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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2만명 운집, “국정원이 원하는 건 촛불의 분열, 민주세력 뭉치자”
10차 범국민촛불대회 서울역광장서 열려
전지혜·김백겸 기자 입력 2013-08-31 18:57:56 l 수정 2013-08-31 22:24:40 기자 SNS http://www.facebook.com/newsvop

국정원 규탄, 촛불의 물결
국정원 규탄, 촛불의 물결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10차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파도타기를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저들이 원하는 건 촛불의 분열이다. 민주세력이 하나로 뭉쳐 끝까지 싸우자.”

31일 국가정보원 정치‧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촛불대회가 서울역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촛불대회 참가자들은 국정원 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도입을 촉구함과 동시에 국정원의 공안탄압에 꺾여 촛불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민사회 시국회의’는 이날 오후 7시 20분 서울역 광장에서 10차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갑작스레 쏟아진 소나기로 인해 대회가 지연됐고 바닥에 빗물이 흥건했지만, 시민들은 우산을 들거나 우비를 입은 채로 자리를 지켰다. 

이날 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2만여 명(경찰 추산 4천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서울역광장은 인파로 가득 찼고 광장 옆 도로까지 시민들이 넘쳐났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특별검사로 진상규명” “정치공작 책임자를 처벌하라” “박근혜가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쳤고, 이 같은 구호가 적힌 피켓을 손에 들고 촛불을 밝혔다.

“공안사건은 분단 60년 동안 계속...국정원 해체 수준 개혁 멈출 것인가”

기조발언에 나선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다. 정보기관이 국민의 예산을 받아서 국민을 공격했다. 진상규명을 끝까지 해야 되지 않겠냐”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공안사건은 분단 60년동안 계속 있었다”면서 “국정원을 해체 수준으로 개혁해야 하는 것, 멈춰야 하겠냐”고 물었고 참가자들은 아니라는 함성으로 답했다. 

이어 이 처장은 “국정원이 정말로 반성코자 한다면 지금 당장 과거의 잘못을 국민 앞에 인정하고 자신들의 범죄사실에 대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면서 “국정원은 요란스럽게 여론몰이를 할 게 아니라 국민 요청하는 개혁에 협조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의견도 잇따랐다. 12살 아들과 함께 대회에 참여한 노모(39)씨는 “아들이 앞으로 온전한 세상에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국정조사를 보고 화가 나서 한 사람이라도 더 나와야겠다고 생각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은 당연히 해야 한다. 계속해서 진실을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배와 함께 왔다는 숙명여대 학생 이모(25)씨는 “특검으로 진실을 밝혀낼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계속 진실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 보도의 문제를 지적하는 여론도 여전했다. 부인과 함께 범국민대회에 온 송기혁(51)씨는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해 언론이 보도를 안해 답답해서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정조사로도 밝혀진 게 없어서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어떤 식으로든 밝혀져야 한다”며 “특검을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구호 외치는 국정원 촛불 참가자들
구호 외치는 국정원 촛불 참가자들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10차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국정원 내란음모 수사...“저들이 원하는 건 분열, 흩어지지 말고 진실 밝혀내자”

집회 중에는 최근 진행된 이석기 의원 등을 상대로 한 국정원의 내란음모 수사와 관련 규탄 발언도 쏟아졌다. 서울역 광장 한쪽에서는 경기 청년연대 회원 등이 가면을 쓰고 물총을 들고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조헌정 서울향린교회 목사는 “70년대 자고 일어나면 국가내란 음모가 매일 터졌지만, 저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며 “다 조작인 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목사는 “70년대 박정희 유신정권 공안검사 출신이던 김기춘씨가 75세 늙은 나이에 비서실장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무슨일이 터지겠구나 짐작했다”며 “아니나 다를까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한 달 계속 촛불이 타올랐고 학생, 교수, 4대 종단의 시국선언이 잇따랐다. 대구경북에서도 신부들이 시국선언을 했다”며 “국정원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하고 이런 일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총과 탱크를 가진 국군 장병 130명이 모여도 국가 내란을 할 수 없는 시대”라며 “어떻게 130명이 내란 음모를 할 수 있느냐. 이건 기네스북에 올릴 일이며 세계가 웃겠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저쪽이 원하는 건 분열이다. 흩어지지 말고 우리 모두 끝까지 함께해서 진실을 밝혀내자. 역사는 살아있다”고 외쳤다. 

사회단체인 다함께 활동가 김지윤씨는 무대 위에 올라 “우리에게 사상과 정치활동의 자유는 소중한 민주적 권리”라며 “(서로 다른 의견은)논쟁을 해야 하는 문제이지 공안탄압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탄압에 동조하거나 침묵한다면 가장 기뻐할 것은 박근혜 정부”라며 “지금 칼끝은 통합진보당을 향했지만, 곧 촛불로 향할 것이다. 진정으로 민주주의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 싸우자”고 외쳤다. 

지난 27일 내란음모죄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했던 당사자인 박민정씨도 무대 위에 올라 자유발언에 나섰다. 그는 “5월 12일 그 자리는 한반도 전쟁위기를 이야기하는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정당의 교육장이었다”며 “한반도가 얼마나 큰 위기 순간이었는지, 그 본질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걱정하던 때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평화를 실현하고자 한 것이 불법이냐”며 “너무 억울하고 심장이 떨린다.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둑질을 하다 들킨 국정원이 저보고 내란을 모의했다고 상상하기 어려운 죄목을 덮어씌웠고 당과 의원들, 촛불까지 매도하고 있다”며 “촛불 시민 여러분이 국정원이 씌운 멍에를 벗겨달라.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촛불시민의 목표는 하나...민주주의를 국민의 힘으로 지키자는것”

이날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에 음향시스템도 원할하지 못했다. 이태호 사무처장 발언 중 마이크가 작동을 멈췄고 적막 속에 한 시민은 “국정원을 해체하라”라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어 곳곳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박근혜가 책임져라. 국정원을 해체하라” 

이날 집회는 정당 관계자 발언 없이 시국회의 관계자와 사전에 이메일로 신청하거나 현장에서 접수한 10명의 자유발언, 노래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자유발언에 나선 참가자들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는 의견을 같이했지만 “국정원을 전면 개혁하라” “국정원을 해체하라” 등 각각의 요구를 주장했다. 

이날 촛불대회 사회를 맡은 윤희숙 한국청년연대 대표는 “오늘 이 자리에 국정원을 해체하라 외치는 분도 국정원을 개혁하라 외치는 분도 있다. 하지만 촛불시민 여러분, 우리의 목적은 지난 대선에서 있었던 국가정보원의 범죄행위를 낱낱이 밝히고, 책임자를 엄벌하고 민주주의를 국민의 힘으로 지키자는 것 아니냐”면서 “그 목표로 하나가 될 수 있겠냐”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특검으로 진상규명! 대통령이 책임져라! 박근혜가 책임져라!” 구호로 답했다. 

한편, 시국회의는 범국민대회 진행 중 ‘9월 13일 범국민행동의날’ 스티커를 시민에게 나눠줬고 시민이 집중행동의 날 홍보에 함께해줄 것을 호소했다. 시국회의 측에 따르면 애초 9월 14일로 예정됐던 범국민행동의날은 9월 13일로 조정됐다. 시국회의 측은 “추석 귀향객도 있고 서울광장 장소가 마련이 안 돼서 날짜를 옮겼다”며 “13일 금요일 저녁 7시 서울광장에 범국민 행동의날을 만들어, 종교계, 학계, 대학생, 시민사회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민주주의 찾고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집중행동의 날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국정원 사태, 박근혜가 책임져라'
'국정원 사태, 박근혜가 책임져라'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10차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어둠 밝히는 국정원 규탄 촛불
어둠 밝히는 국정원 규탄 촛불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10차 범국민대회'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김재연, 김선동 의원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노래와 함께 하는 국정원 규탄 촛불
노래와 함께 하는 국정원 규탄 촛불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10차 범국민대회'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김선동, 김재연, 김미희 의원 등이 어깨동무를 한 채 노래를 부르고 있다.ⓒ양지웅 기자

셀 수 없이 많은 국정원 규탄 촛불
셀 수 없이 많은 국정원 규탄 촛불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10차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국정원 촛불 '박근혜 대통령 규탄'
국정원 촛불 '박근혜 대통령 규탄'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10차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하는 시민들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하는 시민들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10차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서울역에 가득한 국정원 규탄 촛불
서울역에 가득한 국정원 규탄 촛불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10차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국정원 규탄 촛불 함께 한 이정희-김재연
국정원 규탄 촛불 함께 한 이정희-김재연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김재연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10차 범국민대회'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양지웅 기자

서울역에서 밝힌 국정원 규탄 촛불
서울역에서 밝힌 국정원 규탄 촛불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10차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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