는 시민들을 향해 “우리들의 당면한 목표는 오직 하나, 윤석열 대통령 없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힘을 합치자. 서로의 자리에서 힘껏 응원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투쟁 현장까지 가서 연대하고 어깨 걸고 싸워보자”라면서 “그렇게 해서 새봄이 오기 전에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자”라고 외쳤다.
경북 김천에서 온 편효진 씨는 구 공동대표에게 “지난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 때 초등학교 1학년, 3학년 아이들이랑 같이 왔다. 같이 왔을 때 아이들이 너무 예쁘다고 용돈을 주신 사람들이 있다”라면서 아이들과 논의해 촛불대행진 모금함에 돈을 넣기로 했다고 밝혔다.
편 씨의 초등학교 1학년 딸은 아버지에게 준 편지를 통해 “안녕하세요. 예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받은 돈은 다시 돌려드릴 테니 윤석열을 무찔러주세요. 여러분”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 편효진 씨가 구본기 공동대표의 질문에 답했다. © 이인선 기자
“우크라전쟁 한반도전쟁 윤석열 정권 타도하자”
“전쟁으로 살길 찾는 윤석열을 탄핵하라!“
“군대파견 전쟁수입 윤석열을 탄핵하자!”
“유권자가 명령한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본대회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가 구호를 외치자 시민들이 함께 외쳤다.
사회자는 촛불대행진에 처음 참가한 시민들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시민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이날 촛불대행진에는 김용민·이언주 민주당 국회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국회의원, 박은정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등도 함께했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기조 발언에서 “윤건희 일당은 지금 자기 살겠다고 호시탐탐 전쟁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기어이 참전하려고 온갖 가짜뉴스에 반북 선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라면서 “우크라이나 참전을 통해 한반도전쟁까지 획책하는 윤석열, 반드시 타도하자. 탄핵이 전쟁을 막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윤석열을 단 하루라도 대통령 자리에 있게 해서는 안 된다. 무슨 흉측한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라면서 “정치권은 탄핵을 요구하는 국민의 뜻을 믿고 따라서 강력한 기세로 탄핵소추안 통과를 이뤄내야 한다. 그래서 윤석열을 즉각 직무정지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렇게 해서 전쟁이고 계엄이고 죄다 꿈도 꾸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헌재(헌법재판소)도 가타부타 군소리 없이 국민의 뜻에 복종하게 만들어 버리자”라면서 “신속한 탄핵 판결을 밀어붙여서 윤석열을 깔끔하게 파면시키자. 그리고 철저하게 단죄하자”라고 주장했다.
▲ 김민웅 상임대표. © 이인선 기자
문장렬 전 국방대 교수는 “전쟁에 따른 안보의 실패, 인간 생명 보호의 실패는 만회가 불가능”하다면서 윤석열 정권이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과 살상무기 지원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하려는 것 ▲무인기 평양 침투 사건을 일으켜 한반도에서 전쟁을 하려는 것’을 탄핵 사유로 꼽았다.
이어 윤 대통령을 향해 “우리 국민, 우리 군대의 생명을 뭐로 아는 것인가? 이자가 국군통수권자라고 할 수 있나?”라면서 “(윤 대통령은) 무조건적인 반북·대북 강경파, 무조건적인 친미파세력과 같이 대충 나라를 끌어갈 수 있겠거니 했겠지만 벌써 80%가 넘는 국민이 윤석열을 심정적으로 탄핵했다”라고 주장했다.
문 전 교수는 “(윤석열 정권이)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 민주, 자주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자기네들 세력만으로 나라를 근근하게 분탕질해 먹으려 하고 있다”라면서 “윤석열을 끌어내려야 한다. 잘못된 지도자를 감옥에 보내는 것도 민주주의 아닌가? 윤석열을 끌어내려 되찾자! 평화와 민주!”라고 외쳤다.
10.29이태원참사 희생자인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는 “이태원참사 원흉의 꼭대기에는 윤석열과 한동훈이 있다. 이태원참사가 일어나기 2주 전, 윤석열과 한동훈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범정부 차원의 강도 높은 마약 소탕 작업을 벌일 계획을 세웠다”라면서 “이에 따라 참사 당일 이태원에서는 안전 관리보다는 마약 수사에 혈안이 돼 있었다”라고 분노했다.
조 씨는 “윤석열이 먼저 탄핵돼야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강력한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 또 다른 참사를 막는 선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라면서 “서울에서 제주까지, 제주에서 해외까지 탄핵의 횃불로 뒤덮어 윤석열이 끌려 내려오는 그날까지 촛불국민과 함께 윤석열의 탄핵을 외칠 것”이라고 했다.
박은정 의원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윤석열 정권의 무도함과 뻔뻔함을 끝내자고 오늘 우리는 여기 다시 모였다. 우리가 지금 들고 있는 촛불 또한 또 다른 역사의 시작”이라면서 “검찰과 김건희의 횡포 앞에 도둑맞은 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가 일궈낸 헌법과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함께 손잡고 촛불을 나누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은 부패와 부정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이제 윤석열, 김건희 두 사람의 국정농단과 중대범죄 의혹에 남은 임기 3년이 의미가 있나? 탄핵 사유가 더 필요한가?”라며 “우리는 더 이상 미룰 이유도 주저할 시간도 없다. 윤석열의 실패가 대한민국의 실패가 되지 않도록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서 나아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이언주 의원은 “이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심각한 ‘내로남불의 대명사’가 됐다”라면서 “(윤석열) 자기가 뭔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나? 그것만으로도 즉각 내려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국민을 위해 쓰지 않고 사사로이 남용하면서 나라를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가는 꼴을 그냥 두고 보지 않겠다”라며 “우리(민주당)는 안(국회)에선 윤석열 정권의 대안을 모색하고 밖(광장)에선 여러분과 함께 주권을 되찾는 투쟁에 함께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본대회를 마친 촛불대열은 청계천과 서울시청 등을 거쳐 행진하면서 “탄핵하자!”, “타도하자!”, “끌어내리자!”, “응징하자!”라고 힘껏 외쳤다. 거리로 함께 나들이 나온 가족과 연인들이 촛불대열을 향해 손을 반갑게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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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대열이 다시 본대회장으로 돌아온 뒤 정리집회가 진행됐다.
정리집회에서는 가수 송희태 씨가 「내려와라」, 「우리의 세상」을 노래했고 시민들이 따라 불렀다.
시민들은 노랫말의 의미를 되새기며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의지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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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렬 전 교수가 발언했다. © 이인선 기자
▲ 조미은 씨가 발언했다. © 이인선 기자
▲ 박은정 의원이 발언했다. © 이인선 기자
▲ 이언주 의원이 발언했다. © 이인선 기자
▲ 행진하는 촛불대열. © 이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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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응하는 시민들. © 이인선 기자
▲ 청계천을 지나는 촛불대열. © 이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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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희태 씨의 공연. © 이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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