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12월16일 밤 수사 발표는 대선 영향 ‘부정한 목적’으로 한 것”
등록 : 2013.08.19 17:33수정 : 2013.08.19 17:50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답변하고 있다. 2013.08.19. /뉴시스

“김용판, ‘오피스텔 압수수색 영장 신청 말것’ 지시” 폭로도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재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이 19일 국회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18대 대선을 사흘 앞둔 시점인 12월16일 밤 11시 경찰의 ‘국정원 정치개입 중간수사 발표’의 목적이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부정한 목적”이었다는 의견을 밝혔다. 권 전 과장은 또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지난 16일 1차 청문회에서 위증한 사실도 폭로했다.

권 전 과장은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지난해 12월16일 밤 11시 경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가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선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변론으로 하고, 발표 행위가 대선 영향에 미치기 위한 부정한 목적으로 하였음은 분명하다고 판단한다”고 대답했다. 이어 신경민 의원이 “정부 수립 이래 심야 수사 발표가 13회 있었다고 한다. (12월16일 심야수사 발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권 전 과장은 “국민이 그 시각에 정확히 알아야 하는 사안이고 경찰이 정확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최종 수사결과에서도 봤듯 당시 나온 자료는 객관적이지 않았고, (더구나) 공직선거법 관련 자료는 은폐·축소하고 발표했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답변했다.

권 전 과장은 또 김용판 전 청장이 지난 16일 1차 청문회에서 불거진 ‘외압 행사’ 의혹과 관련해 “(권은희 과장에게) 전화를 건 것은 맞지만 격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권 전 과장은 박영선 민주당 의원의 “김용판 전 청장과 통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지난해 12월12일 통화했다. 이날은 국정원 여직원 오피스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 방침을 정하고 준비하고 있었던 때다. 그런데 김 전 청장이 전화를 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그는 ‘내사사건인데 압수수색은 맞지 않다. 검찰이 기각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고 대답했다. 박 의원이 “그럼 지난 1차 청문회에 김 전 청장이 권 전 과장에게 격려차 전화했다는 것은 거짓말 아니냐”고 묻자, 권 과장은 “거짓말이다”고 답변했다. 권 전 과장은 또 “수사를 진행하는 내내 어려움과 고통을 느꼈다. 수사가 원활하게 잘 진행되는 것을 막는 부당한 지시에 기인한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신경민 의원이 다시 “김 전 청장이 16일 청문회에 나와 스스로 압수수색에 대해 긍정하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어떤 게 진실인가?”라고 묻자 권 전 과장은 “(나는)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에서는 압수수색에 반대하는 분위기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광석 전 수서경찰서장이 서울청을 설득했다. 그러나 그 후에 이 전 서장이 ‘서울청에서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하지 말라고 한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김 전 청장은 격려전화라고 했다. 그리고 압수수색 영장은 찬성했다고 했다. 그러나 둘 다 거짓말이다. (김용판 전 청장은) 두 가지 거짓말을 한꺼번에 하는 대단히 희귀한 증인이다”라고 말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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