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28155
문 대통령 아들 의혹 부풀리고 유체 이탈 화법, 이분 또 출마
[그 후보자의 말] 김근식 미래통합당 송파구병 국회의원 후보
20.04.02 09:04 l 최종 업데이트 20.04.02 09:04 l 민주언론시민연합(ccdm1984)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는 종편 출연자 출신 후보들의 과거 문제발언을 종합하는 ‘그 후보자의 말’ 연속 보고서를 내고 있습니다. 두 번째 대상자는 서울 송파구병 지역의 미래통합당 후보로 공천이 확정된 김근식 후보(경남대 교수)입니다.[기자말]
▲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왼쪽)이 30일 오후 송파병에 출마하는 김근식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기념촬영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1월까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 출연자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2월 27일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서울 송파구병 국회의원 후보로 발표하면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가 확인됐습니다. 한 달 전까지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 나와 정치평론을 진행하던 출연자가 국회의원 후보로 자리를 옮긴 것입니다.
그러나 김 후보가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을 떠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7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 출연자로 활동하던 김 후보는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시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지역이었던 서울 노원구병 지역에 출마 의사를 밝히며 종편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김 후보의 경선 출마를 두고 바른미래당 내부 갈등이 빚어졌고, 결국 김 후보는 경선 불참을 선언하며 후보자로서의 활동을 마쳤습니다.
문제는 김 후보가 당시 후보자로서 활동이 끝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금방 종편으로 복귀했다는 것입니다. 2018년 5월 6일 경선 불참 의사를 밝힌 김 후보는 5월 23일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했습니다. 경선 불참의사를 밝힌 지 3주가 안 된 시점이었고, 선거가 채 끝나기도 전에 다시 출연자로 돌아온 것입니다.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 출연자가 무슨 공직도 아니고, 왔다 갔다 하면 무엇이 문제냐'라며 가볍게 보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종편 출연을 통해 특정 정당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고 국민에게 인지도를 쌓은 뒤 선거에 출마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당 입장에서는 방송에서 노골적으로 자신들과 같은 주장을 하는 데다가 인지도까지 높기 때문에 종편 출연자들을 영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들은 방송을 자신들의 정계 진출의 장으로 한껏 이용한 뒤 당선에 실패하면 곧바로 다시 출연자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특정 정당에서 당선에 실패해 복귀한 편향적인 인물이 시청자들에게는 교수, 변호사 등으로 출연하며 일종의 전문가로 비춰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김근식 후보가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 출연자로 활동하며 내놓은 문제발언을 살펴보겠습니다.
문준용 특혜채용이 사실인 듯 의혹제기
김근식 후보의 문제발언 중 대표적인 사례는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등장했습니다. 당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2017/5/5)에 출연한 김 후보는 국민의당이 제기한 문재인 후보 아들 특혜채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혹제기를 했습니다.
김근식 국민의당 선대위 정책대변인 : 오늘 오후에 포털에서 실시간 검색 상위 순위에 문준용씨가 다시 올라와 있습니다. 그래서 보도 봐서 아시겠습니다만 그동안 이제 문재인 후보 아들의 취업 비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됐었고, 오늘 새로 우리당에서 공명선거 추진단에서 확보한 육성파일에 따르면 그 문준용씨가 미국으로 유학 갔던 파슨스 디자인스쿨에 2년 동안 같이 다녔던 동료 학생의 증언인데요. 그때 문준용씨한테 직접 들었다는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빠가 이력서를 가지고 내라고 해서 냈다, 내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라고 이런 내용이 돼 있어서, 제가 볼 때는 여전히 지금 국민들은 문재인 후보의 강직하신 성품은 다 알고 있습니다만 그 아드님 취업 비리에 대한 선명하게 해소가 되지 않고 그동안 TV토론에서 다 끝났다, 다 정리됐다라고만 말씀하시는데. 계속 터져 나오는 이런 추가적인 의혹에 대해서 선명하게 그리고 굉장히 구체적이고 성실하게 설명을, 답변을 해주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고요. – TV조선 <이것이 정치다>(2017/5/5)
김 후보는 같이 출연한 홍종학 당시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정책본부장이 "지금 국민의당에서 계속적으로 문준용씨에 대한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계시는데요"라고 반박하자 "육성 녹음파일이 있는데 가짜뉴스라고 편 가르기를 하면 어떻게 하십니까?"라며 녹음파일이 있으니 허위조작정보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국민의당이 제기했던 의혹은 김 후보가 결정적 증거인 듯 묘사한 녹음파일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며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으로 정리됐습니다. 이로 인해 당시 국민의당 이준서 최고위원 등은 대법원을 통해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즉, 김 후보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제기를 무작정 방송에서 전달한 것입니다.
이후 그가 주장했던 의혹제기가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자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2017/6/27)에서는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했습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 : 저도 당의 선대위의 대변인을 했습니다만 눈앞에 보이는 게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무조건 당선시키기 위해서 뭔가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것은 사실은 사리판단을 못 할 수가 있습니다. ...(중략)... 이거 제보한 사람이 적어도 파슨스 스쿨에 다니는 문준용씨와 어떤 관련이 있는 건지 개인적인 인연은 어떻게 된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 정도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이 된다고 하면 정말 공당의 공식 기구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서 의혹을 제기한 사건치고는 너무나 허술하지 않는가. 저는 그 부분이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2017/6/27)
김근식 후보는 공당인 국민의당이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제기한 의혹이 너무 허술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김 후보는 국민의당을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이 국민의당 정책대변인으로서 방송에 출연해서 조작된 녹음파일을 근거로 의혹을 부풀린 행위를 먼저 시청자에게 사과했어야 합니다.
심지어 TV조선 <이것이 정치다>(2017/5/5)에서 김 후보는 "오늘 새로 우리당에서 공명선거 추진단에서 확보한 육성파일에 따르면"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 다른 당이 아니라, 본인이 정책대변인으로 일하고 있는 정당이 했다는 점을 언급한 것입니다. 조작된 녹음파일로 제기한 문준용 특혜채용 의혹을 자신의 입으로 사실인 듯 설명해놓고, 뒤늦게 스스로의 행동을 축소하며 국민의당과 자신은 아무 사이도 아닌 것처럼 국민의당의 행태만 지적하는 것은 매우 민망한 일입니다.
이영훈의 <반일 종족주의> 옹호
▲ 식민지 근대화론 옹호한 김근식 후보 TV조선 <이것이 정치다>(2019/8/7) ⓒ TV조선
더 심각한 사례도 있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2019/8/7)에 출연한 김근식 후보는 당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이영훈 교수의 <반일 종족주의>를 비판하자 이영훈 교수를 옹호하며 조 후보자를 비난했습니다.
<반일 종족주의>는 극우성향의 이영훈 교수의 저서로 일본군 성노예제와 일제 강제징용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등 역사를 일방적으로 왜곡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근식 후보는 이영훈 교수의 '식민지 근대화론'을 두고 "일종의 학문적 소수의견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이영훈 교수 등이 속해 있는 낙성대경제연구소를 "굉장히 공부를 열심히 하신 분들", "다 학계에서는 인정을 받는 분들"이라며 추켜세우기도 했습니다.
이영훈 교수가 주장하고 있는 식민지 근대화론은 부족한 근거에 논리를 끼워 맞췄다는 비판이 수차례 나왔던 주장으로 "학문적 소수의견"으로 표현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게다가 김 후보는 이영훈 교수와 낙성대경제연구소의 역사왜곡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끌려간 위안부는 없다", "강제징용은 없었다"며 역사를 왜곡한 이영훈 교수에 대한 비판은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김 후보가 이영훈 교수의 저서를 다 읽지 않아서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분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이 방송에서 <반일 종족주의>를 다 읽은 것처럼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김 후보는 "조국 수석이 그 책을 다 읽어보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영훈 교수가 식민지 근대화론 주장했다고 해서 친일파의 낙인을 찍어버린 것"이라며 조 후보자를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이영훈 교수의 <반일 종족주의>를 옹호한 김 후보의 역사관이 심히 우려됩니다.
'이정현 세월호 보도 개입 아니다'
▲ 박근혜 청와대의 세월호 보도개입이 위법이 아니라는 김근식 후보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2017/10/26) ⓒ 채널A
한편, 김근식 후보는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에 고정 출연했었는데요. 김 후보는 2017년 10월 26일 방송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해경 비판 보도를 빼달라"고 요구한 것을 두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 : (통화 과정에서) 목소리를 높이긴 했지만 둘이 언쟁을 하고 있잖아요. '이게 뭐가 잘못됐습니까? 맞지 않습니까? 해경이 뭘 잘못했습니까?'라고 언쟁을 하는 거잖아요. 저게 외압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단 홍보수석이 금방 나간 방송 뉴스를 보고 바로 보도국장에 전화하는 건 이런 행태는 이제 없어야죠. 물론 읍소도 제가 보기에는 좋지 않아요. -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2017/10/26)
김 후보의 발언에 진행자 김진씨는 "보도 개입이 아니다?"라며 의견을 물었고 김 후보는 "네"라며 재차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통화 내용에 두 사람이 언쟁을 벌이고 있으니 보도개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KBS 보도개입 사건은 양측이 언쟁을 벌였다는 수준으로 일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당시 공개된 녹취에서 이 전 수석은 "해경과 정부가 잘못한 것처럼 보도한 것은 맞지 않다", "뉴스 편집에서 빼달라", "다시 녹음해 만들어 달라"며 김시곤 보도국장을 압박했습니다.
실제 해당 통화 뒤 KBS <뉴스9>에서는 해경 비판 보도가 사라지고,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도 약속했다"며 박근혜씨의 동정 관련 보도가 늘어났습니다. 이 전 수석의 보도개입 사건은 올해 1월 대법원을 통해 유죄판결이 확정되기도 했습니다. 김 후보의 당시 주장과는 달리 법적으로도 명확하게 위법임이 입증된 것입니다.
후보자의 과거 발언은 근거가 부족한 의혹제기도 아닐뿐더러 당연히 검증되어야 하는 내용입니다. 같은 관점에서 앞서 언급한 발언들은 김근식 후보의 사실관계 왜곡을 비롯해 언론관과 역사관에 대한 문제점을 보여줬습니다.
그렇다면 언론은 유권자의 입장에서 후보자 검증에 나서야 합니다. 김 후보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방송에서 제기한 것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청와대 홍보수석의 언론개입을 옹호한 언론관은 적절한지, 역사왜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식민지 근대화론'을 학문으로 인정한 역사관은 올바른지 언론이 검증할 때가 됐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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