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버틴 시민들 공수처에 분노 “영장 들고 단 한 번 체포 시도라니”
김가윤 기자 수정 2025-01-06 13:48 등록 2025-01-06 11:48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유효기간 만료일인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한남대로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측 참가자들이 철야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업무를 경찰에 넘기기로 하자 3박4일 밤샘 농성을 이어 온 시민들 사이에선 실망감과 분노가 쏟아졌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영장을 받아놓고 집행도 못 한 공수처를 규탄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비상행동은 6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신아트홀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적법한 법원의 영장을 들고도 단 한 번의 체포 시도에 그쳤던 공수처의 무능함에 분노한다. 윤석열 체포가 끝나고 나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공수처는 지난달 31일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지난 3일 한 차례 관저 진입을 시도했으나 5시간여 만에 돌아섰다. 이후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공수처는 결국 체포영장 기한이 만료되는 이날, 영장 집행 업무를 경찰에 넘기기로 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6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신아트홀 앞 농성장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구속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가윤 기자
비상행동 공동의장인 이호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은 “우리는 3박4일 폭설이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도 투쟁을 이어갔다. 고작 5시간 체포영장 집행 시늉만 하고 떠난 공수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영장 집행을 경찰에 떠넘긴 채 기한 만료만을 기다리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비상행동 공동대표인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도 “길을 터주지 않은 경호처에도 화가 났지만, 공수처의 무력한 대응과 아무런 성과도 없는 5시간짜리 체포영장 집행에 더욱 분노한다”고 말했다.
비상행동은 권한을 일임받은 경찰이 서둘러 체포영장 재집행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비상행동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주권자가 주는 마지막 기회다. 경찰은 오늘 당장 강제집행을 통해 내란수괴 윤석열을 하루라도 빨리 끌어내야 한다. 관용 없는 체포영장 집행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선 “경호처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하도록 명령하라”고 했다.
6일 오전 7시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신아트홀 앞 농성장에서 시민들이 은박 담요를 두르고 있는 모습. 임재희 기자
영장 기한 만료일인 이날 윤 대통령이 체포될 것으로 기대하며 밤샘 농성을 이어온 시민들은 크게 실망한 표정이었다. 3박4일 농성장을 지켰다는 김아무개(37)씨는 “공수처가 변명을 너무 많이 한다. 몸이 너무 안 좋은데 윤석열이 빨리 체포돼서 잠을 좀 자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아무개(65)씨는 “처음부터 경찰에게 맡기고 지원해줬어야 했는데 공수처가 자기들이 한다고 해서 시간만 낭비했다”며 체포영장 집행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을 비판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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