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용의자는 중국인' 가짜뉴스 게시글, 결국 블라인드 처리
SNS서 블라인드 처리 확인... AFP도 팩트체크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로 떠올라
김관식(seoulpal) 25.04.02 10:12ㅣ최종 업데이트 25.04.02 10:12

▲AFP 펙트체크를 거친 가짜뉴스.AFP 팩트체크팀은 해당 가짜뉴스에 대해 기존의 두 기사 타이틀을 짜깁기한 것으로 판정했다. ⓒ AFP 팩트체크팀
기자는 지난 3월 25일, '산불 사진 위에 '용의자는 중국인' 제목... 가짜뉴스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송고했습니다. 시간과 시점이 다른 두 개의 별개 기사를 하나의 이미지로 겹쳐 놓음으로써 중국인이 이번 경상남도 산청군에서 시작된 산불의 방화 용의자인 것처럼 오해하게 만드는 내용이었습니다.
자사 기사가 가짜뉴스로 활용된 <헤럴드경제>의 플랫폼대응팀 측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소셜미디어상에서 떠도는 가짜뉴스 이미지와 <헤럴드경제>는 무관하다. 이러한 가짜뉴스에 강경하게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매체의 신뢰도 하락은 물론, 사회의 혼란을 가중하는 가짜뉴스는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죠.
SNS 게시된 가짜뉴스, 이후 블라인드 처리 확인
최초 보도한 날로부터 일주일여가 지났습니다. 기자는 이 가짜뉴스가 아직도 유통되고 있는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게시물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리됐는지 궁금했습니다. 기사 최초 발행 후 관련 내용에 대한 관계자의 대처와 방안, 대응이 무엇인지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해당 가짜뉴스가 SNS에서 블라인드 처리된 것을 확인했다. ⓒ 페이스북 캡처
먼저, 해당 SNS의 게시물을 먼저 찾았습니다. 최초 게시됐던 게시물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거짓 정보. 서드 파티 팩트 체크 기관에 의해 검토되었습니다. -이유 보기-'라는 문구가 블라인드 처리된 가짜뉴스에 공지로 적혀 있었습니다.
더 자세한 처리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지난달 31일, 프랑스 통신사인 'AFP 팩트체크 기관'이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것과 동일한 결론, 즉 페이스북에 공유된 이 게시물을 '거짓 정보'로 판정한 것입니다.
AFP 팩트체크 기관은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Meta)'와 독립적으로 운영됩니다. 또, 해당 게시물에 대한 팩트체크가 끝나면 팩트체크팀은 이를 '거짓 정보' '조작됨' '일부 거짓' '컨텍스트(문맥) 누락' '풍자' '사실' 등으로 구분합니다. 그중 '거짓 정보' '조작됨'으로 판정된 콘텐츠에 대해 가장 엄격한 조치를 취합니다. 아울러, 반복적으로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사용자나 기관은 일정 기간 게시물 업로드가 제한되는 등의 이용에 제한이 따릅니다.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공유된 산불 가짜뉴스.전혀 산불과 관계없는 두 사람이 고의로 산불을 낸 용의자로 둔갑했다. (기자가 사진 내 인물 모자이크 처리) ⓒ APF 펙트체크팀
가짜뉴스에 가짜뉴스가 더해지는 사회적 혼란 조장
AFP가 팩트체크한 기사를 보니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여러 온라인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것은 물론, 동시에 반중 정서, 특정인 혐오, 특정 국가 폄훼가 일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특히, 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는 한술 더 떠 이번 산불과 전혀 관련 없는 남녀 사진이 가짜뉴스와 함께 게시되며 산불 용의자로 여론몰이 되고 있었습니다.
AFP는 이 같은 사실도 지적하며 "이 이미지는 기사 2개를 짜깁기해 만든 것으로 실제 뉴스 기사를 캡처한 것이 아니다"라며 "온라인상에는 반중 정서를 부추기는 발언과 허위주장이 확산됐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경북 산불을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은 산불로 다수 사망자를 낸 혐의로 56세 남성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고 사실관계에 대해 밝혔습니다. 이어 "이미지에 포함된 사진과 그 아래 적힌 내용은 3월 23일 자 헤럴드경제 기사에서 따온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산불이 인근 지역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는데 중국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편, AFP 팩트체크 메인 페이지를 보면 사실처럼 보이는 수많은 가짜뉴스를 한눈에 살필 수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고 가짜뉴스가 생성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 지지자 집회 영상'은 중국 새해맞이 행사 영상에 애국가 합창 소리를 합성한 것이었고, '탄핵 찬성 시위, 대부분 끼니 해결하려 나가' 게시물도 역시 가짜뉴스에다, 일간베스트, 핫게 등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공유됐습니다. 특히 페이스북에서만 무려 19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니 이 가짜뉴스 하나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사회적 혼란은 상상 이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AFP 펙트체크 홈페이지에 게시된 가짜뉴스.가짜로 판정된 콘텐츠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 AFP 펙트체크팀
프랑스, 가짜뉴스 방지법 제정... 한국도 서둘러야
끊임없이 생성되고 회자하며 사회적 혼란과 스트레스를 가중하는 가짜뉴스를 매번 팩트체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더더군다나 개인이 판단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국가적인 정비과 대처가 시급한 이유입니다.
프랑스는 2018년, '가짜뉴스 방지법'을 제정했습니다. 판사가 가짜뉴스라 판단하면 즉시 삭제 조치가 됩니다. 독일은 나치 지배를 찬양하거나 미화하는 글을 쓰면 처벌하고, 가짜뉴스 규제에 대한 법률 제정은 사회적 논의 단계에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관련 규제 시스템은 사실상 전무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가짜뉴스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독자가 신뢰할 수 있는 기사를 작성해야 하는 건 언론의 당연한 숙명입니다.
영국의 사회학자이자 정치경제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이 제시한 자유론을 보면, 한 사회 속에서 각자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타인에게 해악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해악의 원칙'을 강조합니다. 다른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자유가 허용된다는 얘기입니다. 가짜뉴스가 우리 사회를 지배해서는 안 됩니다. 하루빨리 정국이 안정을 되찾고, 가짜뉴스의 대처에 대한 사회적 합의부터 서둘러야 할 시점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글쓴이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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