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님 덕분입니다"...명태균, 대통령경호처 '인사청탁' 정황
박종화 봉지욱 2025년 02월 17일 23시 30분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하는 검찰이 명 씨가 대통령 경호처 인사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11월 2일에 검찰이 작성한 검찰 수사보고서에서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명태균 자택 PC에 저장된 '카카오톡 DB파일'에 저장된 사진 자료를 분석해 별도의 수사보고서를 만들었다. 대통령실에 이어 대통령경호처 인사 청탁 정황이 나왔지만, 검찰은 지금까지도 별다른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 
 
검찰 수사보고서(2024.11.2. 결재)
 
경호처 권 씨 카톡 "박사님 라인으로 입성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7월 4일, 명태균 씨는 경호처 소속 5급 공무원(현재는 4급) 권○○ 씨로부터 "박사님 오늘 인사가 났습니다. 7월 8일부 국방부 청사 경호정보부 발령입니다. 다~~ 박사님 덕분입니다. 박사님 라인으로 입성했습니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이에 명 씨는 박수를 치는 모양의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권 씨는 2001년경 홍준표 의원의 운전기사를 하다 2007년경 이명박 대선 후보를 수행하면서 청와대 경호원으로 특채됐다. 명 씨의 핸드폰에도 권 씨가 ‘청와대경호(이명박대통령)’으로 저장돼 있었다. 
 
권 씨가 적은 ‘국방부 청사 경호정보부’의 공식 명칭은 대통령 경호처 경비안전본부다. 권 씨는 이때까지만 해도 경호차장실 전직경호2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경호팀이었는데, 경호처 본부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이다. 
 
이듬해, 권 씨는 4급으로 승진하며 경호처장 직속인 경호안전교육원 과장급 간부가 됐다. 이 당시 경호처 에서 근무했던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팀에 있다가 본부로 돌아오는 사례가 극히 이례적인데, 이듬해 4급 승진까지 하면서 누구 빽이냐는 말이 안에서도 많았다. 정말 이례적인 케이스”라고 회상했다. 
 
검찰 수사보고서(2024.11.2. 결재)
 
경호처 관계자, "권○○→ 명태균→김건희→김성훈" 청탁 라인 의심 
 
권 씨가 4급으로 승진한 2023년 당시 경호처장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 인사를 담당한 경호처 기획관리실장은 최근 내란 사태에서 논란이 된 김성훈 차장이다. 이 때문에 경호처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명 씨가 김건희 여사를 통해 인사 청탁을 했다면, 김용현 처장이 아닌 김성훈 실장에게 청탁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당시부터 김성훈 차장이 김건희 여사와 가까웠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권 씨에게 '인사 청탁'을 했는지 물어봤다. 우선 권 씨는 "대선 전에 명 씨를 처음 만났다"며 “제 친구가 ‘명태균 박사라는 사람이 서울에 사람들을 많이 끌고 올라와 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있다. 거기 잠깐 와서 커피나 한 잔 마시고 가라’고 했는데, 누가 이 나라를 막 좌지우지 한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 설명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출판기념회는 2021년 11월 15일에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열렸다.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는데 이 행사를 통해 명 씨를 처음 만났다는 것이다.
 
권 씨는 또 “1시간 20~30분인가 (명 씨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완전 ‘이준석하고도(을) 내가 만들었다. 그래서 김종인은 내 말만 듣는다’부터 김영선 얘기도 하고. 거기서 전체 사람들 앞에서 다 얘기하더라”면서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떠올렸다.  
 
이어 권 씨는 “명태균 씨가 보니까 여사님한테도 잘하고 대통령도 안다고 그러니까 혹시나 또 나중에 뭐랄까 좀 기대(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권 씨는 자신의 인사를 청탁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명 씨에게 감사 카톡을 보낸 건 주위 사람들에 대한 의례적인 인사치레였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경호처 공무원이 정치 행사를 찾아 가서, 정치권 인사들을 만난 것 자체가 부적절한 처신이다. 명 씨에게 일종의 '기대'를 했다면서도, 인사 청탁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무엇보다 경호처 내부에서 권 씨와 같은 인사 이동과 승진 케이스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검찰이 오늘(17일) 재판에 넘긴 명태균 씨 지인 중에는 정치자금을 대고 대통령실에 아들을 채용시킨 재력가도 포함됐다. 그러나 검찰은 스스로 수사보고서에 '인사 청탁이 의심됨'이라고 적은 대통령 경호처 간부 권 씨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았다.
 
○ 알립니다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2023년 당시, 인사를 관리하는 경호처 기획관리실장이었으나, 기사에는 경호차장으로 직책이 잘못 표기돼, 차후에 바로 잡았음을 알립니다. 
 
제작진
취재  봉지욱 이명선 전혁수 박종화 이슬기
편집  장주영
C.G.  정동우
디자인  장주영
출판  허현재
리서처  최혜정
 
 
 
‘광주서 계엄옹호’ 尹지지 집회에 MBC “헌정질서 농락” KBS 단순 전달
국민의힘, 방심위에 광주 지역 방송사 민원 예고…민주 “그대들 주장은 극우 맞다”
기자명 노지민 기자 jmnoh@mediatoday.co.kr 입력 2025.02.16 16:03
 
 
▲2025년 2월 1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경찰버스로 만든 차벽을 사이에 두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왼쪽 사진), 반대(오른쪽 사진)하는 집회가 각각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2·3 내란사태를 옹호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민주화 상징으로 꼽히는 광주 금남로에서까지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낙하산 의혹의 사장들이 집권한 이래 정권 친화적이거나 기계적 중립이라 비판 받아온 KBS는 이번 집회도 단순 ‘찬반’으로 전했다. 국민의힘은 ‘극우 세력 집회’를 비판한 광주 지역 방송사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오후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보수 성향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국가비상기도회 명목으로 내란우두머리 혐의 피의자 및 탄핵심판 피청구인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에 반발한 시민단체가 맞불 성격 집회를 열면서 경찰이 기동대 등 20여개 중대(약 1500명)를 투입했고,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광주 금남로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이 전두환 신군부에 계엄 철폐와 퇴진을 요구하다 희생된 현장이다.
 
이날 주요 언론은 민주화 성지에서의 비상계엄 옹호 집회를 비중 있게 다뤘다. MBC ‘뉴스데스크’는 <금남로에서 계엄옹호? “극우집회 선 넘었다” 시민들 분노> 리포트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마주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2025년 2월15일 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2025년 2월15일 SBS 8뉴스 갈무리
 
‘뉴스데스크’ 주말 앵커들은 클로징 멘트로 “쿠데타 세력의 계엄령에 맞선 시민들이 군인들에 의해 집단 학살당한 곳이 바로 광주 아닌가. 그곳에서 어떻게 계엄령으로 무장 군인들을 국회에 투입하고 국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냥한 대통령을 옹호할 수 있단 말인”라며 “내란 세력이 궤변으로 헌정 질서를 농락하는 지금이야말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5·18 광주 정신을 되새겨야 할 때”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같은 날 SBS ‘8뉴스’는 <“탄핵 반대” vs “즉각 파면”…두 쪽 난 광주 금남로> 리포트를 배치해 “일부 광주 시민 사이에서는 내란 혐의를 받는 대통령 지지 집회가 5·18 민주화 운동의 중심이었던 금남로 한복판에서 열린 것에 불편해하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2025년 2월 15일 KBS 뉴스9 갈무리
 
반면 국가기간방송인 KBS의 ‘뉴스9’는 <광주서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서울에서도 찬반 집회> 리포트를 통해 광주, 서울 등지에서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달하는 데 그쳤다.
 
이 가운데 집권 여당 국민의힘은 금남로 집회 현장에 대한 광주 지역 방송사들 보도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하겠다며 압박했다.
 
16일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KBC광주방송 <금남로 극우 집회에도 ‘의연’…민주 시민 품격 빛났다>가 ‘세이브코리아’를 ‘극우 성향 개신교 단체’로, 집회 참석자들을 ‘탄핵을 반대하는 극우 집회 참가자들’로 매도했다고 문제 삼았다.  또한 지난 11일 KBS광주총국의 <5·18광장 사용 불허 논란…강기정 “극우와 타협 없다”>에 대해서도 방송심의 신청을 예고했다. 관련해 언론에 “부적절한 ‘극우몰이’에 단호히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야권에선 국민의힘이 극우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해제 의결 때도 대다수가 집단으로 불참했고 윤석열 탄핵과 체포·구속에도 반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법원을 습격하는 폭동에도 선을 분명히 긋지 못하더니 최근에는 헌법재판소와 재판관들 공격에 여념이 없다”면서 “헌법과 법 제도 안에서 이뤄진 탄핵소추와 법안 의결을 권력 찬탈로 규정하고 계엄 발동 요건으로 인정하면서도 극우 소리는 듣기 싫은가? 그대들의 주장은 극우가 맞다”고 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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