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지지자들, KBS·MBC·연합뉴스 등 취재진 때리고 장비파손
서부지법 몰려간 尹 지지자들, 취재진 폭행하고 메모리카드 등 장비 탈취
“기레기” 비난에 “다치기 싫으면 취재 말라” 협박도
“입법·사법권력 이어 언론자유까지 부정당해”… “공권력 지엄함 무너져”
기자명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today.co.kr 입력 2025.01.19 15:31 수정 2025.01.19 16:18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윤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습격한 19일 오전 서부지법 창과 외벽 등이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19일 새벽, 무법지대가 된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선 취재진을 향한 폭력 행위가 발생했다. 서부지법에 들이닥쳐 유리창과 집기를 부수는 등 폭력 행위를 저지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취재진을 상대로 폭행을 일삼았으며 취재 장비를 탈취하는 등 범죄까지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부지법 난동사건 취재진들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에게 폭행을 당하고 장비를 탈취당하는 등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 현재 한국영상기자협회는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있는데, KBS·MBC·MBN 취재진이 폭행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준영 영상기자협회장은 미디어오늘에 “KBS 영상기자와 오디오 기사가 물리적으로 공격을 당했다. 그 과정에서 고가의 영상송출장비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나 협회장에 따르면 시위대는 MBN 영상기자와 오디오 기사를 보고 ‘MBN이다. 기레기다’라며 욕설을 내뱉고 폭행을 저질렀다. 오디오 기사는 얼굴을 맞고, 팔도 꺾였다고 한다. 지지자들은 MBN에 ‘카메라 부수기 전에 메모리카드를 달라’고 요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메모리카드 1장을 탈취했다.
MBC 취재진도 표적이 됐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 18일 오후 4시 서부지법 건너편 건물에서 내려오는 영상기자와 오디오 기사의 머리와 다리를 폭행했다. 지지자들은 19일 새벽 집회에서 영상기자와 오디오 기사를 밀어 넘어뜨린 뒤 집단 구타했다. 이 과정에서 영상기자는 목, 허리, 왼손에 찰과상을 입었고 오디어 기사는 얼굴을 맞아 눈이 부어올랐다. 지지자들은 고가의 카메라 거치대, 메모리카드 4장, 카메라 배터리 2장, 안경, 오디오 기사의 휴대폰도 탈취했다.
▲서부지법에 난입해 출입문을 파손 중인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사진=JTBC 방송화면 갈무리
연합뉴스 사진기자 역시 19일 새벽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폭행당하고 소지품을 탈취당했다. 연합뉴스 기자 A씨는 미디어오늘에 “19일 새벽 3시 서부지법 후문에 가서 현장을 촬영했는데 이를 본 지지자들이 달려들어 카메라를 뺏으려 했다. 일부 과격한 이들은 폭행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목에 걸고 있는 사원증도 뜯어갔다”고 했다.
A씨는 서부지법에서 취재를 이어가면 위험하다고 판단해 인근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촬영을 이어갔다. 이에 A씨를 발견한 시위대가 건물 옥상으로 들이닥쳐 물리력을 행사하고 협박을 했다. A씨는 “2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과 40~50대 남성 등 8명이 올라와 ‘아까 쫓아낸 기자가 다시 왔다’며 카메라를 뺏으려 하고 벽으로 밀치는 등 폭행을 했다. 한 여성이 폭행당하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MBC 기자가 맞고 있는 장면이다. 이렇게 다치기 싫으면 취재하지 말고 나가라’고 협박도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A씨에게 메모리카드를 요구했다. A씨는 “(메모리카드를 주지 않으면) 카메라를 옥상 밖으로 던지겠다고 협박했다. ‘3000만 원 짜리 카메라인데 감당이 되겠는가’라고 하니 ‘그냥 메모리카드만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A씨는 사진을 온라인으로 전송해 ‘메모리카드 포맷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들은 ‘믿을 수 없다’며 결국 A씨에게 메모리카드를 탈취해갔다. 20대 남성 시위대의 핸드폰 번호를 받은 A씨는 사태가 진정된 후 메모리카드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A씨는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를 침입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인데, 거기에 더해 ‘어디 기자냐’며 검문하고 신체적 위협을 가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공권력의 지엄함이 무너진 것이며 경찰도 강경하게 나서야 한다”며 “언론계에서도 이번 일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서부지법에 난입한 시위대에 “이런 폭력 사태가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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