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대선 개입, 우리 프랑스였다면…” 외국인 교수가 본 대한민국
박순봉·윤승민 기자 gabgu@kyunghyang.com 입력 : 2013-08-18 14:05:23ㅣ수정 : 2013-08-18 14:11:15
“만약 프랑스에서 이런 일(국가 정보기관의 대선개입)이 생겼다면 저는 프랑스 시민으로서 재선거를 요구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 상황에서 재선거는 시기를 놓쳤어요.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한국이 힘겹게 얻은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 17일 오후 ‘8차 국민촛불대회’가 열린 서울광장 한켠에서 한 외국인이 촛불을 들고 시민들 사이에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2008년부터 여름마다 한국인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는 시몽 다니에루 프랑스 국립 헨느2대학 영화학과 교수(31)였다. 경향신문이 이날 다니에루 교수와 만나 외국인이 생각하는 한국의 ‘국정원 대선 개입 문제’와 촛불집회 등에 대해 들었다.
시몽 다니에루 프랑스 국립 헨느2대학 교수
다니에루 교수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영화다. 다니에루 교수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 ‘마더’, ‘살인의 추억’ 등의 작품이나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 같은 영화를 통해 한국의 정치 상황을 알게 됐고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매년 한국에 올때마다 서울 대한문이나 서울광장 등에서 일어나는 집회를 관심있게 봤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인들도 프랑스 혁명 이래로 집회를 많이 하는 편이지만 사르코지 대통령 집권 이후 몇 가지 주제에 대해서는 백신을 맞은 것처럼 반응을 하지 않는다”며 “한국은 매주 산발적인 집회나 같은 주제로 지속적인 집회들이 있고 많은 군중들이 모이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다니에루 교수는 한국의 촛불집회를 민주주의적 소통의 좋은 예라고 평가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어떤 정치적인 이슈가 있어도 서울광장에서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가 쉽지 않다”며 “이런 집회에 군중들이 모이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소통하고 표현하는 하나의 긍정적인 방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에서는 국정원 같은 기관이 정보를 이용해 사람들을 감시한 적은 있지만 한국처럼 대선에 개입한 적은 없었다”며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드러난 사실에 대해 프랑스인들보다 빨리 행동으로 옮겨 대처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람들이 부조리를 보면 금방금방 일어나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보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며 “원래 사회주의자인 내가 한국에 와서 얼마나 프랑스에서 습관적으로 세상의 문제들에 대해 (반응하지 못하고) 잠들어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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