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39900.html

[단독] “내달말 확정” 졸속추진에 “민영화 예비작업” 우려도
등록 : 2014.05.30 02:21수정 : 2014.05.30 02:23 

고용·복지 공공기관 구조조정 추진

정부가 사회정책의 핵심 분야인 고용·복지 공공기관 30곳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사회적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유사·중복 기능을 조정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민영화 예비작업이라는 지적과 함께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겨레>가 29일 입수한 ‘고용·복지분야 기능점검 추진방안’ 문건대로 실행될 경우, 이는 고용·복지 공공기관 구조조정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건을 작성한 기획재정부 쪽은 “아직 아이디어 수준”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문건은 기재부가 지난해 7월부터 공공기관 기능 점검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9개월에 걸친 작업 끝에 만들어낸 것이다. 32쪽 분량의 보고서에는 새롭게 만들어질 공단의 조직도, 기능 조정의 구체적인 방향, 기대 효과 등 상세한 내용이 담겨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고용·복지서비스공단’(가칭)을 새로 만든다는 내용이다. 실업급여 지급, 취업 알선 등의 일을 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83개 고용센터, 취업정보·고용정책 지원 서비스를 하는 한국고용정보원, 한국잡월드와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육진흥원,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은 공단으로 통폐합된다. 여기에 국민연금공단이 맡고 있던 자활근로능력 평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직업훈련 기능, 노사발전재단이 하고 있는 중·장년층 취업 알선 업무 등도 고용·복지서비스공단으로 넘어간다. 또한 문건에는 그동안 고용노동부가 관리하던 고용보험기금(올해 기준 11조3000억원)을 공단에 이관한다고 나와 있다. 새로운 공단은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 범정부가 참여하는 이사회를 만들어 공동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태수 꽃동네대학 교수(사회복지학)는 “노동부와 복지부 등 중앙정부에서 고용·복지 정책에 대한 통합과 연계를 어떻게 하고, 현금급여 위주의 중앙정부와 서비스 위주의 지방정부 사이의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 것인지 큰 그림이 없다. 졸속적으로 단순히 공공기관 조정만 한다면 고용·복지 전달체계에 왜곡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보건 분야 공공기관을 조정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맡고 있는 체납 사회보험료 추징 업무를 민간 신용정보회사에 넘기겠다는 계획은 큰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단은 체납자의 62.7%가량을 생계형 체납자로 분류하고 있다. 보험료를 낼 형편이 안 돼 체납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얘기다. 건강보험료 징수율(2013년)을 보면 직장가입자 99.5%, 지역은 97%에 이를 정도로 높다. 결국 ‘징수 업무 민영화’는 징수율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채, 생계형 체납자를 고통에 빠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단 관계자는 “채권 추심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에 체납 사회보험료 징수 업무를 맡긴다는 발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체납자 정보가 민간업체에 넘어가는 것도 문제다. 체납된 사회보험료를 징수하기 위해선 체납자의 주민번호, 재산과 소득 상태, 주소, 직장 등 기본 신상정보가 필요하다. 올해 초 신용카드사 3곳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서 신용정보회사의 허술한 정보 관리가 드러난 바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사회보험료 추징 민영화는 사회보장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세종/김소연 김경락 기자 dandy@hani.co.kr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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