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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원순 조롱 ‘가세연’ 유튜브 채널 삭제 가능할까 

구글 “특정 개인·집단에 대한 폭력 혹은 증오 조장 콘텐츠 삭제”…최근 ‘GZSS TV’ 등 극단적 채널 삭제 전례도 

정철운·금준경 기자 pierce@mediatoday.co.kr 승인 2020.07.14 14:38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죽음을 조롱하는 유튜브 방송을 내보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유튜브 ‘슈퍼챗’ 수입 전 세계 1위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 대해 구글이 가이드라인 위반에 따른 채널 삭제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가세연은 지난 10일 고 박원순 시장이 전날 오전 포착된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에서 출발해 시신이 발견된 숙정문을 향해 가며 50분 동안 생방송을 진행했다. ‘[현장출동] 박원순 사망 장소의 모습!!!’이란 제목의 방송에서 출연자들은 “개가 아니면 다니기도 어렵겠다”며 산세가 험하다고 하는가 하면, 숙정문의 위치를 알리는 안내판을 발견하자 “거꾸로 읽으면 문정숙이다. 문재인+김정숙. 상징적인 의미가 아닐까 싶다”, “다잉메시지 아니냐” 등 우스갯소리를 나눴다. 


출연자 김용호씨가 “기사를 보니 목을 맬 때 넥타이를 이용했다”고 하자, 또 다른 출연자 김세의씨는 “넥타이라면 에르메스 넥타이를 매셨겠네요”라고 조롱했고, 일행이 모두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과거 박 시장이 고급 넥타이를 매고 있다며 비난받은 일을 비꼰 것이다. 출연자 강용석씨는 “박원순의 오늘이 문재인의 내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방송은 고인을 모욕하는 듯한 언행 속에 웃음이 이어졌으며, 14일 현재 약 28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86만4319원의 슈퍼챗 수입을 올렸다. 지난 13일자 ‘[충격고발] 문재인 알고 있었다!!! 박원순 성범죄!!!’ 영상은 14일 현재 약 30만 조회 수를 기록했고 199만9271원의 슈퍼챗 수입을 올렸다. 슈퍼챗은 유튜브 시청자들의 후원금 성격으로, 생방송을 보며 채팅창을 통해 직접 돈을 보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유튜브 통계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가세연은 슈퍼챗 수입 전 세계 1위 채널이다. 누적수입은 14일 현재 8억4717만5850원이다. 최근 일주일간 슈퍼챗으로만 약 2000만원을 받았다. 전체 영상 513개 중 광고제한(노란딱지) 영상이 130개로 나오는데, 광고제한으로 수익이 줄어든 만큼 더욱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콘텐츠로 슈퍼챗 수익을 노린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생방송 화면 갈무리.

▲지난 10일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생방송 화면 갈무리.


가세연에 대한 분노여론이 높아지며 당장 채널 삭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극단적 언행으로 몇몇 유튜브 채널은 영구정치 처분을 받았다. 안정권씨가 운영하던 ‘GZSS’·‘GZSS TV’, 김상진씨가 운영하던 ‘김상진TV’ 등이 지난달 25일 삭제됐다. 이들 우파 유튜버들은 극단적 언행과 소수자·약자에 대한 혐오 표현을 반복했다.


당시 채널 삭제가 논란이 되자 구글코리아는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는 유튜브 사이트 내 허용되는 콘텐츠들에 대한 내용을 명확히 표시하고 있으며, 이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폭력 혹은 증오를 조장하는 콘텐츠에 대한 정책을 포함한다”며 “유튜브는 관련 정책을 위반하는 콘텐츠가 신고되면 빠르게 삭제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지난해 12월 증오성 콘텐츠와 괴롭힘 및 사이버폭력 관련 대책을 강화하는 정책 개정을 발표했다. 앞서 미국의 극우뉴스 사이트 인포워즈가 약자와 소수자를 모욕하는 콘텐츠를 올리자 유튜브는 “편파적 발언과 괴롭힘에 대한 우리의 정책을 반복해서 위반할 때 계정을 종료시킬 수 있다”면서 채널을 영구 정지시킨 바 있다. 


유튜브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3월 유튜브가 전 세계에서 삭제한 채널 중 증오성 또는 악의적 콘텐츠 채널은 2672개였다. 가세연은 슈퍼챗 수입 전 세계 1위라는 지표가 보여주듯 앞서 삭제된 채널보다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더 나쁜 걸 만들지만 더 지능적’이라는 평가다.


▲13일자 가로세로연구소의 고 박원순 시장 관련 콘텐츠 썸네일.

▲13일자 가로세로연구소의 고 박원순 시장 관련 콘텐츠 썸네일.


유튜브는 영구정지된 채널 운영자가 다른 채널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어서, 채널이 한 번 삭제되면 타격은 실질적이다. 만약 유튜브가 가세연 계정을 삭제한다면 가세연의 콘텐츠를 증오 표현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유튜브가 밝히고 있는 ‘증오심 표현에 대한 정책’에 따르면 개인이나 집단을 인간 이하로 묘사하거나 동물, 곤충, 해충, 질병 또는 기타 인간이 아닌 다른 대상에 비유해 존엄성을 침해하는 경우 문제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존엄성 침해’다. 


또한 유튜브가 밝히고 있는 괴롭힘 및 사이버 폭력에 대한 정책에 따르면 △악의적인 시청자 행동을 반복적으로 조장하는 경우 △여러 업로드 동영상에서 본질적 속성을 이유로 신원 파악이 가능한 개인을 반복적으로 표적으로 삼거나 모욕하거나 괴롭히는 경우도 문제적 콘텐츠에 해당한다. 앞서 삭제된 유튜브 채널들은 누적 경고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가세연이 현재 어느 정도로 누적 경고를 받았는지도 삭제 가능성을 판단함에 있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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