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10882
강은 썩고 괴생물은 창궐
들통에 담아 MB에게 선물?
[현장] 낙동강엔 녹조와 이끼벌레가 썩은 물고기들과 뒤엉켜
14.07.06 11:47 l 최종 업데이트 14.07.06 12:50 l 정수근(grreview30)
▲ 낙동강에서 첫 발견된 큰빗이끼벌레 ⓒ 정수근
낙동강에서도 발견된 괴생물체
4대강에 괴생물체가 서식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금강에 이어 영산강에도 이 괴생물체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그렇다면 4대강 사업의 가장 큰 구간이자, 녹조라떼의 배양소가 된 낙동강에는 문제의 괴생물체가 없을까.
5일 환경재단과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은 낙동강 현장조사를 통해 이 괴생물체가 실제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밝혀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를 비롯한 환경재단 활동가들은 지난 4일 금강 현장조사를 통해 이 지역에 창궐한 큰빗이끼벌레를 확인했고, 들통에 한가득 이 벌레를 담아왔다.
금강은 물론 낙동강에도 문제의 괴생물체인 큰빗이끼벌레(Pectinatella magnifica)가 발견됐다. 그것도 다량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미가 원산이라는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는 저수지처럼 정체된 곳에서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낙동강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 ⓒ 정수근
최열 대표는 큰빗이끼벌레를 직접 확인한 뒤 "4대강이 썩어가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 벌레들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낙동강에서도 확인하게 되니 정말 슬프고 동시에 분노가 치민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이 큰빗이끼벌레를 확인한 장소는 강정고령보 상류의 죽곡취수장 취수구 바로 인근이라 충격은 더욱 컸다. 녹조라떼에 이어 문제의 벌레가 취수장 부근에서까지 발견됐다는 것 자체가 충격인 것이다. 아직 이 벌레들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이 벌레는 강정고령보 하류에서는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이 목격됐다. 수면 위로 올라온 것부터 강바닥에 부착해서 서식하고 있는 것들까지 상당량의 이끼벌레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 강물 속에 부착해 자라고 있는 큰빗이끼벌레 ⓒ 정수근
▲ 낙동강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 이미 낙동강에서도 상당량의 이끼벌레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 정수근
▲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된 곳 부근에서 길이가 1미터가 넘는 대형 잉어가 죽은 채 널부러져 있다. ⓒ 정수근
이들이 발견된 곳 인근에서는 죽은 물고기들도 많이 발견됐다. 아이 키만한 큰 잉어에서부터 붕어, 동자개, 미꾸리까지 다양한 물고기들이 널부러진 상태로 썩어가고 있었다. 이 어류의 죽음이 창궐하는 맹독성 조류 때문인지, 아니면 문제의 이끼벌레 때문인지 그 원인을 반드시 밝힐 필요가 있어 보인다.
MB가 창조한, 녹조라떼와 큰빗이끼벌레
일행이 첫 일정을 시작한 고령군 우곡면의 우곡교에서는 장맛비가 내린 장마 기간이고, 날이 흐려 태양도 없는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녹조가 피어올라 녹조라떼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또 강정고령보 상류에서는 대구시민들에게 먹는 물을 공급하는 매곡취수장의 취수정에서도 녹조라떼는 만들어지고 있었다.
▲ 장마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녹조가 핀 고령군 우곡면 낙동강변에서 최열 대표가 녹조라떼를 들어보이고 있다. ⓒ 정수근
▲ 강정고령보 위 매곡취수장 취수정에서 목격된 짙은 녹조띠. 이른바 녹조라떼가 취수정에서 만들어진다. 수돗물 안전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 정수근
녹조라떼와 함께 창궐하고 있는 큰빗이끼벌레는 4대강 사업이 창조한 작품이다. 그렇다면 이 작품의 특허권자는 누구일까? 조사에 함께 한 대구환경운동연합 이석우 운영위원은 "큰빗이끼벌레가 아니라, 큰명박이끼벌레라고 불러야 한다"며 이 벌레와 녹조라떼의 특허를 4대강 사업을 강행한 MB에게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멀쩡히 살아있는 강을 살린다며 강을 도륙하더니, 댐과 같은 보로 막아세웠고, 현재 창궐 중인녹조와 괴생물체 그리고 죽어나는 물고기들과 썩어가는 강물을 만들었으니, MB가 그런 특허권을 받는 건 너무나 당연해보인다.
녹조라떼와 큰빗이끼벌레, MB에게 선물을
4대강 사업으로 강의 생태계가 망가지면서 강이 죽어가고 있는 이 상황에서 최근 경북대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려 해서 지역사회의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대구지역 시민사회민중단체들은 경북대와 MB를 규탄하는 시위를 연일 벌였다.
노동자 민중을 겁박하고,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든 장본인에게 영남의 대표적인 국립대학이 어떻게 명예박사 학위를 줄 수 있냐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영남인들의 자존심으로는 도저히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 경북대에서 열린 이명박 명예박사 학위 수여 철회 기자회견 ⓒ 황순규
▲ 작년 여름 대구 동성로에서 열렸던, 4대강 국민고발 인증샷놀이 ⓒ 정수근
이석우 위원은 "MB에게 제발 박사학위를 주라"며 "그러면 학위 수여식날 녹조라떼와 큰명박이끼벌레를 짊어지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재단도 이끼벌레와 녹조라떼를 가지고 서울로 올라가서 광화문 광장에 전시하겠다 했다. MB가 만든 창조물을 서울시민들도 실컷 구경하시라는 취지다.
녹조라떼와 큰빗이끼벌레, MB가 만든 이 괴생명체들은 4대강이 흐르는 강으로 재자연화 되지 않는 한 계속 창궐하면서 강 생태계를 망칠 것이다. 4대강이 이들로 뒤덮이기 전에 어서 강을 흐르는 강으로 만들어야 한다.
"어서 수문을 열어라!"
환경단체의 한결같은 이 주장에 박근혜정부는 이제 답을 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4대강사업 현장을 지난 5년간 목격해왔습니다. 4대강사업은 실패한 사업이고, 낙동강은 반드시 다시 흘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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