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649884.html?_fr=mt1r

이순신-원균 카톡방을 개설하다 
‘조선왕조실톡’ 트위터서 인기
등록 : 2014.08.05 13:58수정 : 2014.08.05 14:07 
 

<조선왕조실톡> 트위터 화면갈무리
 
이순신-원균 카톡방 개설해 현대어로 대화
고어가 인터넷 용어로 '번역'되는 재미 쏠쏠

이순신:원균씨 왜 제 말 안 들으세요?
원균:원균씨? 이게 나랑 맞먹네? 니 지금 선배한테 명령하냐?
이순신:선배면 선배답게 구셔야죠. 서류도 뻥으로 작성하고. 아 무슨 열살짜리 아들을 국가유공자로 추천하냐고요.
원균:열살 아니거든? 성인이거든? 모함당했다고 전하한테 이른다

웹툰작가 '무적핑크'가 트위터에 연재하고 있는 조선왕조실톡
 
16세기 인물인 이순신과 라이벌 원균이 21세기의 문물 ‘카톡방(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대화를 나눈다. 영조가 신하들과의 단체 카톡방에서 ‘왕 노릇 못해 먹겠다’고 징징거리고, 정조는 신하들에게 욕설을 쏟는다. 누리꾼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는 코믹 웹툰, 조선왕조실‘톡’ 얘기다.
 
조선왕조실톡은 웹툰작가 ‘무적핑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바로가기)를 통해 연재하고 있는 일종의 웹툰이다. 이 웹툰은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조선의 왕들과 그 일가, 그리고 문무 대신들 사이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을 21세기의 흔한 카톡 대화 형태로 각색해 쉽게 재미있게 전달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선조와 신료들’이라는 이름의 단체 카톡방에서는 선조에게 ‘원균이 수탈했어요’, ‘원균이 일 안 해요’, ‘원균이 하극상을 일으켰어요’ 등과 같은 원균의 갖은 만행을 고발하는 신료들의 메시지가 줄을 잇는다. 묵묵부답이던 선조가 드디어 응답하는 순간은 ‘이순신이 원균 메신저 차단했어요’라며 원균이 아닌 이순신을 ‘디스’하는 메시지.
 
“이런 괘씸한!!! 전쟁 중인데 장수끼리 싸우다니! 당장 하옥하라!!”
 
선조로부터 신임을 받지 못했던 고독한 이순신의 처지를 기가 막히게 ‘카톡화’한 대목이다. 원균과 이순신이 카톡방에서 나눈 대화 역시 임진왜란 당시 둘 사이에 있었던 갈등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작가는 “원균이 수탈한다, 근무태만이다 하는 보고는 무시당했지만 충무공은 저 실수(원균의 장성한 아들을 어린아이로 고발) 하나로 조정 신료들과 선조에게 ‘거짓말쟁이’ ‘모사꾼’ 소리를 듣는다. 그런 제반 상황이 더욱 충무공을 힘들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웹툰작가 '무적핑크'가 트위터에 연재하고 있는 조선왕조실톡
 
카톡방 대화의 소재가 된 실록에 대한 작가의 현대적이고 친절한 해석도 재미있다. ‘덕후왕’ 시리즈는 왕들의 특별한 애착을 다루는데, 작가는 문종을 ‘대포덕후’로 소개한다. “그래서 난 화차가 진짜 좋아요ㅠㅠ 아 막 병졸들이 구르르 끄는 거 아름답고 심장 떨려. 평소에 안 쓸 땐 쇼핑 카트로라도 써야한다능!!”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육식 애호가 세종의 면모를 엮은 ‘세종의 민폐 고기사랑’ 에피소드는 특히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나 병났어 못 먹어”라며 사양하는 양녕대군의 메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형 고기 보냈어”, “형 경비실에서 고기랑 약 받아가”, “고기 먹으면 나아” 등을 연발하는 세종의 카톡방 대화는 1400여회, “전하 명퇴하게 해주세요”라고 애걸하는 64살 고령의 황희를 억지로 불러들인 뒤 고기를 하사하는 ‘답은 정해져 있어 너는 고기 먹어’ 에피소드는 1800여회나 재인용(리트위트)됐다.

웹툰작가 '무적핑크'가 트위터에 연재하고 있는 조선왕조실톡
 
카톡방에 등장하는 대화는 각색이 되었지만 실제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작가는 해당 에피소드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제공하는 조선왕조실록 원문 서비스(☞바로가기)의 해당 부분을 링크한다. 이 과정에서 고어가 인터넷 용어로 ‘번역’되는 것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Posted by civ2

댓글을 달아 주세요