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4대강 때문에 망친 농사 배상 판결
매일경제 | 입력 2014.01.09 11:23

4대강 사업 때문에 우엉 농사를 망친 농민에게 건설사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용대)는 경기도 여주군 일대에 우엉을 심었다가 4대강 사업으로 모두 썩혀 버린 농민 유 모씨(55)에게 공사구간 책임사 대림산업이 77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유씨는 경기도 여주군 양촌리 일대 1만900㎡(3300평) 땅을 빌려 2011년 4월 우엉 씨앗을 심고 재배를 시작했다. 우엉밭 인근에는 남한강이 흐르고 있었지만 토지가 모래로 구성돼 배수가 잘 돼 우엉을 기르기에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강 옆에 위치했지만 강변을 따라 제방이 높게 형성돼 있어 모두가 농사 짓기 좋다고 입을 모으던 땅이었다. 당시 유씨가 심은 우엉은 수확 기준 3만3000㎏로 시가 1억4500만원에 달하는 양이었다.

문제는 4대강 사업으로 퍼낸 준설토 때문에 발생했다. 우엉밭 인근 한강 3공구 건설을 맡은 대림산업은 하도 정비와 저류지 굴착 공사로 퍼낸 준설토를 야적장에 쌓았다. 야적장은 우엉밭을 둘러싸는 형태로 바로 옆에 조성됐다. 대림산업은 준설토를 인근 농민에게 나눠줬는데, 우엉밭과 제방 사이에서 농사를 짓던 농민 윤 모씨도 준설토를 받아 밭에 쌓았다.

그러나 이 때문에 유씨의 우엉밭을 둘러싸고 준설토가 빙 둘러 쌓이게 됐고, 우엉밭 배수는 어려워졌다. 심지어 대림산업은 제방 폭을 2m 넓히는 공사도 함께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농민들이 설치한 배수관도 함께 묻혀 우엉밭 배수로는 아예 막혔다. 결국 2011년 6~7월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우엉밭 전체가 침수되면서 우엉은 뿌리까지 썩었고 더 이상 재배가 불가능해졌다.

재판부는 대림산업이 빗물이 우엉밭에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배수로를 설치하는 등 충분한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게을리했다며 유씨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2011년 장마철 기간 예년보다 비가 많이 내렸던 점을 감안해 배상액은 피해액의 60%로 제한됐다.


Posted by civ2
TAG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