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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조사 끝났어도 촛불은 계속 된다
[현장] 제9차 범국민촛불대회, "촛불, 이제는 횃불로... 특검으로 진상규명하자"
13.08.23 19:36 l 최종 업데이트 13.08.23 22:34 l 유성호(hoyah35) 박소희(s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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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진상규명 특검으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제9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하며 '진상규명', '특검으로'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 유성호

[2신-최종신 : 23일 오후 9시 40분]
국정조사 끝났어도 촛불은 계속 된다 

53일간의 국정조사는 큰 성과 없이 끝났지만,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23일 청계광장을 채운 시민 3만 명(주최쪽 추산, 경찰 추산 5000명)이 한목소리로 "특검으로 진상 규명하자"며 "아직 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부산과 울산, 경북 안동과 경남 진주, 전남 화순, 충북 제천과 충남 천안 등 다른 지역에서도 시민들은 촛불을 들었다. 

하루 전, 기독교 목사 1120명의 시국선언을 추진한 '국정원 선거개입 기독교 공동대책위원회' 공동상임의장인 정태효 목사는 "이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거대한 횃불이 되어 우리가 정말 원하는 '특검으로 진상규명'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이 말이 쓰인 손피켓을 흔들고, 함성을 지르며 공감을 나타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민생과 민주주의는 한몸이다, 민주주의를 제대로 세워야 한다"며 "국정조사에서 부족한 것은 특검으로 (바로) 세우자"고 말했다. 

국정원 시국회의는 특검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추진한다. 박석운 공동대표는 "국민들의 열망이 특검과 철저한 진상 규명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9월 14일 '범국민 행동의 날'까지 거대한 국민의 함성을 만들자"고 말했다. 국정원 시국회의는 ▲ 경찰과 국정원 등의 축소 은폐 수사발표 공모 의혹 ▲ 국정원 보유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대통령 선거 활용 의혹 ▲ 국정원의 선거 및 정치개입 민간인 동원, 불법적 자금이용 의혹 ▲ 인터넷 댓글 외 국정원의 불법선거 ·정치개입 행위 의혹을 꼭 특검 수사로 밝혀야 한다며 이날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3만 촛불시민들 다같이 "특검으로 진상 요구" 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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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진상규명 특검으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제9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가 새누리당의 방해로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다며 특별검사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더 강도 높은 투쟁'을 제안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정조사특위 위원이었고, 이날로 3일째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특검이 필요하지만 모든 것을 밝힐 수 있겠냐"며 "(국정원 사태의) 전모를 밝히고 몸통을 찾아내는 건 전 국민이 대한민국 모든 곳에서 정의의 촛불을 들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촛불 든 국민은 여기가 전부가 아니고 국민 마음에는 이미 촛불 수백만 개가 켜졌다"며 "이제 본격적인 투쟁을 해야 한다, 정의당은 전국적으로 보다 강도높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을 비판하고 개혁을 요구하는 주장도 있었다. 영화감독 김조광수씨는 "미국 정부기관의 사찰을 폭로한 스노든 등 해외 공작원들과 달리 우리나라 공작원들은 집에서 댓글 달고 있다"며 "쪽팔려서 못 살겠다, 남재준 원장은 방을 빼라"고 말했다. 국정원이 간첩으로 지목했던 북한이탈주민 출신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 유아무개씨를 변호한 김용민 변호사(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는 국정원 수사권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국정원은 유씨의 여동생을 180일동안 불법 감금하면서 협박과 회유 등으로 얻어낸 허위진술을 바탕으로 이 사건을 만들어냈다"며 "감시받지 않은 권력을 통제하지 않는 한 앞으로 제2, 3의 간첩조작사건이 계속 만들어질 것이다, 국정원의 수사권을 회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들은 뒤이어 열리는 서울시민영화제를 고려해 평소보다 이른 오후 8시 30분쯤 촛불집회를 마무리지었다. 국정원 시국회의는 8월 30일 서울광장에서 제10차 범국민대회를 개최하는 등 앞으로도 매주마다 대규모 집회를 열고, 지역순회 촛불집회를 진행한다. 또 '범국민 행동의 날' 9월 14일까지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100만 서명운동을 추진, 국회에 특검 임명 청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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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박근혜가 책임져라'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제9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가 새누리당의 방해로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다며 특별검사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1신 : 23일 오후 5시 36분]
김한길 "최명길 허락 받아야지만... 천막당사 지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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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제4차 국정원 규탄 국민보고대회'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민주당 주최로 열린 민주주의 회복 및 국정원 개혁촉구 제4차 국민보고대회에서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시민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며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과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있는 조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마지막 청문회는 열리지 못했고, 보고서 채택도 무산된 채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끝난 23일, 민주당은 서울 청계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 및 국정원 개혁 촉구를 위한 제4차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 당 지도부 등은 국정조사 성과에 아쉬워하면서도,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번 국정조사가 "'막가파식'으로 국민과 국회를 농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 증인들이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증인을 보호한다며 가림막으로 진실을 가리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거짓 증언하는 자를 변호하며 진실을 말하는 증인을 윽박지르고 지역주로 몰아세웠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계속되는 침묵이 나라를 더 큰 혼란으로 내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오늘 낮에 '원내외병행투쟁을 하면 천막이 썰렁하겠다'는 질문을 받았는데 이 자리에서 답변 드리겠다"며 "당 대표인 저부터 광장의 천막을 지켜내겠다"고 약속했다.

"아직은 우리 집사람한테 허락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그날까지 김한길이가 광장에서 노숙하며 천막을 지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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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규탄 국민보고대회 "국정원 전면 개혁하라"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민주당 주최로 열린 민주주의 회복 및 국정원 개혁촉구 제4차 국민보고대회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며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과 국정원 전면개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정원 사태의 배후는 청와대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거듭 비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배후이자 몸통인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는 끝내 국민의 소환에 불응하고 말았다"며 "지금 이들을 감싸고 있는 누구냐, 지난 8개월 동안 아무 말 없이 침묵만 지키고 있는 청와대와 박 대통령이 배후 아니냐"고 말했다. 또 "(국정조사에서) 지난 대선 때 불법 대선 공작이 자행됐고, 그 불법을 덮으려고 또다른 불법을 자행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국정원 개혁, 대통령 사과는 국민의 명령이고 민주당이 관철시켜야 할 절대사명"이라고 표현했다.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였던 정청래 의원은 국정조사의 성과를 두고 아쉬움과 미안함을 드러내면서도 그 책임은 새누리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조사 특위에선) 협상은 없었고 협박만 있었다, 공감은 없었고 공갈만 난무했다, 타협은 없었고 파경만 있었다"며 "참으로 힘든 국정조사였다"고 얘기했다.

정 의원은 국정조사 결과가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국정원 직원 김하영씨가 지난해 12월 11일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경찰·민주당 관계자들과 대치할 때, '통로를 열어주겠다'는 경찰의 제안에 응하지 않다는 점과 경찰의 허위수사결과 발표 등의 진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 역시 "국정조사는 끝났지만 싸움의 시작은 이제부터"라며 "부족한 민주당이지만 (국민 여러분이)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민주당의 국민보고대회가 끝난 청계광장에선 오후 7시부터 국정원 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제9차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같은 시각 보수단체들도 맞은편 동화면세점 앞에서 "종북세력을 척결하자"며 집회를 개최 중이다. 이들은 범국민대회에 맞서기 위해 자신들의 스피커를 청계광장 쪽으로 세워놨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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