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5071127031

[단독]KBS 막내 기자들 "현장에서 KBS 기자는 '기레기 중 기레기'"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입력 : 2014-05-07 11:27:03ㅣ수정 : 2014-05-07 12:10:48

재난주관방송사인 KBS가 ‘세월호 현장 목소리를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KBS 내부에서 비판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KBS의 막내급 기자들 30여명이 ‘반성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현재 보도 모습에 대한 비판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입사한 40기 KBS 기자들과 그 윗 기수인 39·38기 기자 30여명은 7일 오전 KBS 사내 망에 ‘반성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여러 기자들이 함께 쓴 해당 글에는 “현장에서 KBS 기자는 기레기(‘기자 쓰레기’라는 뜻의 속어) 중의 기레기 입니다”라며 “얼마 전 후배가 세월호 관련 시민 인터뷰를 시도하다 시민에게 ‘제대로 보도하세요. 왜 그 따위로 방송해서 개병신(KBS) 소리를 들어요?’라는 말을 들었다”며 자괴감을 표출했다.

또 “세월호 침몰 다음날 진도 체육관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실종자 가족들이)박수를 치는 모습이 방송됐다”며 “(하지만) ‘경사났어? 박수치고 그래!’라는 실종자의 가족 반응은 편집됐다. 우리 뉴스에선 철저히 외면당한 목소리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이런 수모는 절대 후배가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니다. 편파보도를 지휘하는 보도본부장, 보도국장에 화가 났다가도 금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고 말했다.

해당 글을 올린 한 KBS기자는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취재한 38·39·40기 기자들은 너무 많은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KBS 신뢰도가 떨어진 지금의 상황을 단순히 지도부에 대한 비판으로 끝내려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자는 “세월호 참사 보도에 대해 사내에서 공식 토론회를 열고, 공정보도의 지향점을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 막내 기자들의 요구사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글은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언론계에서 막내기수의 성명서는 ‘보도 책임자의 사퇴’라는 암묵적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김시곤 보도국장은 검은 옷을 입고 뉴스를 진행한 앵커를 나무라며 뉴스 진행자들에게 검은 옷을 입지 말라고 지시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 관계자는 “막내 기수들의 성명서는 그간 일선 기자들이 가지고 왔던 편집국 지도부에 대한 반발과 불만이 표출 된 것으로 봐야한다”며 “일련의 보도에서 공정 보도라는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보도국장 등은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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