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개혁, 이석기 사건에 묻힐라’…시민단체 “촛불 계속”
등록 : 2013.08.29 20:39수정 : 2013.08.29 21:28 

통합진보당사 난입한 상이군경회원 대한민국상이군경회 회원 3명이 29일 오전 서울 동작구 대방동 통합진보당 중앙당사에 난입해 의자를 집어 던지고 유리 현관문을 부수는 등 난동을 부리고 있다. 통합진보당 제공

시국회의·참여연대 등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과 내란음모 혐의 수사는 별개”
YMCA “여론에 악영향 걱정”

국가정보원이 수사 중인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혐의 사건이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집회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일단 관망하면서도, 진위 여부를 떠나 이번 사건은 국정원 개혁과 무관한 사안이라는 태도다.

이태구 한국 와이엠시에이(YMCA)전국연맹 정책사업국장은 29일 “국정원의 내란음모 수사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하지만 2013년에 내란죄를 꺼내든다는 것 자체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민사회 시국회의’가 결속력이 강한 형태가 아니라 이번 논란 때문에 단체별로 이견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이다. 여론에도 악영향을 미쳐 촛불이 약해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석호 민주노총 연대사업국장은 “내란음모라고 하는 것은 과도하고 터무니없다. 130명이 모여서 내란음모를 할 정도로 우리나라가 허술하냐”고 되물으며,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에 대한 촛불이 이어지니까 이를 막기 위해서 무리하게 터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이 황당하긴 하지만 언론에서 보도가 쏟아지니까 여론은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대다수 시국회의 참가 단체들은 우려 속에도 촛불집회는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김민영 ‘내가 꿈꾸는 나라’ 기획위원장은 “국정원 문제 해결을 위한 촛불집회는 내란음모 사건 수사와는 별개로 계속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정욱 참여연대 시민감시팀장도 “내란음모 사건 수사가 걱정되긴 하지만 국정원 개혁은 이 사건과 별개다. 특검 촉구 서명 등 국정원 개혁과 사건 실체 규명을 위한 촛불집회를 이어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국정원 시국회의도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내란음모 사건 수사는 별개로 대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국회의 관계자는 “촛불집회는 국정원에 대한 특검 요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통합진보당 압수수색 등에 대해서는 시국회의 차원에서 논평을 내는 것을 고려하고는 있지만 촛불집회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는 문제는 아직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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