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5790
YTN 공정방송위, ‘베트남 교민 감금’ 보도 “신중 했어야”
노측 “파장 컸는데 회사 대응 미흡” 비판, “신중 보도” 의견 모아… 돌발영상 자막 오류는 “의도 없는 실수”
손가영 기자 ya@mediatoday.co.kr 승인 2020.03.11 17:36
YTN이 최근 논란이 된 돌발영상 자막 오류와 ‘베트남 다낭 한국인 감금’ 과장 보도를 내부 공론화 기구 공정방송위원회(이하 공방위)에 올려 재발방지책을 논의했다.
YTN은 지난 9일 오후 공방위 임시회의를 열고 “[단독] ‘자물쇠로 잠그고…’ 다낭에서 격리된 우리 국민들”(2월25일 방영) 기사의 과장·왜곡 논란과 “전쟁이지만 괜찮아?”(3월2일 방영) 돌발영상 오보를 다뤘다.
▲YTN 베트남 다낭 격리 보도 화면.
‘다낭 한국인 감금’ 보도는 베트남 문화에 대한 고려 없이 현지 교민의 감정적인 주장을 그대로 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보도는 2월24일 베트남 당국이 대구에서 출발해 다낭에 도착한 한국인 관광객과 교민 20명을 의심 증상도 없는데 강제 격리시켰다는 한 교민의 주장을 전했다. 이 과정에서 병동 출입문이 자물쇠로 잠긴 것에 “(격리자들이) 사실상 감금 상태에 놓였다”고 풀이했고, 열악한 시설의 근거로 “아침에 빵 조각 몇 개 준다”는 교민 발언을 실었다.
보도 직후 관련 유튜브 영상 댓글엔 YTN이 한국인의 편향된 시각만 전했고 취재도 불충분했다는 비판이 달렸다. 한 베트남 교민은 자신의 SNS에 이들이 격리된 이유는 동승객 중 발열환자가 있었기 때문이며 ‘한국이 번호키(자물쇠)를 쓰듯 베트남은 모든 문에 자물쇠를 쓰는 것’이라 반박했다. 베트남 시청자들은 베트남의 주식인 반미를 ‘빵 조각 몇개’로 비하한 인터뷰를 그대로 내보냈다고 반발했다. 격리된 병원이 베트남 기준으로는 하급 병원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YTN은 지난 4일 유튜브 영상 댓글에 입장을 공지했다. YTN은 “격리 상황과 제공 음식에 대한 인터뷰 내용 중 일부 감정적인 불만과 표현이 여과 없이 방송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이는 베트남 병원에 격리된 개인의 입장을 생생하게 전달하려던 것일 뿐 베트남의 고유한 문화를 비하하거나 폄훼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YTN은 또 “추후 YTN은 자국민에 대한 안전을 보호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인터뷰이의 발언을 전하는 과정에서 국가 간 문화적 차이로 인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 전달 방법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썼다.
YTN 노측은 공방위에서 “베트남에서 SNS 댓글 등 다양한 경로로 항의하고 현지 교민들도 피해를 호소하는 등 파장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사후 조치나 가짜뉴스에 대한 후속보도 등 사측 대응이 충분했는지”를 물었다.
사측은 이에 “전례가 없던 사안으로 즉각 대처하기에 외교적 문제 등 다양한 파장에 대한 종합 고려가 필요했다”고 답했다. 사측은 또 “회사 이름을 낸 입장문도 법무팀 자문을 거쳐 신중히 대응했고 후속보도도 격앙된 현지 분위기 속에 제보자를 포함한 격리된 분들에 대한 피해를 고려해 최대한 자제했다”고 설명했다.
노사 양측은 “사실에 입각한 보도라 해도 국내 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YTN 기사에 다양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보다 신중을 기하고 리스크 관리 등 대처 방안을 함께 고민해나가기”로 논의했다.
노사 양측은 2일 자 돌발영상 오보는 제작 과정을 확인한 결과 정치적 의도가 없는 실수였다고 봤다. 제작진은 지난달 26일 마스크 부족 사태를 언급한 미래통합당 의원총회 현장을 전하며 한 여성 의원의 “지금 분노에 차 있으니까”란 발언을 “지금 이게 분명한 찬스니까”라고 자막 처리했다.
오류가 확인되자 제작진은 다음 날(3일)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고 자막을 수정해 다시 게시한 뒤 사과했다.
노측은 “총선 한 달을 앞두고 민감한 시기에 의원 발언 내용에 대한 자막 오류 실수로 인해 자칫 ‘공정성 저해 의혹’을 받을 수 있었다고 문제 제기했다. 노측은 또 ”앞으로 편향성 시비 등을 막기 위해 명확히 들리지 않은 녹취는 쓰지 않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이에 ”자막 오류로 논란을 일으킨 건 인정하지만 의도성 없는 단순 실수였고, 공정성 문제를 제기할 사안은 아니“라고 답했다. 사측은 ”특히 돌발영상은 실무진 판단으로 자율성을 갖고 제작하는 특수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돌발영상이 위상을 고려해 제작진 내 크로스체크를 강화하고 음질 판독을 위한 장비 지원 등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 데 함께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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