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ukmin.tv/news/articleView.html?idxno=5486

[세월호] 참사 후 첫 등교…“언론 때문에 고통, 웃던 기자 못잊어”
뉴스K  |  kukmin2013@gmail.com  승인 2014.06.26  01:27:30  수정 2014.06.26  06:10:15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단원고 생존 학생들. 심리 치료를 마치고 사고 71일 만에 오늘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희생된 학생들의 학부모들도 어렵게 등교를 결정한 학생들의 학교 가는 길에 함께 했습니다.

노지민PD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월호참사 생존 학생]
“사람이 진짜 죽을 때는 잊혀질 때라고 합니다. 다시 한 번...부탁드리겠습니다.”

세월호 사고 후 71일만의 첫 등굣길, 조심스럽게 심경을 밝히던 단원고 학생은 끝내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 학부모가 호소문을 대신 읽어주기 위해 마이크를 건네받을 때까지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생존 학생과 희생 학생들의 학부모 그리고 이 학교 교사들은 아침 일찍부터 교문 앞에 나와 학생들을 맞이했습니다.

희생자 가족들은 ‘살아 돌아와 줘서 고맙다’ ‘사랑한다, 힘내라’는 피켓을 들고 학생들을 응원했습니다.

 
8시 40분경 학생들이 모두 도착하자, 학부모 대표가 호소문을 낭독했습니다.

[박석순 생존학생 학부모 대표]
“우리 아이들을 길에서 만나게 되면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대해주십시오.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이 웃거나 더 많이 울거나 하더라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언론에 호소합니다. 우리는 현장과 다른 내용을 내보내는 언론을 많이 보았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아이들을 취재하려 달려드는 언론을 보았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접근을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글도 발표됐습니다. 학생들도 무엇보다 자신들을 고통스럽게 했던 것은 언론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월호참사 생존 학생]
“팽목항으로 이동하여 버스를 타기 전까지도 많은 기자들이 사진을 강제로 찍었습니다. 싫다고, 하지 말라고 했지만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촬영을 강행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카메라 뒤로 보이던 한 기자의 웃는 얼굴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고로 인한 많은 기사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와전되어 오보(잘못 보도)되는 기사가 많았습니다. 특정 정치인들이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내용들이 마치 생존자 학생들과 가족들이 사고를 어떤 기회로 삼으려는 듯이 기사내용에 표현됐고 그런 기사를 접한 사람들은 우리 모두를 비난했습니다.”

 
사고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진상 규명에 대한 당부도 담았습니다.

[세월호참사 생존 학생]
“너만 살아 나와서 좋으냐, 친구들을 어떻게 배신하느냐와 같은 말로 저희들에게 비수를 꽂는 분들도 있습니다. 좋은 관심이든, 나쁜 관심이든 이제는 그만해 주시길 바랍니다.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왜 희생돼야만 했고, 왜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더 많은 희생자가 생겨야만 했는지에 대해 확실한 조사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사람이 진짜 죽을 때는 잊혀질 때라고 합니다. 다시 한 번...부탁드리겠습니다.”

 
희생 학생의 학부모와 마주한 몇몇 학생들이 “죄송하다”고 눈물을 흘리자, 학부모들은 너희라도 살아줘서 고맙다며 위로를 건넸습니다.

오늘부터 학교로 돌아가긴 했지만, 학생들의 상처가 회복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의료진들의 한결같은 설명입니다.

단원고 측은 학생들이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기 위해 당분간 생존 학생 학부모 일부가 학교에 상주하는 한편, 전문 상담 인력도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민TV 뉴스 노지민입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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