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명태균 지시로 10억 쪽지예산”···마산역 개발 관여 의혹도
입력 : 2024.11.20 06:00 수정 : 2024.11.20 06:59 문광호 기자 박용하 기자
명태균씨가 8일 경남 창원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핵심인물인 명태균씨가 김영선 전 의원을 통해 10억원 규모의 창원시 도심항공교통(UAM) 예산을 따냈다는 증언이 20일 나왔다. 명씨가 최근 국가사업에 선정된 마산역 개발에 관심을 보여온 정황도 확인됐다. 창원시는 2023년 3월 제2국가산단 선정과 비슷한 시기에 UAM 연계 환승이 핵심인 마산역 미래형 환승센터 시범사업에 선정됐다. 창원시는 “현실성 없는 얘기”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의원 및 명씨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장동화 전 창원산업진흥원장은 진흥원장 후보자 시절인 2023년 3월14일 창원시의회 회의에서 “이번에 UAM 항공산업 10억(원)을 김영선 의원 쪽지예산으로 1차적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장 전 원장은 “모빌리티 산업에 창원뿐만 아니라 14개의 산단이 신청했는데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데 제가 알기로 50억(원) 중에 10억(원) 확보를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3년도 예산안 심의결과’에 따르면 2023년도 예산안에는 기존 정부안에 없던 ‘지역별 UAM 실증실험 사전타당성 연구’ 예산 10억원이 추가됐다. 드론교통산업활성화 사업의 세부사업으로 포함된 것이다.
그런데 명태균씨가 이 과정에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 전 의원의 보좌진이었던 강혜경씨는 지난 19일 경향신문과 만나 해당 예산에 대해 “명태균씨가 지시를 해서 김영선 의원이 예산을 받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씨는 민주당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단장 서영교 의원)과 비공개 면담에서도 “명씨가 UAM에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UAM(예산)은 명태균이 김영선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에 따르면 명씨는 2022년 6월1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의 공약에도 UAM을 포함시켰다. 실제로 김 전 의원은 같은 해 5월 언론 인터뷰에서 “교통체증을 벗어난 시간절약, 비용절감, 친환경의 장점을 가진 미래 교통수단의 혁명이 될 도심항공모빌리티 관련 사업인 UAM 정류장 버티포트를 창원에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UAM정류장 버티포트는 드론 같은 수직이착륙 항공기의 이착륙, 탑승 등이 이루어지는 터미널을 말한다.
서울 한강 주변에서 도심상공교통(UAM) 용도로 개발된 항공기가 운행 시연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일각에서는 명씨가 마산역 개발에도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창원시는 명씨 관여 논란이 있는 창원 제2국가산단 발표(2023년 3월15일)로부터 2주 뒤인 3월28일 같은 국토교통부 사업인 ‘마산역 미래형 환승센터 시범사업’에 선정됐다. 미래형 환승센터란 UAM 등 새로운 교통수단 등장에 맞춰 연계 환승이 편리하도록 하는 환승 인프라를 말하는데 김 전 의원의 공약과 유사하다. 창원시는 이를 위해 2028년까지 총사업비 533억원(국비 143억원·지방비 390억원)을 들여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모빌리티 타워를 건립하는 계획도 세웠다.
이연희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통화녹음에서 명씨는 지난 10월1일 자신의 아이디어들을 설명하며 “UAM이라고 아시나. UAM 같은 경우를 마산에서 띄워서 (거제) 외도 선착장까지 15분도 안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러면 남해 바다는 연못이 된다. 그러면 얼마나 관광이 (좋겠나)”라고 말했다.
명씨가 평소에도 마산역 개발을 언급했다는 증언도 있다. 명씨의 한 지인은 기자와 통화에서 “(명태균씨가) 마산역을 개선하는데 교통을 집중시켜갖고 편하게 해줘야겠다고 했다. 터미널을 집중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그런 아이디어를 얘기했을까’라는 질문에 “했을 거라고 본다”며 “대선 과정에서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는 인수위 시절인 2022년 5월4일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UAM 상용화를 포함시켰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월15일 제주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는 “제주신항 개발과 도심항공교통(UAM) 시범운용구역 지정 등을 추진하겠다”며 “UAM을 제주 관광 인프라의 한 축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 창원시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명씨는 모든 걸 다 자기가 했다고 하는 사람 아닌가”라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랑 김 전 의원이 같은 서울대 동기고 하니까 명씨가 다 자기가 했다고 하는지 몰라도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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