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사설 “요건 못 갖춘 비상계엄, 국가 망신”
윤석열 비상계엄 선포 약 2시간 만에 사설 “세계 10위권 민주 국가로 국가 망신”
기자명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입력   2024.12.04 01:00 수정   2024.12.04 02:51
 
▲ 서울 중구에 위치한 조선일보 간판. 사진=미디어오늘
▲ 서울 중구에 위치한 조선일보 간판. 사진=미디어오늘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조선일보가 사설을 내고 “요건을 못 갖춘 비상계엄”이라며 “국회가 해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3일 오후 10시30분 경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조선일보는 약 두시간 뒤인 4일 오전 0시30분 사설을 냈다. 
 
조선일보는 4일 사설 <요건도 못 갖춘 ‘비상계엄’ 선포, 국회가 해제시켜야>에서 “윤 대통령의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여야는 물론 국민이 모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헌법은 전시나 사변 같은 국가비상사태에 있어 군 병력으로 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거의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국회가 재적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정하면 대통령은 즉각 해제해야 한다. 민주당과 야권이 192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곧바로 해제될 게 뻔한 계엄령을 대통령이 선포한 것”이라며 “여당인 국민의힘 대표까지 계엄을 국민과 막겠다고 했다. 어이없는 사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엄을 선포하려면 국무회의를 통해야 하는데 이날 국무회의가 열리지도 않았다. 계엄 선포의 법적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절차상의 문제도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이 담화에서 밝힌 자유 헌정 질서 수호는 최근 민주당의 입법 권력을 통한 행정 권력 무력화를 염두에 둔 것 같다”면서 민주당이 검찰 간부와 감사원장 탄핵, 예산 감액 등을 거론한 뒤 “윤 대통령이 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진 자체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합당한 선이 있다. 민주당이 폭주한다고 해서 윤 대통령이 심야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도를 심각하게 넘은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어떻게 지금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상황인가.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상황도 아니고, 그럴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한 것도 아니다”라며 “세계 10위권 민주 국가로 국가 망신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 뒤 “여야가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비상계엄을 즉각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3일 밤 긴급 담화를 내고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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