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지성호, 강경화 장관에게 수시보고 받게 된다고? - 머니투데이

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502161004281

태영호·지성호, 강경화 장관에게 수시보고 받게 된다고?

이원광 기자 입력 2020.05.02. 16:10 수정 2020.05.02. 16:57 

[300소정이 : 소소한 정치 이야기]

태영호 미래통합당 강남갑 후보가 지난달 16일 새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이 확실해진 후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탈북인 출신 정치인 태영호(미래통합당)·지성호(미래한국당) 당선인의 상임위원회 배정에 관심이 몰린다. 현재로썬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남북 관계와 정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권이 커진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둘러싼 각종 추측성 발언이 외통위에서 재현될 것이란 우려도 높다. 태 당선인은 2일 “김정은 신변 이상을 비롯한 북한 문제에 대해 다양한 견해와 분석이 오가야 한다”며 21대 국회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일찌감치 밝혔다.

외통위, 北정보·인사 접근성↑…통일부·외교부 장관에 수시로 현안 질의

국회는 운영·법제사법·정무·기획재정·교육·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외교통일·국방·행정안전·문화체육관광·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보건복지·환경노동·국토교통·정보·여성 등 17개 분야 상설 상임위원회를 운영한다. 국회의원들이 특정 현안을 논의하고 입법하는 ‘일터’다.

이 가운데 외교통일위원회는 외교부와 통일부를 피감기관으로 두고, 이들의 소관사항에 대해 수시로 보고 받는다. 원활히 운영되도록 지원하고 감시·견제하기 위해서다.

자연히 북한 동향에 밝다. 외통위는 정보위원회와 더불어 북한 관련 인사나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북한 미사일 발사나 김 위원장 신변 등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자들이 외통위원장에게 달려가는 이유다.

남북 관계나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발언할 기회도 많다. 10~11월 국정 감사는 물론, 2·4·6·8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 기간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수시로 외교부나 통일부 장관에게 현안 질의를 한다.

지난달 28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도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질타하는 여야 의원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대체로 김 위원장의 건강과 위치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는 내용이었다. 국민 관심이 집중될 때는 회기 중이 아니더라도 이같은 회의가 열린다.

윤상현 국회 외통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북한 김정은 신변이상설 관련 북한 급변 사태 대비’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전문가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국회의원의 '추측성 발언' 자제시킬 방법 없다

문제는 외통위에서 국회의원의 추측성 발언을 자제시킬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헌법 45조에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됐다.

이른바 ‘면책 특권’이다. 각종 회의에서 국익에 악영향을 주는 근거 없는 발언을 해도 처벌 받을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의미다.

국회 비상설 특위인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가 있지만 ‘개점 휴업’ 상태로 방치된 지 오래다. 의원들이 의원들을 징계하는 윤리특위 소집 자체에 소극적인데다가 여야가 ‘맞불’을 놓는 식으로 제출된 안건들이 섞이면서 본질을 흐리기 때문이다.

탈북인 출신 당선인들의 추측성 발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대목이다. 북한 동향에 대한 발언 기회가 많은데 제지할 제도나 장치는 부재하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아 갖가지 억측과 소문을 자아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일 평안남도 순천에 있는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1월 7일 노동신문에 게재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순천인비료공장 건설현장 시찰 모습. / 사진제공=뉴시스

태영호 "의문 말끔히 지워지지 않았다"…정성호 "국민소환제 도입해야"

태영호 당선인은 2일 김 위원장의 공식 활동이 재기된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과연 지난 20일 동안 김정은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일까”라며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김 위원장이 탄 것으로 보이는 차량을 근거로 “의문은 말끔히 지워지지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김정은 신변이상을 비롯한 북한 문제에 대해 다양한 견해와 분석이 오가고, 자유로운 토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제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 관련 국회의원의 추측성 발언이 몰고올 파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국민소환제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원이 남북관계 등 외교, 안보, 국방, 기타 중대한 국가적 현안에 관해 아무 근거 없는 가짜 뉴스를 만들어 유포하는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부는 2일 “김 위원장이 순천린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태영호·지성호 당선인은 수차례 정부 발표에도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 등을 제기한 바 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