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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대규모 반 FTA 집회…경찰 ‘위헌적 봉쇄’
[하니Only] 등록 : 20111203 18:31 | 수정 : 20111203 19:11
   
≫ 3일 광화문 광장에서 한-미 FTA 날치기 통과와 경찰의 집회 원천봉쇄를 규탄하는 야 5당 의원들. 출처: @woodstock1000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계획되었으나 경찰이 차벽을 설치하고 통행을 금지하는 등 위헌적인 원천봉쇄에 나서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수십명이 연행됐으며, 연행과정에서 경찰에 맞아 부상을 당한 사례도 발생했다. 지난 6월 헌법재판소는 경찰이 차벽을 설치해 통행을 막은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어 경찰의 과잉 집회 방해가 비판의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 3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한-미 FTA 반대집회에서 경찰과 몸싸움 중에 다쳐 피 흘리는 시민. 출처: 네모속의세상보기(@photo_jjang)
 
경찰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시민 5000여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 운동본부’(범국본)는 이날 오후 4시 광화문 광장에서 야 5당과 함께 한미 FTA 비준 무효를 촉구하는 범국민대회를 개최를 예고하고 트위터 등을 통해 “10만명 참가”를 독려했다. 그러나 경찰은 114개 중대의 경력을 투입하고 버스 등을 동원해 광화문 광장 일대에 차벽을 쌓고 통행을 원천 봉쇄했다.

이에 앞서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는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가 주축이 된 ‘세상을 바꾸는 민중의 힘’이 민중대회를 열고 한-미 에프티에이 비준 무효와 민중 생존권 쟁취 요구를 외쳤다. 민중대회가 끝나자 참가자 2000여명은 4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한미 에프티에이 비준 무효 범국민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도로로 나와 행진을 했다. 그러나 경찰의 원천봉쇄에 막혀 참가자들은 청계광장 등 앞에서 한동안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내려 광화문 광장으로 가려던 시민들을 막아서기도 했으며, 이에 항의하는 시민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광화문광장으로 가려는 길이 막히자, 시민과 대학생 500여명은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도로를 통해 광장 진출을 시도했으나 방패를 휘두르는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9명이 연행됐다. 이밖에도 광장 주변 곳곳에서 진입하려는 시민들과 경찰들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 3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한-미 FTA 반대 집회에 등장한 경찰의 최루액 ‘직분사기’. 출처: 낮달(@acamanim)
  
오후 3시반께 광화문 광장 초입에 이미 들어와 있던 야 5당 정치인과 시민 100여명은 집회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을 막는 경찰들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권영길 의원,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등 야당 정치인들은 경찰의 봉쇄를 “명백한 불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명박 정권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그렇게 꿀리는 것이 많으면 한미 FTA를 폐기하든지,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길 의원은 “합법적인 정당연설회에 참석하기 위한 시민들을 경찰력을 이용해 막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이 목소리마저도 막는다면 이제 시민들은 청와대로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집회는 신고제이지 허가제가 아닌데도 경찰은 (자의적으로) 불법으로 판단하고 정당연설회 역시 불법이라고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종걸 의원(민주당)은 “민주당은 박건찬 종로서장 자작극 진상조사단을 꾸려 국민을 농락했던 당시 사태를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조중동은 종로서장의 자작극을 이용해 시민들을 매도했다”며 “반드시 조중동을 법정에 세우겠다”고 말했다.

오후6시, 흩어졌던 시위 참가자들은 종로구청 사거리 앞으로 모여 보신각 방향으로 도로로 나와 행진했다.

≫ 3일 지하철 광화문역을 통제하는 경찰. 출처: 네모속의세상보기(@photo_jjang)
 
한편 이날 반FTA 집회는 전주와 울산, 광주 등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지난달 22일 한나라당의 한-미 FTA 비준안 ‘날치기’ 통과 뒤 FTA에 반대하는 도심 집회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나는 꼼수다’ 특별공연 형식으로 열린 집회에는 3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한-미 FTA 날치기 무효”의 목소리를 모았다.

≫ 3일 한-미 FTA 반대 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 광장의 저녁 모습. 출처: @hwangyujeong

디지털뉴스부 digital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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