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탄핵의 겨울을 함께 맞자”…윤석열 거부 시민행진 열려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4/11/16 [20:00]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부와 윤미향 전 의원이 연달아 유죄 판결을 받는 등 사법부의 망동과 윤석열 정권의 정치 탄압이 고조된 가운데 서울 광화문 광장에 분노한 국민이 총결집했다.
16일 오후 5시 50분 광화문 북측광장 앞 도로에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이 주최하는 ‘김건희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시민행진)이 열렸다.
© 이인선 기자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주최 측 추산 십만여 명의 참가자들은 자리를 지키며 “대통령의 특검 거부 국민이 거부한다!”, “김건희 특검 수용하라!”, “국정농단 의혹 규명하라!”, “윤석열을 거부한다!”라고 구호를 외쳤다.
각계 시민들이 다양한 주제로 시민 발언을 하였다.
신세영 변호사는 “현직 대통령은 자격도 능력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속히 권력의 사유화와 국정농단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특검을 수용하기 바란다”라고 하였다.
해병대 예비역 대위인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임성근 사단장을 위해 자리도 보전해 주고 특검도 번번이 거부해 주고, 덕분에 임성근 사단장은 월급 받아 가면서 호의호식하고 있다”라며 분개했다.
이나영 중앙대 교수는 “내년은 을사늑약 120년, 한일협정 60년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를 기회로 신한일협정을 획책하고 있다. 우리가 막아내야 하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부경대에서 연행되었던 대학생 이승민 씨는 “학생들의 국민투표 활동에 대해 교직원 수십 명이 나와 가로막는가 하면, 경찰 병력 200여 명을 투입해 윤석열 퇴진을 외치는 학생들의 입을 틀어막고 무자비하게 끌어냈다”라며 학교 당국과 경찰을 규탄했다.
▲ 이승민 학생. © 이인선 기자
과로사로 숨진 쿠팡 로켓배송 노동자 고 정슬기 씨의 아버지 정금석 씨는 “쿠팡에서는 최근 4년간 무려 20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엄청난 일이 일어나고 있다”라면서 “이 일을 어디에 하소연해야 하나? 기업을 감시하고 통제해야 할 정부가 아무런 조치도 하지 못하고 심지어 쿠팡 작업장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10년 차 KBS 시사교양 피디인 조애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부본부장은 “KBS는 국민이 보는 앞에서 대통령에게 아부한 자의 사장 임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라며 “우리 기자, 피디들은 국민의 방송을 일신의 영달에 이용한 자에 맞서 싸워 나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야 5당의 대표, 원내대표의 발언도 이어졌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특검을 거부하는 대통령과 국민의 힘은 반헌법 세력이다.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반헌법 세력을 국민이 심판하자”라고 외쳤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한 장의 대자보가 대학에 나붙기까지, 몇 줄의 시국 선언이 발표되기까지, 거리 곳곳에 퇴진 투표소가 설치되기까지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모이기까지 우리 각자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 왔는지 잘 알고 있다”라며 “윤석열은 퇴진하라! 김건희 특검 수용하라! 진보당은 그 명령에 가장 충실히 따르겠다. 윤석열 탄핵의 겨울을 함께 맞이하자”라고 다짐했다.
▲ 김재연 상임대표. © 이인선 기자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대통령 일가는 물론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책임자들은 모두 무죄로 되고 있는데, 가장 유력한 야당 정치인에게 사법 살인을 시도했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하였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국민의힘도 문제다. 불량 상품을 팔았으면 책임지고 A/S를 해야 한다. 이렇게 양심 없이 속여서 상품을 파는 회사는 망해야 마땅하다”라고 지적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주 집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고 말한 두 글자가 있다. 그 두 글자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내 생각에 그 두 글자는 바로 파면이다. 바로 탄핵이다”라고 말했다.
시민행진 마지막 순서로 백미순 참여연대 공동대표, 강새봄 진보대학생 대표, 홍덕진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기후정의위원장, 유지혜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가 시민선언문을 낭독했다.
▲ 시민선언문을 낭독하는 박석운 상임대표, 유지혜 활동가, 홍덕진 위원장, 강새봄 대표, 백미순 공동대표. (왼쪽부터) © 이인선 기자
이들은 선언문에서 “대통령 배우자는 물론이고 대통령도 그 누구도 법 위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하며 “이 마지막 경고를 무시한다면 남는 것은 주권자의 심판이다. 우리는 더 큰 우리가 되어 11월 23일 5시 반 다시 광장에 모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회를 끝낸 참가자들은 서울 도심으로 행진했다.
한편 이날 시민행진에 앞서 4시 반에는 같은 장소에서 민주당이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을 진행했다.
여기서 이재명 대표는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민주주의도 죽지 않는다. 이 나라의 미래도 죽지 않는다”라고 외치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결코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두 손 함께 꼭 잡고 제대로 된 세상, 제대로 된 이 나라를 위해서 함께 싸워 나가자”라고 호소했다.
▲ 이재명 대표. © 이인선 기자
진보당과 조국혁신당도 별도로 사전 대회를 열고 시민행진에 결합했으며 3시에 열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 참가자들도 광화문까지 행진해 시민행진에 결합했다.
▲ 신세영 변호사. © 이인선 기자
▲ 방혜린 팀장. © 이인선 기자
▲ 이나영 교수. © 이인선 기자
▲ 고 정슬기 씨의 아버지 정금석 씨. © 이인선 기자
▲ 조애진 부본부장. © 이인선 기자
▲ 타카피의 공연. © 이인선 기자
▲ 민주당이 주최한 3차 국민행동의 날에 모이고 있는 시민들. © 문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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